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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3일 탈당을 선언했다. 안 전 대표는 "오늘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며 "비상한 각오와 담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거듭거듭 간절하게 호소했지만 답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선언을 한 안 전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 하고 차량에 오르고 있다.
▲ 안철수 탈당 선언 "지금 야당엔 답 없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3일 탈당을 선언했다. 안 전 대표는 "오늘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며 "비상한 각오와 담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거듭거듭 간절하게 호소했지만 답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선언을 한 안 전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 하고 차량에 오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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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세력의 확장을 막고 더 나은 정치, 국민의 삶을 돌보는 새로운 정치로 국민들께 보답할 것입니다. 정권교체는 그 시작입니다.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입니다."

기자회견 막바지. 비장함을 강조하려는 듯, 이 대목을 읽어 내려가던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당원 동지 여러분, 국민 여러분 지켜봐 주십시오"라는 호소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안 의원 측은 13일 기자회견 시작 전,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미리 예고했다. 그러나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가는 안 의원은 이내 취재진에게 가로막혔다. 탈당을 선언한 안 의원이 이후 어떤 행보를 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였기 때문이었다. 기자들은 질문을 던졌다.

- 이제 앞으로 신당을 창당할 건가, 아니면 다른 신당에 합류할 건가?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

- 내년 총선에는 출마할 건가?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

안 의원은 거듭된 질문에 어떤 답도 내놓지 않았다. 지난해 3월 민주당과 합친 후 1년 9개월 만에 결별을 선택한 안 의원의 정치적 미래는 답변을 유보한 그의 태도에서 드러나듯 안개에 싸여있다.

반면 안 의원의 탈당으로 새정치연합이 분당 수순을 밟게 되면서 강력한 여당인 새누리당을 상대해야 하는 야권의 사분오열은 현실이 됐다.

안철수 따라나설 새정치연합 의원들, 얼마나 될까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3일 탈당을 선언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며 "비상한 각오와 담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거듭거듭 간절하게 호소했지만 답은 없었다"고 말했다.
▲ 안철수 탈당 선언 "지금 야당엔 답 없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3일 탈당을 선언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며 "비상한 각오와 담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거듭거듭 간절하게 호소했지만 답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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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대로 "나침반도 지도도 없이 혈혈단신으로 허허벌판"으로 나간 안 의원이 도전이 성공하느냐는 1차적으로 세 규합에 달렸다. 얼마나 많은 새정치연합 현역 의원들이 안 의원을 따라 나서느냐가 야권 신당 난립 상황에서 안철수 신당의 정치적 무게감을 좌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안 의원 측은 새정치연합 이탈 세력을 규합해 국회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안 의원의 비서실장을 지낸 문병호 의원은 이날 자신의 탈당 의사를 밝히면서 "앞으로 일주일 사이에 수도권과 호남 현역 의원을 중심으로 5~10명이 추가 탈당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문 의원은 또 "연말까지 2차, 3차 탈당이 이어지면 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20명은 무난하게 규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원 외에 호남의 김동철·유성엽·황주홍 의원, 수도권의 최재천·최원식 의원 등도 탈당 가능성이 거론된다. 여기에 비주류 모임인 구당모임 소속 의원들도 탈당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구당모임에는 김영환, 강창일, 김동철, 신학용, 김영록, 노웅래, 문병호, 유성엽, 이윤석, 장병완, 정성호, 박혜자, 최원식, 황주홍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안철수 독자 신당과 통합을 성사시킨 김한길 전 공동대표의 거취도 관심사다. 김 전 공동대표는 이날 "야권통합을 위해 어렵사리 모셔온 안철수 의원을 막무가내 패권정치가 기어코 내몰고 말았다"라며 "패배의 쓴잔이 아른거린다, 참담하다"라고 밝혔다.

호남권 신당과 관계 설정도 난제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3일 탈당을 선언했다. 안 전 대표는 "오늘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며 "비상한 각오와 담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거듭거듭 간절하게 호소했지만 답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선언을 한 안 전 대표가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정론관을 나서고 있다.
▲ '플래시 세례'받은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3일 탈당을 선언했다. 안 전 대표는 "오늘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며 "비상한 각오와 담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거듭거듭 간절하게 호소했지만 답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선언을 한 안 전 대표가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정론관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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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원 측은 대규모 추가 탈당을 자신하고 있지만 부정적인 전망도 만만지 않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총선을 4개월 앞두고 낙선 위험을 감수하면서 안 의원을 따라갈 현역 의원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새정치연합 핵심 당직자는 "수도권 의원들이 탈당해 안철수 신당에 합류하면 자신의 지역구에서 새누리당 후보는 물론, 새정치연합의 후보까지 2명을 상대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라며 "후보 단일화도 쉽지 않기 때문에 탈당은 리스크가 너무 큰 선택"이라고 말했다.

또 새정치연합 안에서 비주류로 불리는 의원들이 대거 합류하더라도 이들이 새로운 정치에 얼마나 부합하는 인물들이냐는 문제도 남는다.

이에 따라 안 의원은 우선 문재인 대표에 대한 반감이 퍼져있는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세력 확장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경우엔 천정배 무소속 의원의 국민회의와 박주선·박준영 신당과의 관계 설정이 문제다.

지역정당 이미지가 강한 이들 신당과 안철수 신당이 손을 잡을 경우 안 의원이 내세운 혁신과 '새정치'의 명분이 급속히 퇴색할 수 있다. 그렇다고 계속해서 딴 살림을 고집할 경우 호남에서 신당의 난립으로 인해 힘을 결집하는 데 애를 먹을 수 있다. 손을 잡아도 문제고, 따로 가게 되면 '정치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딜레마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혁신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하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주승용 의원은 이날 "호남의 민심은 분열이 아니라 더 혁신하고 통합해서 총선에서 이기고 정권교체에 성공하라는 것"이라며 "호남의 민심과 지역구민의 뜻에 따라 제1야당이 어디로 나아가야할 지 깊이 숙고할 것이다, 더 이상의 파국은 막아야한다는 게 지금까지의 제 생각"이라고 밝혔다.

윤여준 "신당 참여 안해", 야권의 미래 걸린 안철수의 모험

안 의원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 만들 것"이라고 한만큼 새정치연합 탈당파들 외에도 중도 성향의 당 밖 인사들과도 신당 창당을 위한 협력 관계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2년 대선 캠프를 이끌었던 인사들과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추진했던 독자 신당 창당에 참여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김성식 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들이 다시 안 의원과 손을 잡을지는 미지수다. 윤여준 전 장관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안 의원에게 참여 제안이 오더라도) 이제 신당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의 정치적 생존도 코앞에 닥친 문제다. 안 의원이 신당을 창당해 후보로 나선다 해도 그의 출마지역으로 예상되는 수도권이나 부산 지역에서는 '일여다야' 구도를 뚫고 승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 총선에서 야권이 분열된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압승을 거둘 경우 안 의원은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을 뒤집어써야 하는 등 정치적 위험 부담이 만만치 않다. 

본인의 정치 생명은 물론 야권 전체의 정치적 미래를 담보로 한 안철수의 또 다른 모험이 시작된 셈이다.

○ 편집ㅣ장지혜 기자



태그:#안철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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