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궂은 날씨가 이어지다 28일은 날이 밝게 개어서 청와대까지 깨끗하게 시야 안에 들어왔다. 그러나 맑게 갠 날씨와는 달리 세월호 문제는 속 시원히 해결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 날 유민아빠와 새정치연합 문재인의원이 단식을 중단했다.
▲ 8월 28일. 광화문 광장 전경 궂은 날씨가 이어지다 28일은 날이 밝게 개어서 청와대까지 깨끗하게 시야 안에 들어왔다. 그러나 맑게 갠 날씨와는 달리 세월호 문제는 속 시원히 해결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 날 유민아빠와 새정치연합 문재인의원이 단식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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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8일 세월호 유족 및 관계자들이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광화문 현장을 방문했다. 시복식 준비로 부산했던 지난 방문 당시 모습과는 달리 조금은 차분한 모습이었다. 지방에서 올라온 분들,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미사를 이어가고 계신 천주교 관계자분들 또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시는 분들까지. 지난 방문 때와는 달리 날이 개어 광화문에서 경복궁, 청와대까지 맑고 깨끗하게 시야 안에 들어왔다. 하지만 세월호 문제는 여전히 해답이 보이지 않고 있다.

고통 앞에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는 교황의 말은 교황이 떠남과 함께 더불어 잊혀지고 있는 건 아닐까? 기계적인 중립만큼 비겁한 일이 있을까?
▲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을 위한 미사를 진행중인 천주교 관계자 내외 고통 앞에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는 교황의 말은 교황이 떠남과 함께 더불어 잊혀지고 있는 건 아닐까? 기계적인 중립만큼 비겁한 일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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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에서는 대의민주주의와 의회민주제를 명분으로 야권이 제시한 3차 협의체 제안을 거부했다. 사실 사안의 중요성을 신중히 생각하지 않고 다급하게 합의를 도출한 새정치민주연합에게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 더불어 해당 제안이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대로 대의민주주의와 의회민주제를 해칠 가능성이 있다는데 공감한다.

하지만 세월호 사태는 대의민주주의와 의회민주제로 풀어 나가기엔 어려운 문제다. 의회민주제를 강조하면서 그 배경에 현재 광장을 점유하고 있는 유족들의 광장민주주의를 깎아 내리려는 의도 또한 엿보인다.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 답은 여전히 민주주의다. 그렇다면 어떤 민주주의란 말인가?

광장에서 경복궁 방향 왼편에 위치한 세종문화회관의 계단을 장식한 노란 리본. '미안해요, 잊지않을께요'라는 말과는 다르게 우리는 일상에 침식하면서 잊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이제는 세월호 이야기만 나와도 화를 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만 들추라는 사람들이 참 많다.
▲ 세종문화회관 계단 '미안해요, 잊지않을께요' 광장에서 경복궁 방향 왼편에 위치한 세종문화회관의 계단을 장식한 노란 리본. '미안해요, 잊지않을께요'라는 말과는 다르게 우리는 일상에 침식하면서 잊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이제는 세월호 이야기만 나와도 화를 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만 들추라는 사람들이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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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정치> 정규교육과정에서는 민주주의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개념을 소개한다. '절차적 민주주의'와 '실질적 민주주의' 두 개념은 민주주의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개념이다. 행정, 입법, 사법 간 견제와 균형을 실현시킬 수 있는 법률이 있는지, 그리고 법안이 적법한 절차에 의해서 본회의를 통과하는지 등 민주주의 형식, 즉 그릇이 잘 갖추어져 있을 때 우리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실현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국민의 의사, 즉 여론이 실질적으로 입법과정이나 국가권력에 제대로 반영되고 실행됐을 때 '실질적 민주주의'가 실현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두 개념은 상이한 듯 하지만 온전한 민주주의 달성을 위해서는 상보적으로 같이 가야한다. 더 중요한 점은 두 민주주의 개념은 국민의 의사, 공론을 오롯이 반영하고 있을 때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광화문 현장에서 구입한 뒤 근처 그늘에 앉아 읽어보았다. 특히 마지막 유족 제안 특별법 전문은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읽어보았다. 어느 부분에서도 의사자 지정, 대학특례 입학 등과 같은 내용을 발견하지 못했다. 특별법 전문을 일독하는 누구든 SNS와 보수언론을 통해 퍼진 유언비어가 악의적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책은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기금 목적으로 8.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 광화문 유족 농성장에서 구입한 세월호 관련책자 광화문 현장에서 구입한 뒤 근처 그늘에 앉아 읽어보았다. 특히 마지막 유족 제안 특별법 전문은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읽어보았다. 어느 부분에서도 의사자 지정, 대학특례 입학 등과 같은 내용을 발견하지 못했다. 특별법 전문을 일독하는 누구든 SNS와 보수언론을 통해 퍼진 유언비어가 악의적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책은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기금 목적으로 8.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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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적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현재 새누리당의 입장과는 달리 군사정부 시절 여당의 전신은 절차적 민주주의 훼손에 침묵했다. 의회는 있으나마나 한 거수기에 그칠 뿐만 아니라 집권연장을 위한 비상식적인 개헌에 대해서도 침묵했다. 이제라도 그렇게 훼손된 절차적 민주주의를 복원하겠다는 입장은 수긍이 간다. 그러나 지나친 절차적 민주주의 강조는 '게리맨더링'과 같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실질적 민주주의가 부재한 절차적 민주주의는 허울뿐인 민주주의를 낳을 위험이 있다. 더불어 절차적 민주주의를 주장하면서 같은 맥락에 있는 의회민주제에 과연 새누리당은 얼마나 충실하였나 되묻고 싶다. 지금 세월호 사태만 보아도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해야 하는 의회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유족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말로 아픔을 자극하는 도발적인 행위만 하고 있다. 정치실종이다. 그런 와중에 의회민주제를 강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다.

의회 민주제가 아니라 실질적 민주주의가 강조되어야 할 시점이다. 실질적 민주주의가 세월호 사태해결의 올바른 방향이다.



태그:#세월호, #광화문,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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