메뉴 건너뛰기

close

사회

포토뉴스



사지 들려 끌려나오는 시민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 유가족과 백남기투쟁본부 회원들이 21일 오전 ‘제7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세종문화회관앞에서 ‘대통령 사죄, 경찰청장 사퇴, 살인 경찰의 날 기자회견’을 개최하려 하자, 경찰들이 자리를 차지한 채 기자회견을 못하게 막았다. 기자회견에 참석하려는 한 시민을 경찰이 사지를 들어 끌어내고 있다. ⓒ 권우성
경찰 '알박기'에 표정 굳어진 백남기투쟁본부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한 김영호 전농 의장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 권우성
백남기 기자회견장 '알박기'한 경찰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 유가족과 백남기투쟁본부 회원들이 21일 오전 ‘제7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세종문화회관앞에서 ‘대통령 사죄, 경찰청장 사퇴, 살인 경찰의 날 기자회견’을 개최하려 하자, 경찰들이 자리를 차지한 채 기자회견을 못하게 막고 있다. ⓒ 권우성
21일 오전 경찰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경찰이 길을 걷던 시민 몇 명을 둘러쌌다. 시민들의 옷에는 백남기 농민의 죽음을 추모하는 근조 리본이 달려 있었다. 시민들은 경찰에 "왜 길을 막느냐. 이유를 말해 달라"고 물었지만, 경찰은 "대통령 행사가 있으니까 저쪽에 가서 하십시오"라고 답변했다.

시민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들은 경찰에 "사람을 죽여놓고 잔치하느냐"라고 외쳤다. '국민과 함께하는 따뜻하고 믿음직한 경찰'이라고 적힌 경찰의 날 기념식 펼침막을 향해 "왜 우리는 해당이 안 되느냐"라고 따지기도 했다.

이후 경찰은 강제로 이들을 끌고 세종문화회관 옆으로 밀어냈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일어났다.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은 세종문화회관 앞을 지나는 데 제지를 받지 않았지만, 백남기씨 근조 리본을 달고 있는 이들만 통행을 할 수 없었다.

당초 백남기씨의 딸인 백도라지씨와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및 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백남기 투쟁본부) 관계자들이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경찰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지만, 경찰은 세종문화회관 접근을 막았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경찰의 날 기념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했다.

백도라지씨와 백남기 투쟁본부 관계자들이 세종문화회관 인근 광화문광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경찰은 "대통령 경호를 위해서 막겠다"면서 이들을 막아섰다. 이어 "대오를 형성하고 시위용품을 지닌 채 집단행진을 시도하고 있다. 명백한 불법이다. 정밀 채증하겠다"라고 경고했다.

경찰체험장앞 방패 든 경찰들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 유가족과 백남기투쟁본부 회원들이 21일 오전 ‘제7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세종문화회관앞에서 ‘대통령 사죄, 경찰청장 사퇴, 살인 경찰의 날 기자회견’을 개최하려 하자, 방패를 든 경찰이 인근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을 통제하고 있다. 광화문광장에는 경찰의 날을 기념하는 체험시설 천막이 설치되어 있다. ⓒ 권우성
경찰의 날 기념식장앞 "살인경찰 규탄" 회견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 유가족과 백남기투쟁본부 회원들이 21일 오전 ‘제7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세종문화회관앞에서 ‘대통령 사죄, 경찰청장 사퇴, 살인 경찰의 날 기자회견’을 개최하려 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인근 광화문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기자회견을 열었다. ⓒ 권우성
경찰의 날 기념식장앞 "살인경찰 규탄" 회견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 유가족과 백남기투쟁본부 회원들이 21일 오전 ‘제7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세종문화회관앞에서 ‘대통령 사죄, 경찰청장 사퇴, 살인 경찰의 날 기자회견’을 개최하려 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인근 광화문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기자회견을 열었다. ⓒ 권우성
백도라지 "무엇이 두려워 기자회견 못하게 하나"

결국 백남기 투쟁본부는 경찰 저지선을 뚫지 못하고 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백도라지씨는 "오늘 경찰의 날 행사를 한다고 해서 경찰에게 할 말을 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하려고 하는데, (경찰이) 세종문화회관 근처에 접근하지 못하게 한다"라면서 "무엇이 두려워서 못 가게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일말의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겠다"라고 말했다.

백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한 달이 다 돼가는데, 지금까지 장례를 못 치르고 있다"라며 "경찰은 부검을 하겠다며 부검영장을 법원에 신청해서 받아 가족들에게 협상을 하자고 한다. 파렴치한 짓"이라고 비판했다.

백씨는 경찰의 거짓말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경찰은 백남기씨가 경찰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집회 당시 상황속보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최근 상황속보가 공개됐다. 경찰의 거짓말이 들통 난 것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지난 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상황속보를 파기했다"라고 말했지만, 위증인 셈이다(관련 기사 : 책임자 대신 거짓말쟁이 되려는 경찰, 상황속보로 드러난 5가지 거짓말). 백씨는 "이철성 청장이 국회에 나가서 위증을 했는데, 반드시 사퇴하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정현찬 가톨릭 농민회 회장은 "며칠 전 안타깝게도 총에 맞아 숨진 경찰관에게 애도를 표한다"라면서도 "그러나 경찰 수장은 현장에서 고생하는 경찰을 욕되게 하고 있다. 국민들 앞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 경찰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책임지고 보호해야 하지만, 국민을 죽이는 경찰로 거듭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인 '준영아빠' 오홍진씨는 "경찰은 부검영장을 철회하고 어르신과 가족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면서 "경찰의 날 기념식보다 먼저해야할 게 사람의 도리"라고 꼬집었다.

백남기 투쟁본부는 기자회견문에서 "오늘 경찰의 날을 맞아, 경찰이 해야 할 일은 축하나 자화자찬이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경찰은 이제 정권의 충견 노릇을 중단하고, 부검 강행 시도를 철회하며, 책임자들을 구속·면책·파면해 스스로의 과오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의 날 기념식장앞 "살인경찰 규탄" 회견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 유가족과 백남기투쟁본부 회원들이 21일 오전 ‘제7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세종문화회관앞에서 ‘대통령 사죄, 경찰청장 사퇴, 살인 경찰의 날 기자회견’을 개최하려 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인근 광화문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기자회견을 열었다. ⓒ 권우성
경찰의 날 기념식장앞 "살인경찰 규탄" 회견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 유가족과 백남기투쟁본부 회원들이 21일 오전 ‘제7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세종문화회관앞에서 ‘대통령 사죄, 경찰청장 사퇴, 살인 경찰의 날 기자회견’을 개최하려 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인근 광화문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기자회견을 열었다. ⓒ 권우성
백남기 기자회견장 '알박기'한 경찰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 유가족과 백남기투쟁본부 회원들이 21일 오전 ‘제7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세종문화회관앞에서 ‘대통령 사죄, 경찰청장 사퇴, 살인 경찰의 날 기자회견’을 개최하려 하자, 경찰들이 자리를 차지한 채 기자회견을 못하게 막고 있다. ⓒ 권우성
태그:#백남기 투쟁본부, #경찰의날, #물대포, #백남기농민, #세월호 참사 유가족
댓글4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