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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페이스북에 올라온 서서 일하는 풍경
 미래부 페이스북에 올라온 서서 일하는 풍경
ⓒ 미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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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미래창조과학부 페이스북에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제목은 '미래부에서 발견된 진풍경'. 미래부 정책총괄과 직원들이 청사 사무실에 서서 일하는 풍경을 담은 사진이다. 이들은 사무환경 조성의 일환으로 도입된 스탠드바 형식의 책상에서 업무를 보는 중이었다. 미래창조과학부 페이스북 관리자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직원들의 건강과 업무 집중력 향상을 위해 서서 일하는 책상을 들여놓고 있는데요.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것은 목과 허리에 부담을 줄 뿐 아니라 복부비만을 유도해 성인병 발병 확률을 높이는 등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어 이렇게 의자 대신 서서 업무를 진행하셨다고 해요."

<미주 한국일보>가 내보낸 영국 의학저널보고서 기사도 이를 뒷받침한다. 기사에는 오래 앉아 있는 게 흡연보다 위험하다면서 오래 앉아서 근무하는 직장인과 근로자들에게 최소한 2시간 이상 서 있는 것을 권장하는 영국 보건당국의 공식지침이 나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영국스포츠의학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근무시간 중 최소 2~4시간 서서 일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런 이유에는 좌식으로 장시간 일하면 뇌졸중, 폐색전증, 고혈압, 비만과 대장암, 수면무호흡증, 당뇨, 심장병, 척추디스크 등이 발병할 확률이 높다는 데 기인한다.

"장시간 서서 일해도 건강엔 악화 된다는데"

지난 2008년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김신범 교육실장은 '서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의자를'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당시 보고서에 따르면 서비스직 여성의 건강권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면서 대형마트 등에 '의자 놓기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특이한 것은 앞서 서서 일하는 운동을 권고했던 영국에서 '의자 놓기 운동'이 왕성하게 진행됐다는 점이다. 당시 영국서비스노조인 USDAW는 백화점이나 마트뿐만 아니라 정육점이나 슈퍼마켓 등 각종 상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조직해 이 캠페인을 광범위하게 진행했다.

이처럼 서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괴롭혔던 질병은 하지정맥류와 근골격계 질환이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의자 놓기 운동'에 관건이 됐건 건 휴식을 제대로 취하지 못함에 따라 발생하는 스트레스와 우울증이었다.

이와 관련해 송한수 조선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지난 2013년 <광주드림> '닥터 송의 건강상담실'에 "장시간 서서 일하면 하지 근육의 피로와 긴장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이 글에서 "만성근육통, 관절통증, 다리부종, 족저근막염 등으로 혈액순환에 악영향을 끼쳐 임산부에겐 조기유산까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관련 기사 보기).

책상만 바꾼다고 건강과 업무 능률에 도움 될까?

직장인 A씨는 최근 상사의 지시에 따라 좌식 책상 위에 중간 책상을 넣어 서서 일하는 책상을 사용하고 있다. 이유인즉슨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것이 업무효율도 떨어뜨리고 건강에도 좋지 않다는 상사의 지적 때문이었다.

하지만 무조건 책상만 바꾼다고 건강과 업무 능률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일례로 키와 몸무게 등 각각의 신체특성이 다르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임산부나 장애인, 기타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도 불리한 업무환경이다. 또한 좌식 책상을 완전히 없애버리면 몸이 너무 피곤해도 할 수 없이 계속 서서 일해야 하는 스트레스도 유발된다. 제대로 된 휴식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결국 업무 효율도 기대할 수 없다.

일의 특성, 업무 행태, 신체적 조건, 사회 분위기 등 전반적인 사항 등을 고려해서 도입해도 늦지 않다. 이미 일부 기업과 행정 조직에서는 선험적으로 도입이 확산됐다고 한다. 하지만 작용에는 항상 반작용이 따르는 법. 스탠딩 책상의 도입에 따른 장기적인 장단점을 명확히 파악해서 상용화하는 게 현명한 처사가 아닐는지.


태그:#서서 일하기, #미래부, #스탠딩 책상, #앉을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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