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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던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던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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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부친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이 국회의원 시절 친일 발언을 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하지만 연일 부친의 친일 행적을 부인해 온 김 대표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야당은 "역사와 국민 앞에 사죄하라"며 김 대표를 압박했다.

국회 본회의 회의록을 살펴보면 김용주 전 회장은 해방 후 국회에서 노골적인 친일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 

김용주 전 회장, 일본 정부 두둔... <조선>도 '친일적 언사' 비판

1961년 1월 24일 열린 국회 본회의 회의록을 보면 당시 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이던 김 전 회장은 일본의 재일교포들을 '(한국에서) 생활을 못 해 넘어간 사람들'로 규정했다. 김 전 회장은 "60만 재일교포가 일본의 사회감정과 사회대우 밑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 사람들이 (한국에서) 생활을 못 해서 일본으로 건너가 있는 사람들인데, 이 사람들의 생활복지가 순전히 일본 사람들의 대우 여하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당시 일본은 재일교포들을 자발적 이민자로 규정하고 국적 박탈 및 강제 퇴거를 추진하던 상황이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징집 등 강제로 끌려간 특수성을 인정하라"며 일본을 압박하고 있었는데 김 전 회장은 국회에서 오히려 일본의 입장을 노골적으로 대변한 것이다. 

김 전 회장의 이런 발언은 일본경제시찰단을 국내에 초청하려다 반일감정으로 무산되자 이를 해명하는 신상 발언을 하면서 나왔다.

김 전 회장은 또 "한국 유학생들은 돈을 못 내도 일본 대학이 학교에 다니게 해준다", "밀항을 해도 유학생이면 구속시키지 않는다"는 발언도 내놨다. 특히 일본의 재일교포 북송에 대해 "이것도 일본 국민의 감정을 악화시킨 결과"라며 일본 정부를 두둔하고 재일교포의 탓으로 돌렸다.

김 전 회장의 발언이 이어지자 이교선 무소속 의원은 "친일권고 발언 같다, 일본이 한국 사람을 애호해서 도와줬다면 증거를 대라"고 비판했다. 다음 날 <조선일보>는 "김용주 의원이 신상발언에서 극히 친일적인 언사를 해서 야단법석이 일어났다"라고 보도했다.

김무성 대표는 부친의 친일 논란에 대해 "비밀리에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했다", "좌파들에 의해 친일파로 매도되고 있다"라고 주장해왔다.

"좌파 매도"라던 김무성, 이번엔 침묵

하지만 김 대표는 부친의 친일 발언이 추가로 공개된 이후에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김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를 비판하면서 노동시장 구조개편 관련 법안 처리와 한·중 자유무역협정 비준 필요성을 강조했을 뿐, 부친의 친일 발언 논란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김무성 대표의 견해 표명을 요구하는 등 공세를 폈다. 김영록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일본 관료나 할 말을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했다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라며 "우리 동포에게 같은 민족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막말을 한 김용주의 발언을 보면 그의 정체성이 한일 양국 어디에 있는지 명료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용주의 발언을 보면 그의 친일 행적이 이런 친일적 사고에서 나온 것임을 확인하게 된다"라며 "김 대표는 부친의 친일·반민족 행위에 대해 더 이상 억지 변명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하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태그:#김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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