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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울산본부 강성신 본부장(왼쪽)과 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 김순자 지부장(가운데)이 파업중인 7월 29일 오전 11시 사태해결을 위해 울산과학대학교와 정몽준 명예이사장이 직접 나서라고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순자 지부장 등 조합원 3명은 8월 8일 경찰에 연행됐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강성신 본부장(왼쪽)과 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 김순자 지부장(가운데)이 파업중인 7월 29일 오전 11시 사태해결을 위해 울산과학대학교와 정몽준 명예이사장이 직접 나서라고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순자 지부장 등 조합원 3명은 8월 8일 경찰에 연행됐다.
ⓒ 민주노총 울산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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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인상과 노동통제 금지 등을 요구하며 지난 6월 16일부터 대학 내에서 전면 농성파업을 벌이고 있는 울산과학대학교 여성 청소노동자들로 구성된 민주노총 울산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아래 노조) 조합원 3명이 파업 53일째인 지난 8일 오전 경찰에 연행됐다(관련기사: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파업, 대학 측이 나서야">).

울산 동구 화정동에 있는 울산과학대 본관 1층 로비에서 농성파업 중인 조합원들은 지난 8일 오전 10시 30분쯤 법원 집행관이 출석요구서를 전달하려는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였고, 경찰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이들을 연행했다.

앞서 학교법인 울산공업학원(이사장 정정길) 측은 울산지법에 "청소노동자들이 울산과학대 본관 건물에 대한 점유를 풀고 집행관에게 인도하라"는 내용의 '퇴거단행 및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8월 18일을 심문기일로 잡아 집행관이 출석요구서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9일 성명을 내고 "김순자 지부장을 포함한 3명의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이 연행되는 과정에서 팔과 어깨 등에 시퍼런 멍이 들었다"며 "예순의 청소노동자들이 무슨 죄를 지었다는 것인가"고 성토했다. 민주노총은 이어 9일 오후 2시 울산 동부경찰서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여는 등 여성 청소노동자들의 연행을 성토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성명 "일한만큼 생활임금 달라는게 죄인가"

울산과학대노조 청소노동자들은 생활임금 시급 7910원 등을 요구하며 업체와 진행하던 단체교섭이 결렬되자 6월 16일부터 대학 로비에서 24시간 농성파업을 벌이며 "실질적인 권한을 쥐고 있는 대학측과 정몽준 명에이사장이 나서서 저임금을 해소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성명에서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의 소원 중 하나가 대학 교직원들에게 인사를 받아보는 것"이라며 "여기다 더해 학교의 고소고발 내용을 담은 송달증을 전하려 온 법원 집행관마저 무례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청소용역업체 관계자들을 대동한 집행관들은 소속과 용건도 밝히지 않은 채 조합원들을 향해 서류에 싸인을 하라는 명령만 반복했고 이에 항의하는 조합원의 팔목을 치는 등 폭행도 있었다"고 주장하고 "하지만 연행된 것은 노동자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학생들은 졸업 해 떠나도 청소노동자들은 쓸고 닦으며 학교를 지켰지만 대학과는 무관한 사람들로 치부되고 있다"며 "대학 측은 청소용역업체를 둬서 비용을 아끼고 책임을 피했지만 청소노동자들의 시급은 최저임금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은 "한 달에 108만 원을 받는 50~60대 청소노동자는 생활이 되지 않아 생활임금이라 부를 만한 임금을 요구했고 그것이 이번 파업농성의 이유다"며 "하지만 용역업체는 번번이 조삼모사 식의 협상안을 가져왔고 실사용주인 대학은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책임을 부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생전 경찰서라고는 가본 적 없는 울산과학대 노동자들은 이번 사건에 놀라고 참담하며 분노한다"며 "학교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울산과학대 노동조합의 위세를 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합원들은 파업농성 54일 간 한 치도 흔들림이 없었고 지난 2007년 울산과학대의 몰인격적인 탄압에도 알몸투쟁으로 맞서 자신들의 고용을 지킨 이들"이라며 "진을 빼기 위해 10시간 가까이 진행된 경찰 조사와 죄를 덧씌우기 위해 학교가 준비한 숱한 자료들은 오히려 노동자들의 화를 키울 뿐"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은 "경찰은 김순자 지부장과 조합원들을 즉각 석방하라"며 "울산과학대는 그간의 과오를 반성하고,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한편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은 지난 2006년 노조를 결성했다. 김순자 지부장(59)은 지난 2012년 4·11총선에서 당시 진보신당 비례대표 1번 후보로 출마했고, 그해 18대 대선에도 출마해 완주했다.


태그:#울산과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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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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