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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에는 크게 난드르 지역으로 불리고 있는 예래동과 대평리가 있다. 하지만 동난드르 예래동과 서난드르 대평리를 찬찬히 둘러보다 보면 큰 차이점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옆 동네 예래동은 60% 이상 대문이 있는 반면 대평리는 제주로 전입해서 이주민이 차린 게스트하우스 단 한 곳을 빼고 모든 집에 대문이 없다.

급속히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제주에서 예부터 내려오고 있는 '3無'(도둑, 거지, 대문이 없는 것) 가운데 하나인 대문 없는 마을이 무색하리만치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대평리는 그 전통을 계속 이어 가고 있다. 

더욱이 대평리는 제주의 옛 동네 마을 정서와 수려한 풍경이 여행객들 사이 입소문이 나면서 알려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몇 달 전 KBS예능프로그램 <1박 2일> 촬영지로 이곳이 소개되면서 더욱 각광을 받고 있어 '대문 없는 마을'을 통해 대평리만의 문화적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계기가 요구되고 있다.

예래동에 사는 주민 강아무개(49)씨는 "예래동은 신축건물들이 들어서면서 도시 흉내를 내며 대문이 많이 생긴 반면 대평리는 여러 환경을 고려할 때 마을자체가 문화재"라며 "우리 마을과 달리 대평리는 대문 없는 마을로 제주의 전통을 계속 이어 가고 있어 부럽기도 하고 도나 시에서 그 가치를 제대로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대평리가 단순히 '대문 없는 마을'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각 집마다 정낭을 만들고 돌문패를 만들어 이 집에는 누가 살고 주인이 바뀌면 바뀐 대로 역사를 기록한다면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은 각 집들을 찬찬히 둘러보며 신기해 할 것이고 오랜만에 다시 이곳을 찾은 여행객들도 추억에 젖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돌문패 새기는 글자체와 내용도 각 집마다 특색있게 만든다면 돌문패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안덕면과 대평리 복수의 관계자는 "대문 없는 마을답게 마을 특화사업으로 고민은 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있는 것은 아직 없다"며 "앞으로 중앙부처의 사업 지원을 따내 마을에 부합한 사업을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변 마을까지도 상승효과

한편, 대평리는 현재 264가구 534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2012년 7월 등록 기준 펜션과 민박, 게스트하우스 등 모두 숙박업 17개 업소가 등록해 운영 중에 있다. 이후에도 대평리 마을은 계속 신축 건물들이 들어서는 것으로 보아 현재 약 30여 개 이상 숙박업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예래동은 크게 색달, 상예1, 상예2, 하예1, 하예2동으로 나뉘어 있다. 이 가운데 대평리와 인접해 제주 남쪽 바다를 같이 나누어 쓰고 있는 하예 1동 318가구 769명, 하예 2동 146가구 385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인구대비 대평리에 비해 적은 10여 개의 숙박업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평리만의 특화사업으로 '대문없는 마을' 사업이 탄력을 받아 진행되면 대평리 뿐만 아니라 인근 마을들까지도 관광 수익 상승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여행 전문가들은 육지 여행객들에게 단순히 매력적이고 평판이 좋은 대평리를 넘어서 대평리만의 '킬러콘텐츠'를 개발해 매일 제주로 여행 오는 여행객 5%만이라도 대평리를 경유시킬 수 있도록 만든다면 주변 마을의 경제적 파급 효과 또한 상당히 클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제주에서 얼마 남지 않은 '대문 없는 마을' 대평리가 전통·문화·보존·경제적 가치가 더욱 높아지느냐 그렇지 않느냐 행정 당국의 관심과 노력 여하에 따라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평리는 거의 모든 가구에 대문이 없다.
 대평리는 거의 모든 가구에 대문이 없다.
ⓒ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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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래동은 가구 반 이상 대문이 있다.
 예래동은 가구 반 이상 대문이 있다.
ⓒ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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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서귀포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대평리, #대문없는마을, #서귀포신문, #예래동, #군산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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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분야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등 전방위적으로 관심이 있습니다만 문화와 종교면에 특히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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