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9일 주문진 오징어 축제장을 찾았다가 사고를 당한 윤아무개씨. 강릉시가 발주한 축제장 인근 공사장에서 구조물에 걸려 뒤로 넘어져 뇌진탕으로 4일간 혼수상태에 빠졌다. 지난 14일에 일반 병실로 옮겼지만 후유증으로 오른쪽 다리를 쓰지 못하는 상태다.
▲ 축제장에서 사고를 당해 입원한 관광객 지난 9일 주문진 오징어 축제장을 찾았다가 사고를 당한 윤아무개씨. 강릉시가 발주한 축제장 인근 공사장에서 구조물에 걸려 뒤로 넘어져 뇌진탕으로 사흘간 혼수상태에 빠졌다. 지난 14일에 일반 병실로 옮겼지만 후유증으로 오른쪽 다리를 쓰지 못하는 상태다.
ⓒ 김남권

관련사진보기


강릉 주문진 오징어축제를 찾은 관광객이 인도에 설치된 공사장 가림막 구조물에 걸려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해당 공사장 안전을 책임지는 강릉시와 피해자 간에 사고 원인을 놓고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9일 주문진 오징어축제를 보기 위해 방문한 이천에 사는 윤아무개씨(61, 남) 부부는 오후 1시께 주문진 수산시장을 찾았다. 윤씨는 수산시장 인근 공사장 가림막 지주대로 사용된 각목에 발이 걸려 뒤로 넘어지면서 머리를 심하게 다쳐 의식불명에 빠졌다. 

의식을 잃은 채 급히 인근 강릉아산병원 중환자실로 입원한 윤씨는 5일 만인 지난 14일에야 의식을 회복해 일반 병동으로 옮겨졌다.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지만 아직 언어 기능이 회복되지 않아 의사소통이 어려우며, 오른쪽 다리도 마비 증세를 보이는 상태다.

관광객 윤씨가 걸려 넘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가림막 구조물인 각목. 현재 이 각목은 잘려 없어졌으며 사진에 보이는 가림막은 사고 직후 공사장 쪽으로 쓰려져 철거됐다.
▲ 주문진축제장 내에 있는 공사장 사고 현장 관광객 윤씨가 걸려 넘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가림막 구조물인 각목. 현재 이 각목은 잘려 없어졌으며 사진에 보이는 가림막은 사고 직후 공사장 쪽으로 쓰려져 철거됐다.
ⓒ 피해자 가족 제공

관련사진보기


윤씨 가족들에 따르면 "병원 측에서는 '두개골을 심하게 다쳐 후유증은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말을 해 몸 상태가 심각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경찰이 조사에 들어갔다.

사고를 당한 윤씨 가족들은 공사 발주처이자 현장 관리 감독 의무가 있는 강릉시가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해 발생한 사고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강릉시가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강릉시는 공사장에 대한 안전조치는 사전에 충분히 했다고 주장했다. 강릉시 담당 부서 계장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어떻게 사고가 났는지 사고 현장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아직 책임 여부를 말하기는 어려우므로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피해자 가족 "책임자 못 만나" 담당 부서 "조사 결과 기다린다"

이달 초 강릉시가 국유지인 항만부지에 수산물 판매장을 신축해 상인들에게 일부 영구임대하기 위해 기반 공사를 시작했다. 이 곳에서 영업을 해온 좌판상인들은 공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갈등이 심각하다.
▲ 사고가 발생한 주문진 집단상가 신축현장 이달 초 강릉시가 국유지인 항만부지에 수산물 판매장을 신축해 상인들에게 일부 영구임대하기 위해 기반 공사를 시작했다. 이 곳에서 영업을 해온 좌판상인들은 공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갈등이 심각하다.
ⓒ 김남권

관련사진보기


사고가 발생한 공사장은 강릉시가 '수산물 풍물시장 명소화 사업'의 목적으로 수산물 판매시장을 신축하려는 장소다. 이에 오징어 축제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말경 서둘러 기존 상가를 철거했다.

윤씨 가족들은 강릉시의 태도를 문제로 삼기도 했다. 윤씨 부인은 병원을 찾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강릉시를 찾은 관광객이 축제장 안에 있는 공사장 때문에 머리를 다쳐 의식을 잃고 나흘 동안이나 사경을 헤매며 중환자실 누워 있었지만, 책임 문제 때문인지 시 공무원이나 공사장 관련자 그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윤씨의 가족은 "사고가 나고 며칠이 지나도 아무런 조치가 없어 지난 13일에는 담당 책임자를 만나기 위해 시를 방문했지만 과장은 이리저리 핑계를 대며 만나주지 않았다. 다른 직원도 억지를 쓰는 사람 취급을 하며 상당히 불쾌하게 대해 서로 싸우기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담당 부서 계장은 "우리는 축제 동안은 공사를 중단했으며, 공사 현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차단 시설까지 하는 등 안전 조치를 충분히 했는데 왜 사고가 일어났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하며 "강릉을 찾은 관광객이 심하게 다친 점에 대해서는 안타깝다. 빨리 쾌차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수사 중인 상황이라 아직 말해줄게 없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하이강릉>에도 함께 게재됩니다.



태그:#강릉시, #주문진오징어축제, #하이강릉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