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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하의 식당, 난바 거리
 처하의 식당, 난바 거리
ⓒ 김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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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평선 너머로 넘어가니 날은 어두워졌고, 난바 거리 중심에 있는 강은 더욱 깊어져 주변에 불빛을 조용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해는 이미 퇴근한 지 오래지만, 난바 거리 주변 사람들은 퇴근할 줄을 모르는 듯했고, 날이 제법 싸늘한 밤임에도 낮을 방불케하는 열정을 선보였다. 더불어 주변 식당의 퇴근 시간도 길어진 듯 보였다.

우동, 라멘, 스시 시장, 홈 슈크림, 오코노미야끼, 소바, 타코야끼 등 음식의 종류를 세아리자면 날이 셀 것 같다. 이런 모든 음식이 아사히 맥주, 기린 맥주 등 일본 맥주 등과도 너무도 잘 어울렸고, 식당 안에서뿐만 아니라 강가에 나와 맥주 한 잔을 걸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행히도 우리는 첫날 숙박을 난바 거리 근처 호텔에서 했고, 날이 새도록 군침 도는 음식을 구경하고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난바 거리 근처에 호텔/민박을 잡은 건 정말 여행 중 가장 잘한 선택이라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오사카 쇼핑 천국, 돈키호테
 오사카 쇼핑 천국, 돈키호테
ⓒ 김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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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톤보리 강을 따라 쭉 걷다, 고개를 젖히면 우스꽝스러운 간판이 보인다.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돈키호테의 말이다. 굳이 찾을 필요 없다. 멀리서부터 구매를 위해 줄지어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좌측에는 구리코상 대각선에는 돈키호테라고 생각하면 쉽다.

돈키호테는 24시간 연중무휴으로 쇼핑할 수 있는 한국의 다이소 같은 곳이다. 없는 것 없을 정도로 다양한 상품들이 몇 층에 걸쳐 진열되어 있다. 가격까지 저렴하고 많이 사면 세금도 면제해 주니, 오사카 쇼핑에서는 이만한 곳이 없는 듯하다. 값싼 화장품과 좋아하는 과자, 우마이봉도 낼름 집어왔다. 우마이봉은 부피가 매우 큰 방면에 가격은 매우 저렴하니, 친구에게 줄 선물용으로 좋은 듯하다.

오사카 도톤보리 맛집
 오사카 도톤보리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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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오사카의 향기가 나에게 미치지 않은 시각에 일본에서 유명한 도톤보리 강을 안주삼아 맥주 한 잔을  벌컥 들이켰다. 한 잔만 먹어도 붉어진 얼굴 탓에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지만, 부끄러움도 잊은 채 들뜬 마음으로 일본에 온 감격에 대한 이야기를 쉴새 없이 떠들어댔다. 나의 첫 오사카 음식은 한국 술집에서 안주거리로 제법 먹었던 오코노미야키다.

오코노미야키는 해산물, 고기, 치즈, 각종 야치들을 버무려 철판에 달구어 먹는 일본식 빈대떡으로, 오사카 명물 음식이다. 우리 이야기에 호응이라도 하듯 오코노미야키 위에 가다랭이가 살아숨쉬는 듯 움직였다.

낮의 돈키호테 모습
 낮의 돈키호테 모습
ⓒ 김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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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일어나니 하늘이 맑았다. 다행히 오늘은 비가 오지 않겠구나 안심하며 일정을 살폈다. 첫 번째는 숙소였던 난바 거리와 가까운 도톤보리에는 도톤보리 강가를 타고 미끄러지듯 난바 거리를 둘러보는 노란색의 조그마한 크루즈가 있다. 주유 패스로 무료로 즐길 수 있으며, 매시 0분과 30분에 다자에몬바시 선착장에서 출항한다.

난바 거리에 독특한 간판을 지켜보며 미나미의 활기를 즐기기에 좋으나, 낮보다 밤이 더욱 운치가 있을 듯하다. 평일에는 오후 1시부터 밤 9시까지 운행하며, 주말에는 아침 11시부터 밤 9시까지 운행한다.

도톤보리 거리를 걷다.
 도톤보리 거리를 걷다.
ⓒ 김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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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쪽 손에는 캐리어를 질질 끌고 한쪽 손에는 구글 지도 맵을 켠 채 길을 나선다. 뜻하지 않은 성수기에 여행을 시작한 덕분에 여행 내내 아침만 되면 짐을 다시 꾸려 숙소를 옮겨야 했다. 그런 번거로움 속에서도 우리는 인터넷에서 본 맛 집을 찾겠노라고 큰 짐을 끌고 이곳저곳을 헤매고 다녔다.

​​아침 댓바람부터 움직이는 바람에 캐리어 끄는 소리가 온 동네방네 울려 퍼졌다. ​​큰 도로를 지나 골목에 들어서니 오래되어 보이는 가게들과, 구석진 골목으로 들어가니 한국인이 운영하는 집들이 보였다. ​그렇게 우리의 첫 번째 일정이 시작되었다.


태그:#일본, #일본여행, #오사카, #오사카여행, #도톤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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