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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한 주민이 성주군청 로비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를 반대하는 편지를 읽고 있다. 이 편지 뿐 아니라 성주읍내 곳곳에는 사드 배치를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기도 했다.
 18일 오후 한 주민이 성주군청 로비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를 반대하는 편지를 읽고 있다. 이 편지 뿐 아니라 성주읍내 곳곳에는 사드 배치를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기도 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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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일방적 사드(THAAD) 배치 결정에 대한 성주 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든다. 군 단위 시골이라 경운기 타고 시위라도 하나보다 생각한다면 곤란. 성주판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읍내 곳곳에 나붙고,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창에는 1318명이 들어차 있다. 

지난 17일부터 성주읍을 중심으로 게시되기 시작한 대자보는 18일도 이어졌다. 자신을 "성주에서 30여 년간 삶을 이어오던 성주 청년"이라 소개한 글쓴이는 "저는 대한민국은 사드 배치 문제로 안녕하지 못합니다"라는 인사말을 성주 군민들에게 전했다.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쓴 글쓴이의 분노는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는 "국민을 개, 돼지로 보는 시선들로부터 안녕하지 못하다"며 사드 배치를 앞두고 10여 차례 지역민과 대화한 일본 정부와 일방적으로 결정한 한국 정부의 사례를 비교했다. 대자보는 "한반도 어디에도 사드 배치 결사 반대"라는 글로 끝을 맺는다.

성주 군청 현관에는 또 다른 편지도 붙었다. 제목은 <대통령께 드리는 탄원서>. "잠을 이룰 수 없습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3장짜리 손편지에는 "한마디 통보도 없이, 한마디 의논도 없이, 한 번의 방문도 없이, 몰래몰래 탁상에서 결정하고 아름다운 성주에 사드를 선물하십니까"라는 불만이 담겨있다.

1318명이 들어찬 '단톡방' 보셨어요?

진리대한당과 애국기독연대 등이 18일 오후 성주군청 인근에서 사드(THAAD) 성주 배치를 촉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진리대한당과 애국기독연대 등이 18일 오후 성주군청 인근에서 사드(THAAD) 성주 배치를 촉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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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가 다소 아날로그적인 방법이라면 카카오톡은 디지털적인 방식으로 사드 배치 반대를 말하고 있다. 성주 주민들이 만든 카카오톡 단체 대화창에만 1318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금은 최대 대화 참가 인원이 다 차는 바람에 누군가 대화방을 나가야 다른 사람이 입장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곳에서는 사드에 대한 각종 정보는 물론 매일 저녁 열리는 촛불집회에 대한 정보 공유가 발 빠르게 이루어진다. 글 하나만 올려도 1천 명이 넘게 볼 수 있으니 주민 5만 명 남짓의 성주 사회에서는 파급력이 상상 이상이다.

물론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진리대한당과 애국기독연대 등은 10명 남짓한 인원이 군청 앞 도로변에서 '사드 배치는 성주의 발전과 애국자, 반대는 북핵 공격으로 한국 공산화, 멸망'이라 쓰인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성주 군민들을 상대로 사드 배치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성주에 모습을 나타낸 이들은 다음 달 13일까지 군청 근처에서 집회를 하겠다고 신고 한 상태이다. 지역 주민 대부분은 무관심하게 이들을 지나치지만 이들이 내건 플래카드는 지나가던 버스에 걸려 훼손되고, 현수막 제작 업자가 잘라내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 이들 단체 회원들이 나타나면 지역 주민과의 충돌에 대비해 경찰이 주변에 대기하는 풍경 역시 일상이 되고 있다.


태그:#사드, #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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