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취임 1주년을 맞은 14일, 2기 당직 인선을 단행했다. 김 대표는 전날 밝힌 대로 주요 당직에 비경상도권 인사들을 발탁했지만, 보수 성향의 친박(박근혜)계 인사나 친박 돌격대, 막말 파문 당사자 등이 대거 기용돼 당 혁신을 이끌 당직 인선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사무총장에는 미리 알려진 대로 친박(박근혜)계 3선 중진인 황진하(경기 파주) 의원이 임명됐다. 사무총장은 당의 살림살이와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총괄하게 되는 핵심 요직이다.

또 제 1사무부총장에는 충청권 비박계 재선인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의원이 임명됐다. 원외 몫인 제2사무부총장에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 찍어내기에 앞장섰던 서청원 최고위원의 최측근인 박종희 전 의원(수원갑 당협위원장)이 발탁됐다.

황 신임 사무총장은 육사 25기 출신으로 1969년 임관 후 포병 부대 소위로 군 생활을 시작했고 5군단 포병여단 단장을 역임했다. 17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에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로 영입돼 국회에 들어왔다. 

보수 성향 뚜렷한 황진하... 새 사무총장은 무늬만 수도권

24일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와 황진하 의원과 안형환 대변인이 전날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처참하게 부서진 마을에서 피해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24일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와 황진하 의원과 안형환 대변인이 전날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처참하게 부서진 마을에서 피해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제공

관련사진보기


김 대표는 전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비경상도권 인사' 기용 방침대로 공천을 관리할 사무총장단을 수도권과 충청권 출신으로 채웠다. 특히 사무총장과 제2사무부총장은 친박계로 채우면서도 제1사무부총장은 비박계를 기용해 계파 간 균형을 맞추는데도 신경을 썼다. 하지만 수도권 민심을 공략할 만한 '혁신 인사'라고 보기는 어렵다.

대표적 친박계인 황 사무총장은 보수 성향이 뚜렷한 인사다. 지역구가 경기 파주(을)라 수도권 의원으로 분류되지만, 파주는 안보 이슈에 민감한 보수 색채가 강한 지역이다.

게다가 황 사무총장은 지난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 당시 '보온병 포탄'으로 유명세를 탄 바 있다. 그는 당시 연평도 현장을 찾은 안상수 대표가 검게 그을린 보온병을 들고 "이게 포탄입니다, 포탄"이라고 하자, "이게 아마 76mm포 같고, 이건 122mm 방사포 같다"고 맞장구를 쳐 망신을 당했다. 병역 기피 의혹이 있었던 당 대표와 안보 전문가로 영입된 포병 여단장 출신 의원이 연출한 이 장면은 보수 여당 '안보 무능'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그는 당시 파문이 커지자 "탄피가 왜 날아왔는지 의구심은 들었지만 갑자기 크기가 몇 ㎜냐는 질문이 나와 얼떨결에 대답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황 사무총장은 또 2011년 김성식 전 의원 등 한나라당의 개혁을 요구하는 쇄신파들을 향해 "탈당할 사람들은 나가라"고 맹비난하는 등 개혁 성향과는 거리가 있다.

새 대변인에 친박 돌격대 이장우... 인권위원장은 '막말' 김진태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한편 당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대변인도 일부 교체됐다. 수석 대변인이었던 김영우 의원(경기 포천·연천)은 유임됐고, 신의진(비례)·이장우(대전 동구) 의원이 새로 임명장을 받았다. 이장우 의원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를 앞장 서서 주장하는 등 '친박 돌격대'로 활약한 바 있다.

이밖에 당 기획위원장에는 길정우(서울 양천갑) 의원이 발탁됐다. 당직 서열 2위와 3위인 전략기획본부장과 홍보기획본부장, 또 대표 비서실장은 공석으로 두고 추후 교체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다만 이진복 전략기획본부장은 부산을 지역구로 두고 있어 교체 가능성이 높다.

당 최고위 산하 각 위원회 위원장들도 대폭 교체됐다. 그 중에는 김진태 의원(강원 춘천)의 인권위원장 기용이 눈에 띈다.

김 의원은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사건 국정조사 당시 야당 의원들에게 막말을 퍼부어 국회 윤리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았고, 황희정승 폄하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또 박근혜 대통령의 유럽 방문 시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시위를 했던 프랑스 교민들에게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하겠다"라는 협박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관련기사: 김진태 의원의 '막말' 퍼레이드).

김무성 대표는 이날 당직 인선에 대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당 지도부 의견을 모아 이런 진용을 갖추기로 했다"라며 "새로운 마음으로 새 출발 잘 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출신 지역구만 '비경상도권' 인사들이 대거 등용됐을 뿐, 혁신이나 개혁과는 거리가 먼 친박 돌격대나 막말 파문 당사자 등이 요직을 맡게 돼, 총선을 앞두고 약속한 '보수 혁신'을 이끌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김무성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