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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기초단체장들이 바빠졌다. 일정 취소는 기본. 의료기관 방문 및 격려, 대책회의 참석 등 모든 권한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방지에 힘 쏟고 있다. 확진 환자, 격리 환자 등에 대한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자신의 SNS에 띄우고,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주민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이는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를 만회하고 메르스의 지역 사회의 감염을 막아내기 위한 몸부림이다.

주민과 가장 가까이, 메르스 최전선에 나선 기초단체장들. <오마이뉴스>는 메르스 확산 고비를 맞은 11일, '불철주야, '동분서주'하는 이들의 메르스 대응을 정리했다.

[솔직형] 확진 환자 소문 돌자 입원 사실 밝혀... 김성환 서울 노원구청장

 지난 6일, 김성환 서울 노원구청장이 메르스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지난 6일, 김성환 서울 노원구청장이 메르스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서울 노원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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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현재 노원구민 중에 메르스 확진환자는 없지만 어제 금천구 확진환자 1명이 상계 백병원에 치료차 입원했습니다."

김성환 서울 노원구청장은 솔직하게 대응하고 있다. 김 청장은 1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확진 환자가 구 내 병원으로 입원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구민들 사이에 노원구에서 확진환자가 발생했다는 소문이 퍼져나가는 것을 진화하기 위해서였다.

이어 김 청장은 주민들을 안심시켰다. 그는 "메르스 환자가 100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국가 지정병원에 타 지역 주민이라도 치료차 입원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이라며 "이로 인해 노원구민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관리토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 구민은 "그래서 백병원이 있는 노원구도 환자가 발생한 것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라며 "이렇게 확실하게 말씀 주시니 고맙다"고 댓글을 달았다.

김성환 청장은 지난 5일, 미국 출장을 다녀온 뒤 곧바로 인천공항에서 구청으로 직행, 대책회의를 열고 상황을 점검했다. 이후로 매일 대책회의를 열어 보도자료와 SNS를 통해 모든 자료를 공유하며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 서울 노원구의 확진 환자는 0명이며 46명이 격리돼 있다. 노원구는 '나 홀로 격리자'에 대해서는 생필품과 음식물을 구청에서 직접 공급, 메르스 취약계층에 대한 관리에 나서고 있다.

[적극형] "과잉대응은 바람직"...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이 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이 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광주 광산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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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구청장 직무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한나절 가량 제 방문이 닫힙니다. 불가피한 조치, 양해바랍니다."

지난 9일 메르스로 인해 구청장의 집무실이 폐쇄됐다. 초유의 사태에도 구청장은 담담했다. 구청장은 "메르스에는 과잉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널리 퍼뜨리셔서, 행여 시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적었다. 바로 광주의 민형배 광산구청장이다.

집무실 폐쇄 에피소드는 구청 직원이 20여 일 전인 지난달 19일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을 방문한 사실에서부터 출발했다. 이로 인해 이 직원이 메르스 격리자라고 소문이 났고 민 청장은 즉각 사무실을 폐쇄한 것이다. 곧 이 직원이 메르스 음성 판정을 받자 "광산은 메르스로부터 안전하다"며 "격리 혹은 폐쇄조치와 같은 불편을 견뎌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민 청장은 이 사태가 벌어지기 전 메르스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심각하고 심란하다"면서 "메르스 확산과 대응책, 이건 확실히 안보차원에서 다뤄야 한다. 실시간 정보공유는 기본 전제로 사회 모든 분야의 통합적 대응이 필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의 분명한 입장과 노력이 주효했는지 광산구의 메르스 확진 환자는 0명이다.

[화제형] 격리가족에게 떡 보낸 시민까지...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

이재명 성남시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안심시키기에 나섰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안심시키기에 나섰다.
ⓒ 고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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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SNS에서 단연 화제다. 매일 장문의 메르스 상황의 글을 올리며 메르스 사태에서 누구보다 뉴스의 중심에 선 기초단체장이다. 이 시장의 페이스북 배경 화면에는 정부를 비판하는 듯 '대한민국은 못해도 성남은 합니다!'는 글귀가 적혀 있다.

이 시장은 지난 7일, 1차 양성 판정자의 거주지와 자녀가 다니는 학교 실명을 공개했다가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정부가 확진 환자 병원 등을 공개하면서 이 시장에 대한 여론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지난 8일에는 떡 상자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이 떡은 이 시장이 스스로 자가 격리된 가족의 사연을 트위터에 올리자 한 시민이 그 가족에게 전달해 달라며 보낸 것이었다.

이 시장은 트위터에서 "스스로 감염 사실을 알려준 환자 가족의 살신 성인 정신에 감사한다"면서 "시민이 보내주신 떡은 자택 격리된 가족들에게 잘 전해드리겠다"고 알렸다. 성남은 이날 현재까지 2명이 확진 환자로 분류됐으며 276명이 자택격리 돼 있다.

[행동형] "계속 점검하겠다"... 김만수 경기 부천시장

지난 8일 김만수 부천시장이 확진 환자가 경유한 모 병원을 방문해 공동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메르스 예방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 8일 김만수 부천시장이 확진 환자가 경유한 모 병원을 방문해 공동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메르스 예방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 부천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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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먼저다. 김만수 경기 부천시장은 행동으로 메르스에 대응하고 있다. 김 시장은 지난 8일 메르스 확진환자가 경유한 병원을 방문해 대응 시스템을 점검했다. 병원장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힘썼다. 또 9일에는 부천 원미구 도당 초등학교에서 직접 방역에 나서기도 했다. 학교 도서관과 교실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녔다.

지난 6일, 부천에도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이에 김 시장은 즉시 긴급 브리핑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확진 환자의 동선뿐만 아니라 거주지, 경유 병원 등을 실명으로 공개했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메르스 관련 병원의 실명을 공개하기 전날이다.

당시 김 시장은 "시민들이 부천 메르스 양성 판정자의 경로를 방문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급하게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은 김 시장에게 "용기 있다"는 글을 올리며 응원했다.

김 시장은 매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메르스 관련 내용을 전파하고 있다. 시민 불안을 잠재우고 모든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원칙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일, 그는 "부천시 확진환자 집 주변은 괜찮다, 하루에도 몇 번씩 소독합니다"며 "가족 2명은 모두 음성판정이 나왔고 계속 격리병동에서 관찰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까지 부천의 확진 환자는 1명으로 이 환자 밀접 접촉자 11명이 자택 격리돼 있다.

[신속형]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 정찬민 경기 용인시장 눈길

지난 5일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은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하고 메르스 사태가 소강상태에 접어들 때까지 구청 주관 행사를 취소하거나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5일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은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하고 메르스 사태가 소강상태에 접어들 때까지 구청 주관 행사를 취소하거나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 서울 양천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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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은 발 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구 내 의료기관인 이대목동병원에서 확진 환자가 발생하자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사실을 알렸다. 인적 사항과 이동 경로, 경유 병원의 정보를 낱낱이 공개했다. 기자들은 김 청장의 SNS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관련 기사를 썼다.

이 글에서 김 청장은 "구민들의 심려를 끼치게 된 점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신속하고 빈틈없는 감염관리로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메르스 관련 상황을 실시간으로 SNS에 공유하고 있다.

정찬민 경기 용인시장이 지난 7일 오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용인 시민 2명이 메르스 1차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사실을 밝히고 있다.
 정찬민 경기 용인시장이 지난 7일 오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용인 시민 2명이 메르스 1차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사실을 밝히고 있다.
ⓒ 용인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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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민 경기 용인시장도 빨랐다. 정 시장은 지난 7일, 시민 2명이 메르스 1차 양성 반응이 나오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정 시장은 "1차 양성자 접촉 가족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하고 철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며 "메르스 비상대응에 전 행정력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정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으로 메르스 상황을 전하고 있다. 추가 확진자 상황을 공유하고 시의 대응 방침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일에는 자신이 직접 팔을 굽혀 기침을 막는 대처법을 선보였다. 정 시장은 "사진은 갑자기 재채기나 기침이 날 때 대처 요령"이라며 "우선 상대를 등짐과 동시, 입과 코를 팔을 굽혀 막는 순발력을 발휘해야 한다, 지인들과 공유해주면 고맙겠다"고 글을 남겼다.

○ 편집ㅣ최유진 기자



태그:#이재명 성남시장, #김수영 양천구청장, #김만수 부천시장, #김성환 노원구청장, #민형배 광산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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