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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돌아오렴> 북 콘서트의 사회를 보고 있는 가수 김장훈과 객석을 꽉 메운 민주공원 대강당
 <금요일엔 돌아오렴> 북 콘서트의 사회를 보고 있는 가수 김장훈과 객석을 꽉 메운 민주공원 대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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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을 담은 <금요일엔 돌아오렴>이 지난 1월 출간됐다. 세월호 참사 시민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이 희생된 단원고 학생 부모 13명의 목소리를 기록했다. 출간 이후, 세월호 유가족들은 전국 순회 북 콘서트를 하고 있다. 전국을 돌던 유가족들이 지난 16일 부산에 도착했다.

원래 북 콘서트는 경성대 콘서트홀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가수 김장훈은 본인의 부산 콘서트를 위해 경성대 콘서트홀을 대관했고, 그 중 16일에는 '<금요일엔 돌아오렴> 부산 북 콘서트'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정치적 행사라는 논란으로 16일 대관을 취소했다. 결국 장소는 민주공원 대강당으로 변경됐다.

'정치적' 이유로 대관 취소... 우여곡절 끝에 열린 콘서트

1부에서는 엄마들의 이야기로 단원고 희생 학생을 기억 속에서 되살려내었다. 어느 고등학교에 가도 만날 수 있는 학생들의 이야기에 함께 울고 웃으며 추억했다.
 1부에서는 엄마들의 이야기로 단원고 희생 학생을 기억 속에서 되살려내었다. 어느 고등학교에 가도 만날 수 있는 학생들의 이야기에 함께 울고 웃으며 추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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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부산 북 콘서트는 지난 16일 오후 7시 30분, 부산 민주공원 대강당(큰방)에서 2시간 동안 열렸다. 1층과 2층 총 419석의 자리를 가득 채웠다. 좌석 사이와 계단 무대 앞까지 빈틈없이 메우고도 입장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다.

어두운 무대의 빈자리에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차례로 앉았다.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기 전, 단원고 희생자 가족으로 분한 연기자들의 연극이 무대에서 펼쳐졌다.

김장훈의 노래에 이어 유가족 그리고 작가들과의 1부 토크 콘서트가 진행했다. 주현 엄마(김정해), 창현 엄마(최순화, '맨날 잔소리해서 가깝게 못 지낸 게 제일 후회스럽지' 137쪽), 수현 엄마(이현옥, '진상규명은 우리 아들이 내준 숙제인데 안 할 수 없잖아요' 190쪽)는 아이들의 추억을 떠올리며, 유해정·고은채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2부는 정봉주씨가 진행했다. 세월호 참사 4월 16일 이후의 이야기를 주로 나눴다. 어머니들은 눈물을 감추지 못하였다.
 2부는 정봉주씨가 진행했다. 세월호 참사 4월 16일 이후의 이야기를 주로 나눴다. 어머니들은 눈물을 감추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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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에는 정봉주 전 국회의원의 진행으로 유가족과 해운대 촛불 부산시민, 서울에서 온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까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장훈씨는 학생들의 버킷리스트를 이뤄주고 있단다.

"중국 공연을 접고, 귀국하여 모든 공연을 펑크 냈습니다. 문어 뒷다리에 소주만 마시면서 이틀 동안 TV만 봤습니다. 내가 뭘 해야 하는지 많이 고민한 끝에, 3년 동안 할 프로젝트를 생각했습니다. 유가족과 희생된 아이들의 소원을 풀어주고 이뤄주기로 말입니다."

김장훈씨는 이어 "수현이의 버킷리스트 중 '여자친구 사귀기'는 좀 힘들 것 같은데, 제가 대신 예쁜 여자와 사귀면 되나요"라고 말해 관객의 웃음을 자아냈다. 웃음과 함께 기억 속의 아이들을 살려내고 있었다.

떠난 친구 보고 싶어 새벽마다 서성거리는 학생

창현이 엄마는 "창현이랑 친한 친구가 4명인데 그중 살아서 돌아온 친구는 한 명이에요, 나는 자식 하나를 잃었지만, 살아 돌아온 친구는 240명을 한꺼번에 잃었잖아요"라고 말했다. 정봉주 전 의원이 "그 친구에게 가끔 연락이 오냐?"고 묻자, "새벽 1시에도, 2시에도 창현이가 보고 싶어서 집 앞에 왔다가 돌아간 게 여러 번이래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언제 주현이가 제일 보고 싶냐?"는 질문에 주현이 엄마는 "며칠 있으면 주현이 생일"이라고 입을 열었다.

"(생일이) 3월 28일이거든요. 작년에는 친구들이랑 저녁 먹고 노래방에 가서 놀려는 걸 (못 가게) 제가 불러서 옷을 사준 기억이 많이 나거든요. 3월이 되니 너무 많이 생각나더라고요."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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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씨는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고 입을 열었다.

"사람들이 11월 특별법이 통과되고 나서 '뭔가 밝혀지겠구나', '이제 끝났구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9일에야 상임위원 비상임위원 임명장이 처음 나왔습니다. 아직 시행령도 만들어지지 않았고, 직제나 예산조차 편성되지 않았습니다. 반쪽짜리 진상조사위가 출발했습니다. 문제는 계속 삐거덕 거리는 중이라는 것입니다.

예산이 너무 많다고,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세금도둑이라고 했습니다. 세월호 비방했던 분이 상임위원이 되기도 했고, 계속 불협화음을 만들고 있습니다. 여기 오신 분들이 잊지 않고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지 않으면 진상위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지 모릅니다."

우리겨레하나되기부산운동본부 합창단과 참석자들은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부르며 이날 북 콘서트를 마쳤다.


태그:#금요일엔 돌아오렴, #부산 북콘서트, #부산 민주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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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폐지, 헌옷, 고물 수거 중 하루하루 살아남기. 콜포비아(전화공포증)이 있음. 자비로 2018년 9월「시(詩)가 있는 교실 시(時)가 없는 학교」 출간했음, 2018년 1학기동안 물리기간제교사와 학생들의 소소한 이야기임, 책은 출판사 사정으로 절판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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