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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원 국무총리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총체적인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 입장을 밝힌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사의 표명한 정홍원 국무총리 정홍원 국무총리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총체적인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 입장을 밝힌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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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27일 오전 10시 58분]

박근혜 정부의 '초대총리'인 정홍원 국무총리가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세월호 침몰사고 11일 만이다.

그는 27일 오전 정부 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세월호 침몰 사고로 어린 학생들이 수학여행길에 목숨을 잃고 많은 분들이 희생됐다"라며 "사고 희생자의 영전에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하고 유가족 여러분께 마음깊이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 구조되신 분들의 상처 쾌유를 빈다"고 밝혔다.

"국정운영에 부담 줄 수 없어 사퇴 결심"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생중계 화면으로 정홍원 총리의 회견을 지켜 본 실종자 가족들이 하나둘 자리를 뜨고 있다.
▲ 사고 12일째 사의표명한 총리, 자리 뜨는 실종자 가족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생중계 화면으로 정홍원 총리의 회견을 지켜 본 실종자 가족들이 하나둘 자리를 뜨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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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번 사고 발생 전 예방부터 사고 이후의 초동대응과 수습 과정에서 발생한 많은 문제를 제때 처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정부를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한다"라며 "내각을 총괄하는 총리인 제가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이 당연하고 사죄드리는 길이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진작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자 했으나 우선은 사고수습이 급선무이고 하루 빨리 사고수습과 함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책임지는 자세라고 생각했다"라며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제가 자리를 지킴으로써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사퇴할 것을 결심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지금은 서로를 탓하기보다는 하루 빨리 구조작업을 완료하고 사고를 수습해야 할 때"라며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잘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는 이번 사고에 대한 부실 대응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정부 책임론'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침몰사고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미숙했던 대응체계 등을 문제삼고 내각과 청와대의 전면적 인사쇄신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 총리가 전격 사의를 표명하고 나서면서 사전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 총리는 마지막으로 "부디 국민 여러분과 세월호 피해자 가족분들께서 소명을 다하지 못하고 떠나는 저를 용서하고 이해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이번 사고가 원만하게 수습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주시고, 다시는 이런 참담하고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다시 한 번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제외한 내각의 거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세월호 침몰사고 12일째인 27일 오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 및 자원봉사자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정홍원 국무총리의 사의표명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 팽목항에 생중계 된 정홍원 총리의 사의표명 회견 세월호 침몰사고 12일째인 27일 오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 및 자원봉사자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정홍원 국무총리의 사의표명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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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임면권자가 숙고해 판단할 것"

한편, 청와대는 정 총리의 사의 표명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숙고해 판단할 것으로 밝혔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임면권자가 숙고해 판단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가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만큼, 사의 표명 시기에 대한 논란도 예상된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 세월호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해당부처는 사고를 당한 가족과 국민을 실망시키는 대응을 보였으며 이에 대해서 어떤 변명도 있을 수 없다"라며 "이에 정 총리는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오늘 오전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 모든 일이 발생한 데 대해서 새누리당은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사고를 당한 가족과 국민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한시라도 빨리 사고를 수습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라며 "따라서 정 총리의 사의표명에 상관없이 모든 해당부처의 공무원들은 이번 세월호 사고를 수습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정 총리의 사의 표명 기자회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세월호 침몰사고로 어린 학생들이 수학여행길에서 목숨을 잃고 많은 분들이 희생되었습니다. 이번 사고로 온 국민이 충격과 슬픔에 빠졌고,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열흘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실종자를 찾지 못한 가족들의 절규가 잠을 못 이루게 합니다.

이번 사고의 희생자들의 영전에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하고, 유가족 여러분께 마음 깊이 진심으로 사죄를 드리며, 구조되신 분들의 이번 상처에 쾌유를 빕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하기 전 예방에서부터 사고 이후의 초동대응과 수습과정에서 많은 문제들을 제때에 처리하지 못한 점에 대해 정부를 대표하여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비통함에 몸부림치는 유가족들의 아픔과 국민 여러분의 슬픔과 분노를 보면서 저는 국무총리로서 응당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각을 총괄하는 총리인 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당연하고 사죄드리는 길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진작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자 했으나 우선은 사고수습이 급선무이고, 하루빨리 사고수습과 함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제가 자리를 지킴으로써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사퇴할 것을 결심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은 서로를 탓하기보다는 하루빨리 구조작업을 완료하고 사고를 수습해야 할 때입니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잘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이번 사고를 보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 오랫동안 이어져 온 다양한 비리와 잘못된 관행들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그런 적폐들이 시정되어서 더 이상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부디 국민 여러분과 세월호 피해자 가족분들께서 소명을 다하지 못하고 떠나는 저를 용서하고 이해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지금도 사고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활동에 임하고 있는 모든 분들께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께서 이번 사고가 원만하게 수습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주시고, 다시는 이런 참담하고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다시 한 번 호소드립니다.


태그:#정홍원, #세월호 침몰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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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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