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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에서 서울시 공무원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열린 '독서모임 서로함께'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의 진행으로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저자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운데 오른쪽)와 정원오 성동구청장(가운데 왼쪽)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 되고 있다.
▲ 박원순 시장이 진행하는 '독서 모임' 9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에서 서울시 공무원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열린 '독서모임 서로함께'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의 진행으로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저자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운데 오른쪽)와 정원오 성동구청장(가운데 왼쪽)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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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부선씨가 사는 곳이 성동구입니다. 저는 와해된 아파트 공동체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하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덴마크 사람들처럼 한국 사람들도 모임 만들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은 9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성동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서울시 독서모임 '서로(書路)함께'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 구청장은 김부선씨의 폭로로 불거진 아파트 난방 비리로 고민이 많았다. 아파트 공동체를 어떻게 회복시킬 수 있을까? 그런 그에게 해결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바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의 책,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다. 이 책은 오 기자가 덴마크 현지 취재를 통해 확인한 '행복의 비결'을 엮은 것이다.

정 구청장은 "책이 소개하는 협동조합 등의 모임에서 힌트를 얻었다"며 "한국 사람들도 모임을 좋아하는데, 그런 모임을 살려 아파트 공동체를 회복할 방안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책은 두 사람만 모이면 협동조합을 만든다는 덴마크의 협동조합이 덴마크 공동체 사회의 토대라고 적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강연에는 성동구내 공무원과 주민 등 150여 명이 함께 했다. '서로함께'는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내 공무원들의 정기적인 독서 모임이다.

"택시기사와 의사가 어울릴 수 있어야 행복한 사회"

9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에서 서울시 공무원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열린 '독서모임 서로함께'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의 진행자로 한 질문에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저자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답변하고 있다.
 9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에서 서울시 공무원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열린 '독서모임 서로함께'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의 진행자로 한 질문에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저자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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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강연에서 오 기자는 덴마크에서 한국의 희망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덴마크는 유엔(UN)이 조사한 행복지수에서 2012년과 2013년 연속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행복 1위 비결은 사회임금 제도를 통해 의료, 주거, 교육 등의 분야에 구축한 탄탄한 사회안전망에 있다고 풀이되고 있다.

오 기자는 "덴마크에 다녀온 뒤 세상을 더 낙관적으로 바라보게 됐다"며 "인간의 힘으로 이 정도의 사회를 만들 수 있는구나 하는 것을 지켜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월 책을 낸 이후부터 '행복한 우리 만들기'라는 주제로 전국 강연을 다니고 있다. 이날 강연은 112번째다.

낙관의 이유에 대해 그는 덴마크의 '인생학교 제도'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덴마크의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기숙형 학교인 인생학교에서 6개월에서 1년 가량을 보낸다. 그곳에서 어떤 삶을 살지 고민하고 설계하는 시간을 갖는다.

"우리나라는 학교 다닐 때는 공부만 하잖아요. 그 다음에 인생을 설계하죠. 삶과 학업이 이분법적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덴마크는 다릅니다. 행복한 인생을 위해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삶을 설계하는 시간을 가지는 겁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즐겁게 일을 하는 것 같습니다."

오 기자는 "행복한 나라는 학생일 때는 교실에 들어가는 게 부담스럽지 않고, 어른이 돼서는 동창회에 나가는 게 부담스럽지 않는 사회"라며 "택시기사와 의사가 동창회에서 어울릴 수 있는 사회가 행복한 사회"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의 말에 박 시장은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호롱불 아래에서 공부를 했다는 박 시장은 "어머니가 눈 나빠지니까 빨리 자야한다고 했다"면서 "그래서 공부를 못했다, 아니 사실은 공부를 안 한 것"이라며 웃었다. 이어 "나중에 정말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니까 1년 사이에 잘 하게 됐다"며 "억지로 시켜봐야 잘 안된다, 여기 찔리는 분들 많지 않나"고 말했다. 청중은 큰 웃음을 지으며 박수로 답했다.

지원하지만, 가로채지 않는 행정

9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에서 서울시 공무원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열린 '독서모임 서로함께'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의 진행으로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저자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운데 오른쪽)와 정원오 성동구청장(가운데 왼쪽)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 되고 있다.
 9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에서 서울시 공무원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열린 '독서모임 서로함께'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의 진행으로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저자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운데 오른쪽)와 정원오 성동구청장(가운데 왼쪽)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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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자유토론에서 한 주민은 마을공동체와 평생교육 사업에서 정부나 자치단체의 역할에 대해 물었다. 오 기자는 현재의 덴마크를 있게 만든 그룬투비 목사의 교육혁명, 협동조합, 달가스의 황무지 개간을 예를 들었다. 이 사례 모두 시민들의 힘으로 시민들이 만들어낸 기적이었다. 정부의 역할을 기대하기 보다 시민의 자발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 세 가지는 시민이 주도했습니다. 시민들이 좋은 가치를 발견하니까 정부가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원하지만 그 공을 가로채거나 방해하지 않았습니다. 정부와 시민이 어떤 방식으로 유연하게 결합할 것인가, 이게 향후의 과제입니다."

행정가인 박원순 시장도 덧붙여 설명했다. 박 시장은 "과거에는 공무원이 앞장서고 시민이 뒤따라갔다"면서 "지금은 시민들이 앞서고 공무원이 뒤에서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는 것이 시민과 행정의 관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태그:#박원순 시장, #오연호 대표기자,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정원오 성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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