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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전 국회에서 단식 일주일을 맞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방문한 새누리당 박명재 사무총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권유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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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일 오후 8시 3분]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7일 만에 단식을 중단했다.
이 대표는 2일 오후 5시 40분께 "민생과 국가 위해 무조건(으로) 단식을 중단한다"라며 의원들에게 국정감사 복귀를 지시했다. 새누리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국정감사 복귀를 결정했고, 이 대표는 곧장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정세균 국회의장이 김재수 농림출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정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단식 농성을 시작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은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국정감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민생과 국가 현안 위해 단식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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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후 7일만에 단식을 중단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국회로 출동한 119 구급대 구급차에 탑승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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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사실상 별다른 수확 없이 이날 단식 농성을 접었다. 그 동안 이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은 정 의장의 사과 및 사퇴, 이른바 '정세균 방지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개정 등을 주장해왔다.
실익을 얻지 못한 이 대표는 대신 "단식 중단 명분을 찾는 정치 협상은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라며 단식 중단 명분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단식 중단을 선언하며 의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대한민국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단식이 아니라 목숨까지 바친다는 것이 저의 신조이다"라면서도 "(하지만) 민생과 국가현안을 위해 저는 무조건(으로) 단식을 중단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단식 투쟁의 대상인 국회의장에게서 사과 등 단식 중단의 명분을 받을 수는 없다"라며 "의회민주주의 확립과 거야 횡포를 막는 투쟁은 다른 방법으로 계속하겠다"라고 강조했다.
4일부터 국정감사에 복귀하기로 한 새누리당은 그동안 '정세균 방지법'으로 불린 국회법 개정안 추진을 예고했다. 다만 앞으로 정세균 방지법이란 명칭을 사용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이 대표는 "국회법을 즉시 개정해 국회의장 중립의무 조항을 추가하자"라며 "선배 의장들이 68년 동안 힘들게 지켜왔던 의회민주주의가 하필 20대 국회 전반 지금 무너진다는 것은 20대 국회의원 모두의 불명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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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만에 단식중단 이정현 병원으로 김재수 장관 해임안 처리에 반발해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촉구하며 국회 대표실에서 단식농성을 하던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일 오후 7일만에 단식을 중단하고 구급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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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민의 뜻에 순응하기로 해 국정감사에 복귀하지만, 거듭되는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 훼손은 방치할 수 없다"라며 "국회의장의 중립 의무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여야 간 밀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겠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정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정세균 방지법이라는 이름에 동의하기 쉽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일리가 있다"라며 "이 시각부터 정세균 방지법이라고 부르는 것을 철회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정 원내대표는 "일견 보기에는 아무 소득 없이 국정감사에 복귀한 것으로 보이지만 일주일 동안 새누리당의 문제제기를 통해 김재수 장관이 문제가 없고, 국회의장이 편파적으로 국회를 이끌었다는 걸 국민들에게 인식시켰다"라며 "새누리당의 투쟁은 여기서 중단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세균 "국민께 송구", 사과·사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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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수 농식품장관 해임건의안 통과 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난 9월 24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를 알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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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정세균 국회의장은 "나라가 매우 어려운 시기에 국회가 걱정을 끼쳐드려 국회의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면서도 새누리당의 사과 및 사퇴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 의장은 "새누리당의 국정감사 복귀 결정을 환영하며 이 대표의 건강이 하루빨리 회복되길 바란다"라며 "비온 뒤 땅이 굳어지듯, 앞으로는 제 정당과 잘 협의해 국민 여러분의 걱정을 덜어드리고 이번 정기국회가 민생국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야당은 이 대표의 단식 중단 및 새누리당의 국정감사 복귀에 환영 의사를 밝혔지만, 새누리당이 예고한 국회법 개정안 추진과 관련해서는 정당 별로 입장 차이를 보였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표의 단식 중단 선언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의 쾌유를 빈다"라며 "새누리당은 존경의 대상인 국회의장의 비방 현수막 제거 등 모든 비난을 중단하고 집권 여당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기 전 박 위원장은 국회 정상화의 조건으로 "야3당은 새누리당이 요구하는, 국회의장 중립성을 보장하는 방안을 법제화하기로 합의해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의 결단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라면서도 "국회법 개정에는 동의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의 단식 중단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특정한 전제조건을 내걸어 그것을 토대로 (이 대표의 단식 철회가) 이뤄진 게 전혀 아니다"라며 "이런 법안 자체가 논의되는 게 적절한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이 정세균 방지법이란 이름을 쓰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도 기 대변인은 "대통령이 거부한 상시청문회 등 국회법에는 개정해야 할 다른 문제들이 대단히 많다"라며 "이번 과정에서 국회의장이 중립을 지키지 못해 (이번 사태가) 일어났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