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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3 학생이 신은미·황선 토크콘서트 현장에서 인화물질을 터트려 2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3명이 부상당했다. 사진은 인화물질 폭발 당시의 동영상 화면을 캡처한 것.
 한 고3 학생이 신은미·황선 토크콘서트 현장에서 인화물질을 터트려 2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3명이 부상당했다. 사진은 인화물질 폭발 당시의 동영상 화면을 캡처한 것.
ⓒ 주권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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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광기의 사회'다. 10일 전남 익산의 신동성당에서 열린 재미교포 신은미 씨의 토크 콘서트에서 한 고교 3학년 생이 인화 물질을 투척하는 사건이 있었다. 한 참석자에 따르면 A군은 신 씨에게 "북한이 지상낙원이라고 하지 않았는가"라고 질문한 뒤 제지를 당하자 가방에서 냄비에 담긴 인화 물질을 꺼내 불을 붙여 던졌다.

A군은 경찰에 연행되며 "야 이 빨갱이 XX들아"라고 외쳤다. 인터넷 커뮤니티 '네오 아니메'에 올라온 사전 예고 글을 포함한 여러 정황들로 보아 A군은 신 씨의 북한 관련 발언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보수 네티즌 사이에선 A군을 영웅으로 추켜세우며 지지 글과 함께 모금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네이버의 보수 카페 '대한민국 긍정파들의 모임(대긍모)'는 회원 전체 메일을 통해 "신은미의 토크 콘서트 현장에서 통쾌한 의거를 한 오의사(A군을 '의사'로 치켜세운 단어)가 무죄로 석방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돕자"며 독립신문 신혜식 대표의 계좌번호를 돌렸다. 심지어 보수 커뮤니티에는 A군의 취업 알선과 해외유학까지 지원하겠다는 글도 올라왔다.

보수 성향의 네이버 카페 '대한민국 긍정파들의? 모임'에서 회원들에게 돌린 모금 메일.
 보수 성향의 네이버 카페 '대한민국 긍정파들의? 모임'에서 회원들에게 돌린 모금 메일.
ⓒ 네이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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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인사들 사이에도 A군의 행위가 '정의'이며 '정당한 의거'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탈북민 출신의 정성산 감독은 트위터에서 "북괴 김정은이가 이미 영웅칭호를 줬을지 모를 신은미와 황선에게, 정의의 이름으로 정의를 투척한 전북 익산의 A군 학생이여 부끄럽습니다. 고맙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도 트위터에서 "종북세력을 국가와 기성세대가 방치, 옹호하면 청년들 스스로 자력구제를 하는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자력구제는 말 그대로 법적 절차를 밟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권리를 실현함을 뜻하는데, A군의 정치 테러 행위가 무슨 권리를 지키려 한 것인지는 심히 의문이다.

이번 사건은 명백한 '정치 테러'였다. ​물론 보는 이들에 따라, 신씨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신 씨의 발언에 문제가 된다 해서 A군의 행동이 '정의'가 되는 것은 아니다.

A군은 자신과 견해가 다르다고 타인에게 해를 입히려 했다. 민주사회에서 어느 누구도 A군에게 정치적 견해차로 테러를 일으킬 권리를 준 적이 없다. 테러 행위는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보수 네티즌들의 '테러 옹호' 행위는 민주사회에 대한 자기부정이자 현재의 한국 사회가 '광기의 사회'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태그:#신은미, #대긍모, #정치테러, #황산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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