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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자전거 도로의 라이더들
 한강 자전거 도로의 라이더들
ⓒ 김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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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한강 자전거 전용 도로 위에서 '대형 사고가 날 뻔한 현장'을 목격했다. 내 앞의 앞에서 달리던 아저씨는 마을 이장님 포스로 천천히 운행 중이었다. 내 바로 앞엔 전문 라이더처럼 보이는 화려한 라이딩 복을 착용한 청년이 속도를 내고 있었다. 그는 이미 나를 추월해 그 아저씨도 추월하려던 참이었다. 옆 도로는 비어 있었다. 청년은 아저씨를 추월하려 속도를 높였으며 중앙선을 넘어 접근했고, 동시에 아저씨는 갑자기 유턴을 시도했다.

끼이익 바퀴 갈리는 소리와 함께 아저씨와 청년 그리고 나 셋이 동시에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하마터면 삼중추돌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는 천천히 달리던 아저씨의 잘못도, 자신의 속도로 라이딩을 즐기려했던 청년의 잘못도 아니었다. 사이클링을 하다보면 이런 일은 부지기수다.

경찰청은 올 상반기 자전거 사고 사망자가 작년보다 8.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상반기 자전거 사고 사망자는 115명이었지만, 올해는 125명으로 증가했다. 3일에 2명꼴로 자전거 사고로 사망한 것이다. 자전거 사고는 자전거 전용 도로에서도 빈번하게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딩 인구가 늘어나며 사고율도 같이 증가한 것이다.

사이클링은 소통이 없는 스포츠다. 자전거를 타는 중에 앞의 자전거가 불시에 방향을 바꾸거나, 멈추게 되면 뒤에 오던 사람은 알아차릴 방법이 없다. 자동차처럼 뒤따라오는 뒷사람에게 깜박이처럼 자신의 경로를 알려 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여기 자전거를 타면서도 서로 소통하며 배려하는 방법이 있다. 한국보다 사이클링 인구가 많은 미국에선 라이더들 사이에 통용되는 '손 사인(Hand signal)'이 그것이다. 미국의 자전거 친화 도시 탑10에 중 하나인 콜로라도 주 비영리 사이클링 그룹 FCCC(Fort Collins Cycling Club) 는 '손 사인'를 통해 라이더들끼리 소통하며 훨씬 더 안전한 사이클링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FCCC는 홈페이지(http://www.fccycleclub.org/)에 자전거를 탈 때의 가장 기본적인 규칙으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자전거를 타면서 어떤 행동도 '갑자기'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명시해 두었다.

멈춤 사인
 멈춤 사인
ⓒ 김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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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멈춤을 알리는 사인: 뒤에 오는 라이더에게 보내는 '곧 멈춘다'는 정확한 사인이다. 그들로 하여금 천천히 속도를 줄이게 한다. 뒤에 오는 자전거가 급정거를 하며 생길지도 모르는 상황 등을 방지할 수 있으며 천천히 정차하게 돕는다. 사인을 보내며 큰 소리로 "잠시 멈춥니다" 라고 말해주면 더 친절하다.

우회전 사인
 우회전 사인
ⓒ 김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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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른쪽으로 간다는 것을 나타내는 사인: 한쪽 팔을 쭉 펴는 사인은 따라오는 라이더에게 내가 곧 팔을 뻗은 방향으로 돌 것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오른쪽 팔을 뻗으면 오른쪽으로, 왼쪽 팔을 뻗으면 왼쪽으로 돌 예정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기본적으로 저 두 가지만 알아도 자전거 전용 도로에서 안전한 라이딩을 즐기기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손 사인만큼 중요한 것은 크고 정확하게 자신의 행동에 대해 말함으로서 뒤에 오는 라이더에게 정보를 주는 것이다. "오른쪽으로 지나 갑니다" 오른쪽으로 추월을 하려 할 때 이렇게 말해보자. 순간적으로 옆으로 방향을 틀지도 모르는 앞 라이더에게 내 의중을 밝혀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자전거는 도로 교통법상 '차' 로 분류된다. 자전거 사고의 주요 상해 부위는 머리, 가슴, 다리 순이라고 한다. 사고가 난다면 사망에까지 이르지는 않더라도 크게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자전거 전용 도로는 특별한 경우 아닐 시에는 자전거만 다니는 것이 좋다. 자전거 전용 도로 위를 활보하는 시민들과, 그들 옆에서 걷는 아이들과 애견들은 서로에게 잠재적 위험 대상이다.

자전거 타기에 가장 좋은 계절은 가을이다. 다가올 가을엔 자전거 '손 사인'을 먼저 숙지한 체 서로 소통하며 달려보는 것은 어떨까.


태그:#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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