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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총선을 앞두고 2016총선시민네트워크(33개 연대기구와 1천여개 시민단체 참여)가 3일 오전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1차 공천부적격자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1차 공천부적격자는 '황우여(새누리당, 인천 연구구갑), 최경환(새누리당, 경북 경산시청도군), 김진태(새누리당, 강원 춘천), 이노근(새누리당, 서울 노원갑), 김현종(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갑), 김석기(새누리당, 경북 경주시), 한상률(새누리당, 충남 서산태안), 박기준(새누리당, 울산 남구갑), 김용판(새누리당, 대구 달서구을) 총9명이다. ⓒ 권우성
유권자가 찾아낸 '공천부적격' 이유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2016총선시민네트워크(33개 연대기구와 1천여개 시민단체 참여)가 3일 오전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1차 공천부적격자 발표 기자회견'을 열며, 유권자들이 부적격 이유를 찾아내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권우성
'삑 삑-'
'진실한 사람'이라 적힌 어깨띠를 맨 '예비 후보'의 몸에 수색 기계를 갖다 대자 경고음이 울렸다. 빨간 수색봉을 든 이가 '진실한 사람'의 호주머니를 뒤지자 '민주주의 파괴', '부정부패 혐의' 등의 노란 쪽지가 적발 됐다. '4월 총선 공천 부적격자 명단 공개' 기자회견에서 선보인 2016총선시민네트워크의 퍼포먼스다.

2016총선시민네트워크(아래 2016총선넷)가 시민 신고와 시민단체의 추천을 모아 공천 부적격자 1차 명단을 공개했다.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과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박근혜 정부 아래 요직을 지낸 이들을 비롯한 총 9명의 인사들이 부적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6총선넷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 부적격자 발표 1차 대상 및 기준과 구체적인 이유를 밝혔다. 참여연대, 총선시민네트워크 등 1000여 개의 시민단체로 구성된 2016총선넷은 총선 청년 네트워크,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네트워크, FTA 범대위, 인천 및 강원 지역 시민단체 등 각 시민단체가 발표한 낙천 촉구 명단과 지난달 23일부터 29일 간 온·오프라인(관련사이트)으로 수집한 시민 제보·신고 결과를 모아 부적격자 명단을 짰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총선 40일 전으로, 각 정당은 공천 절차가 진행 중이나 국회의원으로 기본적인 자질과 책임감에 심각한 결격 사유가 있는 인물도 공천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라며 명단 공개 목적을 밝혔다.

이재근 2016총선넷 공동사무저처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예비 후보 중 정말 문제가 많아 부적격으로 판단된 사람을 중심으로 추렸다"며 "시민 제보를 통해 미처 다 파악하지 못한 지역 부적격자 후보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6총선넷이 발표한 공천부적격자는 아래와 같다.

총선넷, 1차 공천부적격자 발표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2016총선시민네트워크(33개 연대기구와 1천여개 시민단체 참여)가 3일 오전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1차 공천부적격자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 권우성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2016총선시민네트워크(33개 연대기구와 1천여개 시민단체 참여)가 3일 오전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1차 공천부적격자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1차 공천부적격자는 '황우여(새누리당, 인천 연구구갑), 최경환(새누리당, 경북 경산시청도군), 김진태(새누리당, 강원 춘천), 이노근(새누리당, 서울 노원갑), 김현종(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갑), 김석기(새누리당, 경북 경주시), 한상률(새누리당, 충남 서산태안), 박기준(새누리당, 울산 남구갑), 김용판(새누리당, 대구 달서구을) 총9명이다. ⓒ 권우성
[황우여] 새누리당, 국회의원, 인천 연수구 갑
[최경환] 새누리당, 국회의원, 경북 경산시
[이노근] 새누리당, 국회의원, 서울 노원갑
[김석기] 새누리당,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경북 경주 예비후보
[김진태] 새누리당, 국회의원, 강원 춘천
[김현종] 더불어민주당, 전 통상교섭본부장, 인천 계양갑 예비후보
[한상률] 새누리당, 전 국세청장, 충남 서산태안 예비후보
[박기준] 새누리당, 전 부산지검장, 울산 남구갑 예비후보
[김용판] 새누리당,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대구 달서구을 예비후보

'국정화 주도자'부터 '막말 전문가'까지

가장 먼저 부적격자 후보로 꼽힌 황우여 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선정 이유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주도'에 있었다. 2016 총선넷은 "민주주의와 헌법을 훼손한 한국사 국정화를 주도한 교육부 장관으로 헌법과 법률을 지켜야 하는 공직자로서의 기본적인 자격과 자질이 부족하다"고 선정의 변을 밝혔다(관련 기사 : 황우여 "국정교과서, 한국 발전상 공정하게 기술")

자신의 의원실 인턴을 중소기업 진흥공단에 취업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로 청년 세대의 비판이 모여 부적격자로 선정됐다(관련 기사 : 관련 기사 : 인턴 이어 운전기사까지... '최경환의 힘' 일파만파). 덧붙여 2016 총선넷은 "박근혜 정부의 경제 민주화 실종과 민생파탄의 핵심 책임자로, 박근혜 정부 경제 부총리로 재직하며 노동 개악을 주도했다"고 선정 사유를 밝혔다.

이노근 의원은 '반환경적인 의정 활동'을 이유로 부적격자 명단에 포함됐다. 원전 확대와 핵 무장을 주장한 바 있는 이 이원은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지금이라도 4대강 주변 뿐 아니라 여러 강 주변에 수로라든지 또는 지천이라든지 이것을 해야한다"며 옹호한 바 있다.  

경북 경주에 출마 의사를 밝힌 김석기 예비후보는 용산 참사의 총 책임자로서 역할을 다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사유로 꼽혔다. 2016총선넷은 "용산 참사의 책임자임에도 한번도 제대로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했다"면서 "공직자로서 기본적인 자세와 자격이 부족해 선정했다"고 밝혔다(관련 기사 : "용산참사 주범이 출마? 국회 아닌 감옥에 가야").

김진태 의원의 선정 사유 키워드는 '막말'과 '색깔론'이었다(관련 기사 : 김진태 의원의 '막말' 퍼레이드). 2016총선넷은 "잦은 막말과 색깔론은 국회 윤리위원회에 4회 제소되는 등 공직자로서 갖춰야할 기본 자격이 미달됐다"면서 "정부를 비판하는 국민에게 보복하겠다는 취지의 발언과 세월호 참사 유가족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과 자존감을 짓밟는 발언을 일삼았다"고 지적했다.

유일한 야당 인사인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FTA의 추진 책임자로 꼽혀 "한미 FTA 협정을 졸속으로 추진한 책임자로 협상 과정에서도 대한민국과 국민의 이익을 저버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예비후보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한미 FTA 등 FTA 관련 실무 총괄을 담당한 통상교섭본부장(장관급)을 지냈다(관련 기사 : '한미 FTA 추진' 김현종, 인천 계양 갑 출마 선언).

충남 서산 태안 예비 후보인 한상률 전 국세청장은 지난 2008년 당시 '태광실업'의 박연차 회장을 표적 세무조사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2016총선넷은 이 사실과 함께 그림 로비, 골프 인사 청탁 등의 의혹을 받은 한 의원의 이력을 소개하며 "정권에 봉사하기 위해 공직자로서의 권한을 남용했다"며 "시민들의 제보가 빗발쳤고, 출마가 아닌 특검으로 수사를 받아야 할 인물이다"라고 밝혔다.

'스폰서 검사' 의혹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박기준 전 부산지검장도 이 명단에 포함됐다. 2016 총선넷은 "파렴치한 의혹의 주인공으로 검찰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켰고, 법원에서도 면직의 정당성이 인정됐다"며 결격 사유를 짚었다(관련기사 : '스폰서 검사 논란' 박기준, '울산 남구을' 보선 출마선언).
 
대구 달서을에 출마 의사를 밝힌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국정원 대선 개입 및 축소 은폐 의혹' 당사자로 평가돼 부적격자로 선정됐다. 김 예비후보는 관련 혐의로 공직 선거법과 경찰공무원법 위반, 형법상 직권남용으로 기소 됐지만, 대법원 무죄 선고를 받은 바 있다.

2016총선넷은 "대법원 무죄에도 김용판 전 경찰정장이 선거 전날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을 파악하고도 중간 수사 결과 발표에서 누락해 결과적으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국가 기관의 선거 개입을 엄정하게 수사하지 못한 책임도 없어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관련 기사 : "박 대통령 성공 뒷받침" 김용판 총선 출마 선언).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공천 부적격자 명단 공개에 관해 "절대 '네거티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후보들이 나간다는 것이 오히려 정치 불신을 부추길 수 있다"면서 "이런 분들은 정말 후보 자격이 없으며, 국민과 함께 거부하겠다는 뜻으로, 선거를 유권자들의 꽃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다"라고 밝혔다. 

한편, 2016총선넷은 4.13 총선에 앞서 '기억, 심판, 약속'의 세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후보자 이력과 과거 입법활동, 표결 사항, 발언 등을 공유하는 '기억' 운동을 통해 낙천, 낙선 명단을 정하고 이를 알리는 '심판' 운동, 더 나아가 각 정당과 소속 후보자들에게 정책 의제에 관한 공약을 받아내는 '약속' 운동으로 이어진다. 2차 공천 부적격자 명단은 1일부터 6일간 시민들의 제보와 신고를 받아 10일께 발표될 예정이다.
태그:#공천, #4월총선, #선거, #유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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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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