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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전에서 보이는 전동성당
 경기전에서 보이는 전동성당
ⓒ 김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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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길, 과거와 오늘의 연결고리

양 갈래로 예쁘게 땋은 머리와 검은색 교복을 입은 한 소녀가 다소곳이 서 있는 오래된 흑백 사진을 보았다. 오래된 풍경의 옛길. 전주가 고향인 어머니의 고교 시절 사진이다. 오래된 길일수록 많은 사람의 추억을 담아두며, 그 길에서 아련한 추억이 샘솟는 오래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전주를 생각하면 오래된 '흑백사진'이 떠오른다. 겹겹이 쌓인 기와지붕과 500여 채 되는 고즈넉한 한옥길. 바람이 솔솔 불어 드는 어느 날 카메라를 목에 걸고, 풍년제과에서 초코파이 세트를 손에 쥐고 마치 영화 <동감>에 나온 한 장면처럼, 엄마가 걷던 오래된 사진 속의 그 길을 따라, 몇 십년이 흘러 내가 걸어간다.

아름다운 성당, 전동성당

 우리나라에서 로마네스크 양식을 제일 잘 표현된 건축물, 전동성당
 우리나라에서 로마네스크 양식을 제일 잘 표현된 건축물, 전동성당
ⓒ 김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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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다녀온 후 반해, 최근 다시 전주를 찾았다. 전주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에 손꼽히는 유명한 성당이 있다. 일명 '약속'(영화) 성당이라 불리는 전동성당은 호남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근대 건축물이다. 로마네스크 양식을 사용한 전동 성당은 멀리서부터 웅장함이 눈에 띈다. 로마네스크 양식과 웅장함이 어떤 연관이 있을까? 감히 나는 전동성당을 '우리나라에서 로마네스크 양식을 제일 잘 표현된 건축물'이라고 말하고 싶다.

 영화 [약속]에서 슬픈 결혼식이 진행되었던 곳, 전동성당 내부
 영화 [약속]에서 슬픈 결혼식이 진행되었던 곳, 전동성당 내부
ⓒ 김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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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성당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창문, 문, 아케이드 모두 반원 아치 모양을 하고 있다. 외관에 웅장함을 주기 위해서 두꺼운 기둥과 벽을 사용했고, 이 때문에 창문의 수가 적거나 매우 좁은 형태를 띤다. 외관이 웅장해지면서 자연적으로 창문은 적어지고, 내부는 어두워지는 특징이 있다.

<약속>의 슬픈 결혼식, 텅 빈 성당에서

내부로 들어가 볼까.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둥근 아치 모양의 천장과 다소 협소한 작은 창문에 스테인드글라스로 화려하게 장식하고 높은 천장을 떠받고 있는 화강암 기둥, 외관에서는 붉은 벽돌이 눈에 띄지만, 내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공사 기간만 무려 7년이 걸렸고, 중국 기술자를 데려와 건축할 만큼 공을 들인 건축이다. 알고 보면 더 멋진 성당이다. 또한 전동성당은 박신양과 전도연이 텅 빈 성당에서 안타까운 결혼식을 올린 곳이다. 이렇게 텅 빈 성당 내부를 보니, 영화 <약속>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당신께서 저한테 네 죄가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이 여자를 만나고, 사랑하고, 혼자 남겨두고 떠난다는 것이 가장 큰 죄일 것입니다."
- <약속> 대사 중

서랍장에 곤히 모셔둔 역사 책을 펼친 듯 바라본, 경기전

 300명의 사람이 7박 8일에 걸쳐 한양에서 전주로 옮긴 이성계 어진.
 300명의 사람이 7박 8일에 걸쳐 한양에서 전주로 옮긴 이성계 어진.
ⓒ 김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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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딱딱하게 굳었다. 전날 비가 내렸고, 다행히 도책 했을쯤에는 화창한 날씨를 볼 수 있었다. 비 오는 날 처마 밑에서 빗소리 듣는 일은 참으로 낭만적인 일이다. 전주 여행객이라면, 여행지로 가장 먼저 들르게 되는 곳이 바로 경기전일 것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한옥 마을 입구에 있기 때문! 경기전은 간단히 말하자면 조선왕조실록의 보관 장소이자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의 어진(초상화)를 모셔둔 곳이다.

경기전에 대해 더 자세히 듣고자 하는 학구열이 높은 여행자라면 무료 해설 투어를 활용하길 권한다. 무료 해설 투어는 매일 3회, 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4시에 진행된다(경기전 입장료: 3천 원).

전주 한옥 마을의 풍경이 내다보이는, 오목대

100년의 역사를 가진 전주지만, 현재는 거리 골목 골목이 인사동을 방불케 하는 풍경들이 연상된다. 마당조차도 예쁜 카페들과 게스트 하우스 등등의 관광 상품이 즐비해 있는 골목골목을 누비는 것도 좋지만, 전주의 본 모습을 보기 위해 나지막한 높이의 오목대에 올라가는 것을 추천한다.

오목대는 이성계가 조선왕조를 세우기 전에 황산 대첩에서 왜군을 무찌르고 개경으로 돌아가던 길에 고향인 전주에 들러 승리를 자축하던 곳으로, 고려를 뒤엎고 조선 개국의 꿈을 알렸던 곳이기도 하다. 오목대에 서면, 500여 채의 한옥들로 겹겹이 쌓여 있는 기와 지붕들이 내다보여, 고즈넉한 전주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오목대에서 바라본 전주한옥마을 풍경
 오목대에서 바라본 전주한옥마을 풍경
ⓒ 김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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