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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국회에서 단식 일주일을 맞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방문한 새누리당 박명재 사무총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권유하고 있다.
 2일 오전 국회에서 단식 일주일을 맞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방문한 새누리당 박명재 사무총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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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일 오후 8시 3분]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7일 만에 단식을 중단했다.

이 대표는 2일 오후 5시 40분께 "민생과 국가 위해 무조건(으로) 단식을 중단한다"라며 의원들에게 국정감사 복귀를 지시했다. 새누리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국정감사 복귀를 결정했고, 이 대표는 곧장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정세균 국회의장이 김재수 농림출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정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단식 농성을 시작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은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국정감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민생과 국가 현안 위해 단식 중단"

2일 오후 7일만에 단식을 중단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국회로 출동한 119 구급대 구급차에 탑승하고 있다.
 2일 오후 7일만에 단식을 중단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국회로 출동한 119 구급대 구급차에 탑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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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사실상 별다른 수확 없이 이날 단식 농성을 접었다. 그 동안 이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은 정 의장의 사과 및 사퇴, 이른바 '정세균 방지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개정 등을 주장해왔다.

실익을 얻지 못한 이 대표는 대신 "단식 중단 명분을 찾는 정치 협상은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라며 단식 중단 명분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단식 중단을 선언하며 의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대한민국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단식이 아니라 목숨까지 바친다는 것이 저의 신조이다"라면서도 "(하지만) 민생과 국가현안을 위해 저는 무조건(으로) 단식을 중단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단식 투쟁의 대상인 국회의장에게서 사과 등 단식 중단의 명분을 받을 수는 없다"라며 "의회민주주의 확립과 거야 횡포를 막는 투쟁은 다른 방법으로 계속하겠다"라고 강조했다.

4일부터 국정감사에 복귀하기로 한 새누리당은 그동안 '정세균 방지법'으로 불린 국회법 개정안 추진을 예고했다. 다만 앞으로 정세균 방지법이란 명칭을 사용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이 대표는 "국회법을 즉시 개정해 국회의장 중립의무 조항을 추가하자"라며 "선배 의장들이 68년 동안 힘들게 지켜왔던 의회민주주의가 하필 20대 국회 전반 지금 무너진다는 것은 20대 국회의원 모두의 불명예다"라고 말했다.

김재수 장관 해임안 처리에 반발해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촉구하며 국회 대표실에서 단식농성을 하던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일 오후 7일만에 단식을 중단하고 구급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 7일만에 단식중단 이정현 병원으로 김재수 장관 해임안 처리에 반발해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촉구하며 국회 대표실에서 단식농성을 하던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일 오후 7일만에 단식을 중단하고 구급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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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민의 뜻에 순응하기로 해 국정감사에 복귀하지만, 거듭되는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 훼손은 방치할 수 없다"라며 "국회의장의 중립 의무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여야 간 밀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겠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정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정세균 방지법이라는 이름에 동의하기 쉽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일리가 있다"라며 "이 시각부터 정세균 방지법이라고 부르는 것을 철회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정 원내대표는 "일견 보기에는 아무 소득 없이 국정감사에 복귀한 것으로 보이지만 일주일 동안 새누리당의 문제제기를 통해 김재수 장관이 문제가 없고, 국회의장이 편파적으로 국회를 이끌었다는 걸 국민들에게 인식시켰다"라며 "새누리당의 투쟁은 여기서 중단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세균 "국민께 송구", 사과·사퇴 없어

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난 9월 24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를 알리고 있다.
▲ 김재수 농식품장관 해임건의안 통과 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난 9월 24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를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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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정세균 국회의장은 "나라가 매우 어려운 시기에 국회가 걱정을 끼쳐드려 국회의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면서도 새누리당의 사과 및 사퇴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 의장은 "새누리당의 국정감사 복귀 결정을 환영하며 이 대표의 건강이 하루빨리 회복되길 바란다"라며 "비온 뒤 땅이 굳어지듯, 앞으로는 제 정당과 잘 협의해 국민 여러분의 걱정을 덜어드리고 이번 정기국회가 민생국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야당은 이 대표의 단식 중단 및 새누리당의 국정감사 복귀에 환영 의사를 밝혔지만, 새누리당이 예고한 국회법 개정안 추진과 관련해서는 정당 별로 입장 차이를 보였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표의 단식 중단 선언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의 쾌유를 빈다"라며 "새누리당은 존경의 대상인 국회의장의 비방 현수막 제거 등 모든 비난을 중단하고 집권 여당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기 전 박 위원장은 국회 정상화의 조건으로 "야3당은 새누리당이 요구하는, 국회의장 중립성을 보장하는 방안을 법제화하기로 합의해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의 결단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라면서도 "국회법 개정에는 동의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의 단식 중단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특정한 전제조건을 내걸어 그것을 토대로 (이 대표의 단식 철회가) 이뤄진 게 전혀 아니다"라며 "이런 법안 자체가 논의되는 게 적절한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이 정세균 방지법이란 이름을 쓰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도 기 대변인은 "대통령이 거부한 상시청문회 등 국회법에는 개정해야 할 다른 문제들이 대단히 많다"라며 "이번 과정에서 국회의장이 중립을 지키지 못해 (이번 사태가) 일어났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태그:#이정현, #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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