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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 인도에 쉼표를 찍었습니다'의 책 표지
 '요기, 인도에 쉼표를 찍었습니다'의 책 표지
ⓒ 북노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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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여행은 무엇인가요?

새벽같이 일어나 버스를 탄 채 하루에도 관광명소를 몇 군데나 돌아다니는 것만이 여행일까? <요기, 인도에 쉼표를 찍었습니다>는 아니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인도여행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타지마할'의 웅장함이나 '바라나시'의 고색창연함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런 곳에는 가보지도 않고 한 달 동안 요가만 하며 한 곳에서만 머물렀다. 그녀는 구경을 하고 떠나는 게 관찰이라면 머무름은 체험이라는 소신을 가지고 남들 눈에는 조금 이상할 수도 있는 여행을 감행했다.

"고백하건대, 인도 여행이라면 누구나 가보았다는 타지마할이라든가 바라나시라든가 하는 것의 근처에도 나는 가지 못했다. 그런 주제에 이 책을 버젓이 '인도 여행기'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는 내가 인도의 철학과 그들의 삶의 정수인 요가, 아니 더 정확히 말해 요가를 통해 삶을 제대로 향유하는 법을 배우고 왔기 때문이다. 비록 인도에 한 달밖에 머무르지 않았고, 한곳에서만 머물러 있었을 뿐이지만 요가를 통해 인도인의 기질이나 정신세계를 이해하는 데는 결코 부족함이 없었다고 믿는다."

여행은 곧 관광이라는 고정관념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열악한 숙소에서 자연식만을 먹으며 마음대로 외출하지 못 하는 게 뭐냑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떠남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달린 것이다.

여행을 기분 전환으로 여긴다면 한국에서는 맛보지 못한 것들과 보지 못했던 것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겠지만 여행을 그저 휴식이라고 인식한다면 한국에서보다 더 심심하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나 역시도 외국에서 그렇게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느즈막하게 일어나 동네를 산책하고 과일을 사고 점심을 해먹고 근처 찻집에 앉아 책을 읽고 강을 내다보며 일기를 썼던 시간들. 그때 나는 처음으로 내게 맞는 여행을 찾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 책의 저자가 참 반가웠다. 나와 같은 생각을 했으니까. 그녀라면 나의 여행을 이상하다고 하기보다는 이해해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등을 떠민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혼자서 '배우는 여행'을 마음에 품고 계획하고 준비하고 떠나서 배웠던 과정은 어느 한 순간도 빼놓을 수 없는 기쁨 그 자체였다. 아쉬람에 도착해 28일간 매일 매일의 '요가식 라이프'를 즐기고 배우며 느꼈던 것들을 내 몸과 영혼을 충만하게 만들었다."

아쉬람....... 모두의 안식처

허름한 옷차림에 빛나는 눈빛. 모순일 것 같지만 <요기 인도에, 쉼표를 찍었습니다>'라는 책을 통해 받은 아쉬람(요가를 수련하는 곳)의 인상이다. 흔히 위험하다고 해서 꺼리는 뱀조차 공격하지 않고 피해가거나 잡았다가 먼 곳에 다시 풀어주는 마음. 자연에서 칫솔을 얻어 사용하고 전깃불이 아닌 달빛에 책을 비춰보다 까무룩 잠이 드는 사람들. 저녁 9시에 잠이 들어 새벽 4시경에 깨도 숙면을 취할 수 있는 곳. 아날로그 시대가 그리운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아쉬람은 이상적인 공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현대문명에 익숙해진 우리가 이곳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낯설음과 불편함을 이겨내면 좀 더 자연스러운 삶과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걸 저자가 몸소 체험해 알려준다.

"아쉬람에 온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다. '뼈 가까이에 있는 생활', 그러니까 나에게 진짜 소중한 것을 한번 살아보고 싶어서 온 것이다. 조금 덜 소유하고 훨씬 더 많이 경험하는 그런 삶. 책에서 읽은 것은 잊어버릴 수 있고 소유한 물건은 잃어버릴 수 있지만, 몸으로 경험한 것은 결코 그럴 수 없다. (중략) 그렇게 해서 나는 '가진 것'이 아니라 '경험한 것'으로 존재할 수 있게 된다. 빼앗을 수도, 빼앗길 수도 없는 것. 그래서 가장 소중한 것으로 말이다."

덧붙이는 글 | 요기 yogi 인도에 쉼표를 찍었습니다 /이헌희 저/북노마드/2013년 08월 16일/336쪽/110 x 180 (㎜)/정가 14,000원



요기 Yogi, 인도에 쉼표를 찍었습니다

이헌희 지음, 북노마드(2013)


태그:#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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