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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여행을 꿈꾸지만 저는 일상이 여행입니다. 서귀포에 숨 쉬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지난 4월 15일 시청 제1청사 앞마당에서 열린 시민 '서귀포시민 16만 돌파 기념행사'에서 사회를 맡은 손미숙(38)씨의 마지막 인사말은 강렬하고도 깊은 여운이 있었다.

지난달 19일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개관식에서도 사회를 맡은 손씨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서귀포에서 문화를 관람할 수 있는 안정된 시설이 생겨 무척 행복하다며 진심을 쏟아냈다.

청중에게 부담 없는 중음톤의 깔끔한 사회진행과 정갈한 말솜씨. 시청 공무원을 통해 사회진행자를 귀농·귀촌인 가운데서 섭외했다고 들었는데, 어딘지 모르게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 냄새가 났다.

역시 아니나 다를까. 손씨는 육지에서 대학 때 나레이터 모델을 시작으로 제품을 설명하고 전시장을 안내하는 일 등을 하며 전시쪽에서 10년 이상 MC를 해 왔던 베테랑이었다.

"실력이 좋아서 불러 주시는 거라 생각하지 않아요. 진심으로 일 한다고 보셔서 불러 주시는 거라 생각해요. 앞으로도 그저 '저를 불러주세요'라기보다 저와 함께 하면 진심이 담긴 행사를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드리고 싶어요."

선한 웃음과 함께 친절한 말투로 또박또박 말하는 손씨를 보며 의심과 비판에 익숙한 기자의 마음에도 그녀는 꼭 그럴 것 같다는 믿음마저 생겼다.

손씨는 재작년 12월 한 달간만 여행 오려고 펜션을 잡았다가 한달이 두달, 두달이 세달로 연기되며 '여행을 왔다가 눌러 앉은 케이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과 같은 케이스가 의외로 많다며 활짝 웃었다.

심지어는 간혹 육지에 일이 올라갈 때면 서둘러 제주에 내려오고 싶다고 한다.

제주민들은 이해하기 힘든 그 무엇. 손씨는 그 무엇에 오늘도 여전히 낭만과 희망을 가지고 서귀포에서 숨 쉬고 있다.

"서귀포에서 숨 쉬는 것 자체가 너무 즐겁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 딱 하나 꼽아서 좋아한다고 말하기가 어려울 정도예요. 다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서귀포시민리포터가 최초로 생겼는데, 그곳에서 서귀포 지역 섬들을 제대로 소개해보고 싶어요. 제주도 하면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다인데, 서귀포시에서 섬들을 제대로 소개하고 관광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리포터들에게 기회를 줬으면 좋겠어요."

서귀포에서 사회자로 두각 나타낸 손미숙씨.
 서귀포에서 사회자로 두각 나타낸 손미숙씨.
ⓒ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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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서귀포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손미숙, #서귀포, #서귀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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