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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농성 중인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22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참사100일, 특별법 제정을 위한 대행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아이들 위해 우리가 걷겠습니다' 국회 농성 중인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22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참사100일, 특별법 제정을 위한 대행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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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2일 오후 5시 10분]

세월호 참사 유가족 170여 명이 오는 23일부터 1박 2일 동안 안산에서 서울광장까지 도보행진을 벌이기로 했다. 오는 24일 세월호 참사 100일을 앞두고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국회에서 9일째 단식농성 중인 유가족들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힌 뒤, 특별법 제정을 재차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특별법 제정 관련 여야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만큼 박근혜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달라 요구했다.

"정치권이 쌓아 놓은 벽, 너무 높고 단단해 보여"

지난 14일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 중인 김병권 세월호가족대책위원장은 "죽은 지 약 40일이 지나서야 유병언의 변사체가 발견된 소식을 듣고 정부의 또 다른 무능함을 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병권 위원장은 또 심재철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새누리당 의원)이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유언비어를 지인들에게 유포한 것이나 유족들을 모욕하는 보수단체의 언행에 대해서도 참담한 심정을 내비쳤다. 그는 "이런(노숙과 단식)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이 쌓아 놓은 벽은 너무 높고 단단해 보인다"라면서 "저희들이 주장하는 특별법안을 한번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미 지쳐있는 유가족들이 '100리 행진'을 하는 것을 담당 의사들이 극구 만류했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치권이 특별법 제정을 위해 노력해주지 않을 것 같기에 행진을 하게 됐다"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은 저희들은 그 죽음을 헛되이 할 수 없기 때문에 특별법을 제정해 이 사회를 보다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많은 성원을 보내주시고 무사히 걸을 수 있도록 성원해 달라"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 사회를 본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도 심재철 위원장의 '특별법 악성 메시지' 전송과 관련된 해명을 두고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심 위원장은 악성 메시지를 보내고 난 뒤 "참고하라고 전달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자신들이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심재철 위원장이 특별법 악성 메시지 외에 해명 메시지 보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악어의 눈물' 아니라면 박근혜 대통령 결단해야"

국회 농성 중인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22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참사100일, 특별법 제정을 위한 대행진' 기자회견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 참사 100일 도보행진 나서는 유가족들 국회 농성 중인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22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참사100일, 특별법 제정을 위한 대행진' 기자회견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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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부터 단식을 시작한 고 최성호 학생의 어머니 엄소영씨와 20일부터 단식을 시작한 고 박성호 학생의 어머니 정혜숙씨가 각각 기자회견문을 나눠서 낭독했다. 먼저 엄소영씨는 "특별법 제정 시한이 일주일이나 지났음에도 여야 협상이 진척됐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실망스러운 얘기들 뿐"이라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특별법 제정 결단을 촉구한 저희들의 요구를 거부했다"라고 지적했다. 김무성 의원 지난 21일 특별법에 수사권을 포함하면 사법 체계를 흔든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엄씨는 또 "이제 대통령이 특별법 제정을 결단할 때가 됐다"라면서 "5월 19일 흘린 눈물이 악어의 눈물이 아니라면 이제 대통령의 말씀 대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 결단을 내려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정혜숙씨는 "저희들은 '보상'이 아니라 '진상'을 철저히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이를 모른 채 악의적 비방글을 리트윗했다"라면서 심재철 위원장의 국조특위 위원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또 "KBS 간부가 <다큐 3일> 제작 중단을 지시하면서 저희를 '이익집단'이라 매도 한 것에 피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앞서 지난 21일 KBS 교양프로그램인 <다큐 3일>은 세월호 유족들의 국회 단식농성 모습을 취재해 보도하려고 했으나, 간부들의 지시로 제작이 중단됐다.

오는 23일 9시 안산 합동분향소를 떠나 24일 정오 국회를 거쳐 서울광장 합동분향소, 광화문 광장으로 이어지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100리 행진' 일정은 다음과 같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특별법 제정 촉구 100리 대행진' 웹자보
 세월호 유가족들의 '특별법 제정 촉구 100리 대행진' 웹자보
ⓒ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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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전 
9시 안산 합동 분향소에서 출발, 선포 기자회견 
9시 30분 행진 시작. 단원고까지 (30분) 
10시 단원고등학교-안산시청-스타프라자사거리 (50분) 
12시 부곡동공원서 점심식자 
오후 
1시 부곡동 공원-택삼주유소-수암동파출소 
2시 수암동 파출소-목감사거라 
3시 30분 목감사거리-박달주유소 
4시 30분 박달주유소-덕안주유소 
5시 30분 덕안주유소-서울시립근로청소년복지관 
7시 30분 저녁식사 
8시 30분 촛불 문화제, 광명 철산 상업지구 원형광장 

# 24일 
오전 
9시 서울시립근로청소년복지관-광명시청-구로동 거리공원 
10시 30분 구로동 거리공원-성락주유소-도림사거리-우신초교앞 
11시 30분 우신초-영등포로타리-여의도금융감독원-국회의사당 
오후 
12시20분 국회의사당 도착 
3시 국회에서 출발-마포대교-공덕오거리-충정로-파이낸스신문사앞-서울역앞 
4시 서울역-남대문-서울광장-광화문 
5시 광화문 광장 도착 
7시 서울광장으로 이동

덧붙이는 글 | 송지희 기자는 <오마이뉴스> 20기 인턴기자입니다.



태그:#세월호 참사, #100리 행진, #세월호 특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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