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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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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연말 국회를 통과한 '부동산 3법'(주택법 개정안·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 개정안·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불어터진 국수'에 비유하면서 경제 활성화를 국정운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23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 경제를 생각하면 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지난번 부동산 3법도 작년에 어렵게 통과됐는데 그것을 비유로 하자면 아주 퉁퉁 불어터진 국수다, 그걸 그냥 먹고도 우리 경제가, 부동산이 힘을 내고 꿈틀꿈틀 움직이면서 활성화되고 집거래도 늘어났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불어터지지 않고 아주 좋은 상태에서 먹었다면 얼마나 힘이 났겠느냐"라며 "그래서 우리 경제가 참 불쌍하다, 그런 불어터진 국수를 먹고도 힘을 차린다"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또 "앞으로는 제때 제때 먹일 수 있도록 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안들이 통과가 (되고), 지금 (국회에 계류 된 지) 1년이 넘은 것도 많이 있지만 우선 경제를 살리고 봐야 하니까 힘을 합해서 통과시키고 더욱 노력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웃음 터진 수석비서관회의... 하지만 야당 반발 부를 듯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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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정부는 열심히 하는데 국회가 경제 부양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기존의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나오자 회의에 참석한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은 중간중간 몇 차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야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박 대통령이 야당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정부가 요구하는 경제관련 법안 처리에 야당의 비판과 반대가 걸림돌이라는 뜻으로도 해석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금년도 국정운영은 경제 활성화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할 것"이라며 내각 중심의 강력한 정책 조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어떤 일을 하더라도 경제 활성화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염두에 두고 올 한 해 매진해야 할 것"이라며 "내수 중심의 경제활력 제고와 (노동·금융·교육·공공 등) 4대 개혁과제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서 '3년 개혁해 30년 성장을 이루겠다'는 구호처럼 실제 그렇게 되도록 30년 성장의 도약발판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처 간 또는 이해집단 간 반발로 정책추진이 지연 되거나 국회에 제출한 법안들 중 1년이 넘도록 통과가 불확실한 것들도 여러 개 있는데, 하나하나 살펴서 결과를 도출해 나가야 한다"라며 "내각 중심의 강력한 정책 조정을 통해서 힘 있는 정책 추동력을 확보해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100 빼기 1은 99가 아니라 0... 당정청 한 몸 돼야"

박 대통령은 또 '1% 실수가 100% 실패를 낳는다'는 '디테일에 관한 부등식'을 언급하면서 당·정·청이 한몸이 돼 경제 관련 법안 처리에 나서 달라는 주문도 내놨다.

박 대통령은 "정책에 있어서 세밀함과 협업이 중요하다, 디테일 부등식은 100 빼기 1은 99가 아니라 0이라는 것"이라며 "정책 실현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해서 부처 간 협업을 강화하고 정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요인이나 상충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필요한 시뮬레이션도 충분히 해서 정책의 정합성을 유지하는 데 올해 각별하게 신경 썼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 신설하기로 한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가 이번 주 처음으로 개최된다"라며 "예전에도 당·정·청 회의가 있었지만 이번에 당·정·청 협의를 더욱 체계화, 공식화, 정례화한 것은 의미가 크다. 정책조정협의회 가동을 계기로 당·정·청이 국정의 공동책임자라는 인식을 가지고 한몸처럼 움직여서 국민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내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차례 강조해온 4대 구조개혁과제에 대해 "상당수는 역대 정부에서 쉽사리 손대려 하지 않았고, 또 반대에 부딪혀서 포기하거나 추진했더라도 성공이 쉽지 않았던 과제들"이라며 "따라서 과거보다 더 구체적이고 치밀한 실행전략,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갖춰야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개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입법이 뒷받침 돼야 하기 때문에 당정 간 한목소리로 대응해 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라며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와 고위 당정 회의 등을 최대한 활용해서 의견을 조율하고 추진상황을 관리해 나가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기춘 비서실장은 불참

한편 박 대통령이 사의를 수용한 김기춘 비서실장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 실장은 전날 오후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뒤 "대통령을 잘 보필해 달라"고 당부하며 참석자들과 일일이 고별 악수를 나눈 바 있다.


태그:#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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