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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청와대 수석, 여당 대표와 12.12쿠데타 주역이 한 테이블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0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퇴직경찰관 모임인 재향경우회 주최 '제52회 경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이 행사 헤드테이블에는 12.12쿠데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정호용 전 내무부장관이 강신명 경찰청장,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과 함께 앉아 있었다. ⓒ 권우성
1987년 서울대생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을 은폐·조작한 혐의로 구속되었던 강민창 전 치안본부장(사진 오른쪽)이 이종국 전 치안본부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20일 제52회 경우의 날 기념식이 열린 세종문화회관. 행사장에는 과거 군사독재 시절 고문 등 인권 탄압으로 악명이 높았던 전직 경찰관들이 총출동했다.

가장 눈에 띈 인사는 강민창 전 치안본부장이었다. 강씨는 1987년 치안본부장 시절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의 은폐·조작 혐의로 구속됐다. 강씨는 당시 박종철군이 질식사당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부검의 소견까지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국민적 비난을 받은 바 있다. 

12·12 쿠데타의 주역들도 내빈으로 얼굴을 내비쳤다. 전두환 정권의 핵심이었던 박희도 전 육군참모총장, 정호용 전 내무부 장관은 내빈으로 초대됐다. 또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 등 극우·보수 인사들도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14일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 과잉 진압 책임론이 일고 있는 강신명 경찰청장과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도 자리를 지켰다.

경우회 행사 초대받은 12.12쿠데타 주역 박희도 12.12쿠데타 주역인 박희도 전 육군참모총장(사진 오른쪽)이 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합 회장 자격으로 재향경우회 주최 '경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 상임대표 서석구 변호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퇴직경찰 모임 헤드테이블에 초대된 '12.12쿠데타' 주역 12.12쿠데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정호용 전 내무부장관이 20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퇴직경찰관 모임인 재향경우회 주최 '제52회 경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 권우성
선배들에게 거수경례하는 강신명 경찰청장 강신명 경찰청장이 20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52회 경우의 날 기념식'(퇴직 경찰관 모임 재향경우회 주최)에 참석해 축사를 하기 전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 권우성
경우회 행사 참석한 청와대 비서관들과 서울경찰청장 (왼쪽부터) 정관주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 이철성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재향경우회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박 대통령, 순방 중에도 축하화환, 김무성 "치안 예산 지킬 것"

박근혜 대통령은 해외순방 중임에도 이들에게 축하 화환과 함께 현기환 정무비서관을 보내 축사를 대독하게 했다. 청와대에서는 정관주 국민소통비서관과 이철성 사회안전비서관도 참석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직접 참석해 축사했다.

김 대표는 이날 농민 백남기씨를 중태에 빠뜨린 경찰의 과잉 진압에 대한 비판은 외면한 채, 더 강경한 대응을 주문했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광화문 시위대가 경찰차를 파손하고 의경들을 쇠파이프로 난타한 행위는 공권력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고 테러 행위"라며 "대한민국 야당이 이런 불법 세력의 편에 서면 되겠느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위 세력은 '세상을 뒤엎자', '나라를 마비시키자'고 외치며 반정부 반국가 색채를 드러냈는데 야당은 오히려 경찰이 폭력 살인 진압을 했다며 사과를 요구하고 경찰 치안과 안전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한다"라며 "그 예산은 단 한 푼도 깎이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사법부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그는 "시내 중심가가 7시간 동안 불법과 폭력이 난무하는 무법천지가 됐지만 현행범 체포는 51명에 불과하다"라며 "이는 법원이 불법·폭력 시위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해온 것이 원인이다, 공권력이 제 역할을 하려면 사법부 판결이 엄격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권력이 존중과 신뢰를 받는 사회를 위해서는 경찰도 명예와 직을 걸고 불법과 폭력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이날 전·현직 경찰관과 전·의경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재향경우회(경우회)를 추어올리기도 했다.

김무성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 화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0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52회 경우의 날 기념식'(퇴직 경찰관 모임 재향경우회 주최)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연단옆에 해외순방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보낸 화환이 놓여 있다. ⓒ 권우성
박근혜 대통령 축사 대독하는 현기환 수석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해외순방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하기 위해 연단에 오르고 있다. ⓒ 권우성
20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퇴직경찰 모임인 재향경우회 주최 '경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구재태 재향경우회 회장,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 강신명 경찰청장 등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권우성
퇴직경찰관 모임인 재향경우회 구재태 회장이 20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52회 경우의 날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권우성
경우회 조직적 정치 활동, '애국'으로 포장한 김무성

그는 "우리 경찰은 굴곡 많은 지난 70년 역사와 함께 국민들의 삶의 현장에서 나라를 지켜온 애국자들"이라며 "경우회가 지금도 박근혜 정부의 4대 악 척결 및 반국가·종북세력 척결, 올바른 역사교과서 지지 등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지키고 올바른 나라를 세우는 데 헌신한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경우회의 활동을 애국이라고 했지만, 정치·사회 현안에 노골적인 극우·보수 성향을 드러내며 정부 입장을 대변해온 경우회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경찰 조직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경우회는 조직적 정치활동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음에도 최근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고, 지난해에도 통합진보당 해산 국민운동, 세월호 투쟁중단 촉구 기자회견 등을 개최한 바 있다. 또 지난해 7·30 재보궐 선거에 출마해 당선한 권은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비난하는 신문광고를 냈다가 지난 7월 중앙회 사무총장이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경우회가 정부에 힘이 돼달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는 나라 안팎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국가의 재도약을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라며 "여러분이 헌신한 자랑스러운 역사를 자라나는 세대에게 올바르게 가르치려 한다, 경우회가 힘을 모아주고 새로운 희망을 열어가는 데 함께 해달라"고 밝혔다.
태그:#경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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