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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근거로 ABC방송이 기사화한 화면. 조나단 칼 기자가 질문을 던지는 모습.
▲ ABC방송 화면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근거로 ABC방송이 기사화한 화면. 조나단 칼 기자가 질문을 던지는 모습.
ⓒ ABC화면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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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칼(미 ABC방송) :  "개인적인 관계로 봤을 때 만일 푸틴 대통령이 물에 빠진다면 그를 구해줄 것인지요. 또 만약 오바마 대통령이 물에 빠졌다면 푸틴 대통령이 구해 줄 거라고 생각하는지요."

오바마 대통령 : "먼저 나는 당연히 푸틴 대통령이 물에 빠졌다면 구할 겁니다. 누군가가 물에 빠진다면 당연히 나는 그가 누구라고 하더라도 구해줄 것 같습니다."

위 질의응답에 대한 SNS상 여론이 뜨겁다. 누리꾼들은 미국 기자가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실종자들을 구조하지 못한 박근혜 대통령을 면전에서 조롱한 질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미 기자의 위 질문은 지난 25일 오후 한미 정상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나왔다.

기자회견에서는 양국 정상의 모두발언 후 네 차례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SBS>–<로이터>–<문화일보>-<ABC방송> 순서로 각각 드레스덴 선언 및 전시작전통제권 이관 이슈, 우크라이나 및 한일 과거사 문제, 북핵문제, 다시 우크라이나 및 북핵문제를 질의했고 양국 정상으로부터 답을 들었다.

문제의 '푸틴이 물에 빠진다면?' 질문은 회견 마지막에 등장했다. 과연 그 질문은 세월호 침몰로 전국민이 큰 상처를 받은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던진 것일까?

일 주일 전 '푸틴에게 물어보세요'에 등장한 '푸틴이 물에 빠진다면?'

지난 4월 17일 러시아 관영 RT를 통해 진행된 '푸틴과의 대화' 장면. 푸틴은 6세 어린이가 질문한 "대통령님이 물에 빠지면 오바마 대통령이 구해줄까요?" 엽서를 읽은 뒤 웃고 있다.
▲ "저는 물에 빠지기 싫습니다" 지난 4월 17일 러시아 관영 RT를 통해 진행된 '푸틴과의 대화' 장면. 푸틴은 6세 어린이가 질문한 "대통령님이 물에 빠지면 오바마 대통령이 구해줄까요?" 엽서를 읽은 뒤 웃고 있다.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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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자의 질문에는 사연이 존재한다. 일 주일 전인 지난 17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관영방송인 RT(Russia Today)의 '푸틴에게 물어보세요(Question for Vladimir Putin)'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한국의 '대통령과의 대화'와 비슷한 프로그램이다. 푸틴 대통령은 질문이 적힌 엽서를 뽑아 읽고는 스스로 답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6살난 꼬마가 보낸 엽서를 뽑아 들었다. 푸틴이 소리 내어 엽서의 내용인 "만일 대통령님이 물에 빠진다면 오바마 대통령이 구해줄까요?"를 읽었다. 그리고 나서 푸틴은 "나는 물에 빠지기 싫습니다"라고 말한 뒤 웃었다. 푸틴은 이어 "오바마와 가까운 관계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오바마는 좋은 사람(good man)이기 때문에 구해줄 거라 생각합니다"라고 대답했다.

25일 미 ABC기자가 던진 '푸틴이 물에 빠진다면…' 질문은 이 같은 배경이 존재한다. 푸틴이 자문자답한 내용을 실제 오바마 대통령에게 확인한 것이다. 이런 내용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일까. 위 질문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답변, '푸틴이 물에 빠지면 구할 것'이라는 말이 우리나라 언론에 의해 <오바마 "푸틴 물에 빠지면 당연히 구할 것"(속보)>이라고 보도되는 상황도 연출됐다.

<로이터통신> 기자의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만일 미 ABC기자가 '푸틴이 물에 빠진다면…' 질문을 앞선 순방국인 일본에서 했다면 그는 센스 있는 질문을 했다고 평가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26일 현재 한국은 '상중(喪中)'인 상황이다. 그리고 여전히 115명이 물 속으로 침몰한 세월호 어딘가에 갇혀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을 조금이라도 고려했다면 그런 질문을 던질 수 있었을까?

ABC 기자에 앞서 질의자로 나선 <로이터통신> 매튜 스페탈닉 기자는 질문에 앞서 "이번 세월호 사건과 관련하여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Condolences on your country's tragic loss)"고 말한 뒤 박 대통령에게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이에 박 대통령은 답변에서 "먼저 이렇게 희생자 또 피해자 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에 앞서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전에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으로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해 30초 동안 묵념하기도 했다. 묵념에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세월호가 침몰하던 날 백악관에 게양됐던 성조기를 박 대통령에게 전달하며 다시 한번 애도의 뜻을 전했다.

'푸틴이 물에 빠진다면…'은 최근 악화된 미-러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질문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어디를 가더라도 꼭 한번쯤은 묻고 싶은 질문이 됐다. 그러나 한국에는 세월호가 침몰해 있고, 그 안 어딘가에는 아직 시신조차 찾지 못한 영혼들이 있는 상황에서 그와 같은 질문을 던져야 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그 질문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답변 역시 많은 여운을 남겼다. 오바마는 푸틴이 물에 빠졌다면 구할 것이라고 답한 뒤 "누군가가 물에 빠진다면 당연히 나는 그가 누구라고 하더라도 구해줄 것 같습니다(I'd like to think that if anybody is out there drowning I'm going to save them)"라고 덧붙였다.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한국은 단 한 명도 추가 구조하지 못했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12일째인 27일 현재 세월호 안에는 115명이 갇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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