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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윤경 더불어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제윤경 더불어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 제윤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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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이 중반을 넘어서서 각 지역에서는 지역구 후보들이 시간을 초단위로 쪼개며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총선은 지역구만 뽑는게 아니라 비례대표도 뽑기 때문에 비례대표 후보도 살펴야한다.

비례대표는 지역구 후보로 당선되기 어려운 장애인이나 여성 등 소외 계층 또는 한 분야의 전문가 집단을 비례대표로 추천해 국회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려는 취지다. 그래서 비례대표 후보들 중에는 소외 계층이나 전문가 집단이 다수 포진되어 있다.

그 중 한명이 에듀머니 대표로 주빌리 운행을 설립한 더불어민주당의 제윤경 후보다. 사실 처음 더민주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이 발표 되었을 때는 칸막이로 인해 C그룹에 속했기 때문에 당선과 멀어 보였다. 그러나 중앙위에서 칸막이가 무력화되고 투표를 통해 당선 안정권인 9번을 받았다. 그때의 느낌이 어땠을지 궁금하여 지난 5일 합정역 근처 커피숍에서 그를 만났다. 다음은 제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더민주 비례대표 9번이라 당선 안정권이잖아요. 소감부터 드려요.
"조금 어리둥절해요. 선거는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들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 되잖아요. 그래서 저는 비례대표 신청하면서 생각 한 건 그런 것을 많이 홍보하고 이야기하는 게 원래 목적이었어요. 전 15번 언저리 즈음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앞번호라 감사하게 생각해요."

- 이유는 뭘까요?
"그동안 제가 지자체와 주빌리 운동을 확장해 왔었잖아요. 그러다 보니 단체장들을 뵐 일이 많았고 주빌리 은행에 대한 관심도 최근에 많이 더민주 쪽에서 관심을 많이 보인 상황이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리고 중앙위 할 때 현장에서 굉장히 짧은 시간이었지만 유세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었어요. 그때 2분 동안 유세를 하는데 주빌리 운동 즉 채무자를 구제하는 것이 더민주가 이번 총선과 다음 대선에서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많은 공감을 얻은 것 같아요. 그게 중앙위원분들이 선거에서 '계파니 뭐냐를 다 따니 이 이슈만큼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선택해 주신 게 아닌가 싶어요."

- 처음 칸막이에서는 C그룹에 속하셨다가 중앙위 투표로 앞순위에 배정받으셨어요.
"전 어떤 면에서는 죄송할 정도로 좋은 번호 받으려고 뛰어다니지 않았어요. 중앙위원분들에게 선거 운동도 하고 문자도 보낸 분들이 많은데 저는 문자도 못 보냈어요. 어색하고 쑥스럽더라고요.
그 당시엔 실감이 안 나고 어리둥절하고 진행과정 자체가 붕 떠 있는 느낌이었어요. 저 자신에게 강조한 건 뭐냐면 몇 번이 되느냐보다 이 선거에 왜 참여하게 됐는지 본질에서 스스로 벗어나지 말고 원칙에 충실하고 선거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반드시 하겠다는 마음만 벗어나지 말자는 생각만 해왔어요. 또한 중앙위원에게도 가계 부채 문제를 소홀히 하지 말고 총선과 대선에서 더 적극적으로 제기해 주실 것을 당부드렸어요."

- 정치는 어떻게 하게 되셨어요?
"자연스럽게 하게 됐어요. 제가 채무자 구제운동을 하지만 제가 다 구제 할 수는 없고 결국 법과 제도를 바꿔야 하잖아요, 그래서 계속 법과 제도 변화에 대해 제안하고 그와 관련해서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거버넌스를 체결했어요. 주로 지방정부는 야당이 많이 운영하고 있어서 야당 지자체들과 협약 맺고 이 제도개선과 힘이 있는 정치의 힘으로 채무자를 구제하는 실질적인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치가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걸 절감하고 그렇게 관계를 통해서 이 제도개선을 시도했다면 이번엔 직접 해보자는 생각을 갖게 됐죠."

- 물론 아직 임기가 시작된 건 아니지만, 정치를 해보니 어때요?
"지금은 선거 운동을 하는데 유세차에 올라가서 유세하는 걸 유권자의 시각에서 봤을 때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해서 당에서 그렇게 하는데 전 안 하겠다고 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이왕이면 유권자의 시각에서 선거 유세하는 데 호감형으로 할 수 있는 게 뭘지 고민이에요. 그래서 많은 분에게 살림살이와 가까운 이야기를 하고 있고 지금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와 그리고 저희가 가계 부채와 관련한 것, 그리고 소득 양극화에 관련된 것 등에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를 말해요. 제가 유세차에 있는 모습이 좋아 보일지 나빠 보일지는 잘 모르겠어요. 일단 열심히 하고 나름의 재미도 있는 것 같아요."

- 유권자 입장에서 정치를 볼 때와 직접 들어가서 정치를 하는 건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당연히 차이가 있죠. 뭐냐면 유권자로서 정치를 볼 때는 솔직히 책임의식을 가지고 보는 건 아니죠. 맘에 들면 드는 것이고 맘에 안 들면 시니컬해 지는 것이고 유권자로서 속 시원하게 욕하면 그만이었던 갓 같아요.

그런데 막상 정치하려고 정치에 들어가서는 '내가 굉장히 무언가를 함부로 판단하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리고 나 자신의 태도도 이전처럼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서 많이 책임감을 느끼고 좀 더 신중해져야 하고 성찰을 많이 해야 한다는 걸 느껴요.

저는 정치하는 과정에서 조금 더 책임의식을 갖고 성숙한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그래서 뭐가 맘에 안 들어도 그냥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아니라 제가 대안을 가지고 비판할 수 있는 태도가 정치하는 사람의 태도여야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정치인으로서 책임의식을 많이 느끼고 인간적으론 성찰을 많이 하는 인간이 되자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 더민주를 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제가 가계 부채 관련한 대안제시를 정의당에도 했어요. 근데 정의당은 여력이 안 되어 그랬을 수도 있지만, 정의당이 당차원에서 가진 의제 중에 가계 부채는 이번 공약에서도 아예 빠진 거로 알아요. 그래서 그동안 정의당과 같이 할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았고 더민주와 일을 해왔기 때문에 저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어요"

- 지난 18대 대선에서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선대위에 계셨잖아요. 대선과 총선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대선은 많은 정책과 힘이 무게중심으로 수렴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정책도 많이 폭발적으로 모여서 논의하는 과정이 있어요. 그러나 총선은 지역별로 분산되는 경향이 있어서 정책을 다양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또한 대선에서 제가 선대 위원장이었지만 플레이어라기보다는 시민단체 활동가로서 참여한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그땐 거리를 두고 선거 캠페인을 하지 않았나 싶어요. 그러나 이번 총선은 아무래도 직접 플레이어로 참여했기 때문에 그때보다는 훨씬 저를 버리려고 노력하죠."

- 국회에 가면 어떤 일 하고 싶으세요?
"저는 하고 싶은 일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죠. 더 많이 소통하고 지금도 민생분야 시민 단체들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어요. 그동안 민생문제가 정치에서 소외된 측면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걸 정치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가교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있죠.
또 가장 분명하게는 대부업체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죠. 그리고 채권시장의 정비가 필요해요, 또 채무자의 인권이 무시되는 건 어떤 방법을 제공해서라도 바꿔야 해요. 이건 많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 국민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각인되고 싶나요?
"저는 활동을 많이 하는 정치인으로 각인되면 좋겠어요(웃음). 누가 봐도 구석구석 뛰어다니는 거죠. 그런데 단지 현장에 있었다는 존재감 말고 현장 문제를 정치로 풀어내는 거죠. 저는 솔루션을 중요시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강정마을에 가서 같이 있었다가 아니라 그 문제를 플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느냐 등 활동의 성과를 만드는 정치인으로 각인되고 싶어요."

- 단지 현장에 있었다는 존재감 말고 현장 문제를 정치로 풀어내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다'이란 말도 있잖아요. 즉 현장에 함께 있어 주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현장에 같이 있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그걸로 너무 자족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현장 활동가를 하면 되지 국회에 왜 들어가나요? 현장에 같이 있어 주는 것뿐만 아니라 물론 전 때로 문제를 풀기 위해서 현장에 있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면 그것을 선택하겠어요. 현장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스스로 자족하는 정치인, 그래서 평가는 좋지만, 성과는 없는 정치인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저는 성과를 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그러나 제 욕심대로 될지는 모르고 가서 해봐야 알겠지만 많은 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김종인 더민주 대표는 총선을 경제 심판론을 주장하는데 잘 먹혀드는 것으로 보이지 않아요.
"잘 먹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는데 다른 의제보단 나은 것 같아요. 어떤 의제도 선거기간에 유권자들은 경계심이 있잖아요. 다른 의제도 있지만 안 먹혀요. 뭔가 선거 때만 되면 반복되는 이슈에 대해 유권자들이 쉽게 마음을 열진 않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 이야기를 전면에 끌어올린 건 그동안 야당이 안 해온 일이거든요. 그동안 야당은 여권의 '무능한 경제' 문제를 지적하는 데에 주춤했던 측면이 있어요.

그리고 야당이 경제문제를 얘기하는 건 추상적인 범주였거든요. 하지만 저는 이번에 거시적인 담론과 가계 부채 같은 실제 민생문제까지 포괄하는 경제심판론이 적절히 잘 제기 되었고 유권자들이 어느 정도 경계는 하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공감은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 마지막으로 각오와 함께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많은 걸 할 수 있다고 약속할 자신은 없어요. 그러나 최선을 다하고 다른 건 모르겠는데 변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히려 변화한다면 조금 더 성숙한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게 저의 다짐이에요. <오마이뉴스> 독자분들께는 정치에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겠지만, 때론 응원도 해주시고 잘못한 것 비판하는 만큼 잘할 땐 과감히 박수도 쳐주시면 좋겠어요."


태그:#제윤경, #총선, #비례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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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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