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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미시맘' 주관 200일 침묵시위가 열리고 있다.
▲ 워싱턴 DC 세월호 참사 200일 시위 '워싱턴 미시맘' 주관 200일 침묵시위가 열리고 있다.
ⓒ 이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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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DC 링컨 메모리얼 광장, 오후 3시부터 젊은 한인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두터운 자켓을 입고 목도리 까지 걸치고 온 사람, 추운 날인데도 불구하고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엄마들... 이렇게 '세월호 참사 200일 워싱턴 지역 침묵 시위'가 시작했다.

양손에 두개, 세개, 네개씩 영정 사진을 들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그리고 결코 잊을 수 없는 세월호 비극을 기억하며 40여 명의 참가자들은 링컨 메모리얼 광장 주위를 걸었다. 추운 바닷물 속에서 아직도 구조를 기다리는 9명의 실종자들을 생각하고, 세월호 참사의 비극적인 죽음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자 오늘도 눈물로 진도 앞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유가족들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면서 이들은 묵묵히 광장의 찬바람을 안았다. 

1시간 넘는 거리를 아무말도 하지 않고 아이들 사진을 안고 걸으면서 아마 모두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결코 잊지 않겠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진실이 밝혀지는 그날까지 우리가 너희들을 마음에 품고 살겠다."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소식을 접하고 시작한 시위는 200일이 지난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고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게 보이지만 지치지 않으려고, 그래서 꼭 진실을 확인하려는 거친 몸짓은 워싱턴 DC 링컨 메모리얼 광장에 이렇게 다시 역사를 쓰고 있다.

어쩌면 금방 진실이 밝혀지고, 유가족들의 아픔이 치유될 것이라 믿었던 사람들이 순진한 것인지도 모른다.  200일째 다시 광장에 모인 이들의 모습에서 순진한 자신들을 질타하는 서로의 손짓또한 느껴졌다. 

워싱턴미시맘 주관 세월호 시위에서..
▲ 워싱턴 DC 세월호 참사 200일 시위 워싱턴미시맘 주관 세월호 시위에서..
ⓒ 이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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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일 시위를 조직하고 준비하고 리드했던 '노랑리본'님(아이디)은 "200일이 될 때까지 집회를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당연히 50개주 동시 집회로 진실이 밝혀질 거라 생각했지요"라고 자신의 심정을 전한다.

"오늘 많은 분들이 참석 못할 거라 생각했죠, 허나 아직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세월호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다시 희망을 품게 됩니다. 이 희망의 끈을 잡고 유가족들과 함께 가겠습니다."

매릴랜드에서 참여한 '우연이 엄마'라 자신을 소개한 참가자는 "200일이라 나왔어요, 뭐 다른 이유가 있나요? 우리들의 약속인데요"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버지니아에서 참가한 한 엄마는 "억울해서 그리고 분해서 안 나올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더이상 물러설 곳도 없잖아요? 대통령도 모른 척하는 이분들의 아픔을 우리라도 함께 간직해야 합니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날 모인 40여 명의 참가들은 차분하고 담담했다. 허나 단호했다. 세월호와 함께 바닷속에 가라앉은 아이들과의 약속, 유가족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그것이 당연한 것이기에 춥고 바람불고 비오는 날이지만 이자리에 나온 것이다. 

여야 합의로 통과된 특별법에 대해 물었다. "세월호 특별법은 권력으로 부터 독립되어 진실을 밝히는 법이어야 합니다", "허나 국민들이 다 아는 이 사실을 여야만 모르는 것 같아요"라며 많은 안타까움이 전해온다. " 어찌 되었건 희생자 304명 그리고 유가족들 그리고 국민들을 위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난 예방대책은 꼭 이뤄져야 한다"며 힘주어 말하는 모습에서 끝까지 가만있지 않겠다는 결의가 느껴진다. 

세월호 시위에서 링컨메모리얼 주위를 침묵시위 하고 있는 한인들
▲ 워싱턴 DC 세월호 참사 200일 시위 세월호 시위에서 링컨메모리얼 주위를 침묵시위 하고 있는 한인들
ⓒ 이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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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200일이 지나고 있고 정치권은 특별법에 합의했다. 하지만 지난 4월 16일 참사 때와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오늘 시위에 나온 분들을 보며 다시 희망을 봅니다. 이 희망의 끈을 잡고 우리 아이들의 억울한 죽음이 빨리 밝혀지길..  그래서 눈감고 편히 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때까지 결코 지치지 않고 잊지 않고 함께 가겠습니다."

침묵시위가 끝나고 '노랑리본'님과의 인터뷰에서 링컨 메모리얼 200일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의 진심을 다시 확인 할 수 있었다.


태그:#워싱턴, #세월호특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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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워싱톤 지역의소식을 좀더 국내분들에게 전해 주고 싶어서 가입했습니다. 자신있는 글쓰기는 글쎄 잡식이라서 다양한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 행사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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