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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외고 사망사고가 지난 3월 31일(월요일)에 일어났습니다. 두 번째 사고는 4월 11일(금요일)에 일어났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폭력으로 인한 사망 뉴스는 언론이나 학교측에서도 매우 조심스러워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2차 피해 우려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언론에 보도 되었다가 여론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들어 갈 경우 수습을 어렵게 만들 수 있기에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습니다. 언론에 짤막하게 단신으로 처리를 해도 학교 이름은 실명으로 밝히지 않는 관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재학생들에게 또 다른 피해를 우려한 것입니다. 언론에서 나름의 보도지침이 잘 된 것이라고 봅니다. 이 부분은 학교에서 사고를 왜곡하거나 고의적으로 은폐한 경우는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 진주외고 사건의 경우를 찬찬히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1차 사망사건은 그런대로 앞서 언급한 이러저러한 이유로 학교나 재학생을 보호하고 2차 피해를 우려한 나머지 언론에서 소극적으로 보도하거나 비실명으로 보도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보아집니다. 그런데 2차 사망사고가 발생한 4월 11일(금)부터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토, 일요일은 신문이 휴간하기 때문에 4월 14일부터는 신문에서 학교 이름을 실명으로 거론하는 것은 그렇다 쳐도 몇 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심각성을 가질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각 언론사 마다 최소한 기자 2명 이상을 2차 사망사건에 투입하여 다각도로 취재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그동안 일어난 폭력사고, 해당 학교와 경남도교육청과의 특수한 관계, 교육부의 지침, 진주외고 이사장의 처신, 진주외고 이사장과 고영진교육감 과의 특수관계 등입니다.

신문 보도 결과물을 놓고 볼 때 민감한 사안은 알면서도 애써 모른채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고영진 교육감과 진주외고 이사장은 부부관계입니다. 아주 특수적인 위치에 놓여있는 사실을 기자들과 지역언론이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걸 두고 전형적인 눈치보기다 이렇게 말합니다. 도교육청에서 1년에 지역언론으로 흘러들어가는 후원금, 광고비, 각종 행사 찬조금 등이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일부는 예산 때문에 그렇게 보도한 것이 절대 아니라고 하겠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고영진 교육감에 대해서 불리한 여론을 조성하지 않을려는 생각만큼은 숨길 수가 없을 겁니다.

한 가지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은, 먼저 1차 사망 사고가 발생한 뒤 4월 11일까지는 진주외고를 비실명으로 보도했습니다. 학생들에게 2차 피해를 우려한 이유였습니다. 나름 일관성을 가지고 보도를 했습니다. 그런데 일제히 학교 이름이 공개된 것은 2차 사망 사고가 발행한 이후 였습니다. 이는 일관성도 없을 뿐더러 중앙언론에서 실명보도가 나가자 쫄쫄이 보도를 한 것입니다.

백번 양보해서 일관성을 가지려면 끝까지 가야지 왜 도중에 포기했느냐는 것입니다. 이쯤 되면 고영진 고육감 눈치 볼 필요가 없는 시점이기 때문에 비실명 보도를 실명보도로 전환 한 것입니다.

도교육청에서 한 두 언론사는 관리가 쉬우나 여러 매체가 동시다발적으로 치고 나갈 때는 속수무책이기 때문입니다. 지역언론사도 이 때다 싶어 학교 이름을 실명으로 전환 한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이쁘게 봐 줄 수 있습니다. 지역언론사가 이번에 전형적인 눈치 보기식 보도했다는 것은 진주외고 이임선 이사장과 고영진 경남도교육감의 관계를 고의적으로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한 두 번 간단 언급 수준) 고영진 교육감은 현재 예비후보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본인이나 배우자(진주외고 이임선 이사장)라 할지라도 현행법상 선거운동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진주외고 이임선 이사장의 행동은 달랐습니다. 진주외고 이임선 이사장은 첫 번째 학생이 사망한 4월 3일, 멀리 창원 합포구까지 발걸음을 했습니다. 다름 아닌 경남상인회 정기총회에 얼굴을 내 민 것입니다. 두 번째 학생이 학교폭력으로 사망한 다음날인 4월 12일에도 창원에 얼굴을 내 밀었습니다.

창원 늘푸른전당에서 열린 창원시 가정어린이집원장 연수에도 참석하여 내빈소개를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에 학교폭력으로 인해 학생이 둘씩이나 죽어나가는 마당에 교육감 부인은 표밭갈이를 했던 것입니다. 이임선 이사장이 두 번씩이나 창원을 찾을 때는 아직 장례로 치루지 못한 상태 였습니다. 이 사안이 여러분들이 판단하시기에 이임선 이사장의 잘못된 행동을 보도하면 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경쟁자들이 악용 할 수 있다고 보아지십니까?

세상은 상식입니다. 언론도 그 범주를 넘어서기 어렵습니다. 이 사실을 알면서도 눈을 감아버린 지역언론은 고영진 교육감, 상대 후보가 선거에 이용하거나 악용 할 우려가 있다기 보다는 고영진 교육감에게 불리한 여론을 사전에 만들지 않기 위한 변명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단호하게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뉴스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는 기자나 편집국장이 있다면 이 사람은 기자 될 자격이 없다고 봅니다. 학생이 죽었는데 학교 이사장은 남편 선거운동 하러 다녔다는 사실이 어떻게 뉴스가치가 낮은 것인지 묻고 싶은 것입니다. 그래도 염치는 있었던가 봅니다.

<오마이뉴스>나 <중앙일보>가 일제히 선두로 치고 나가자 그때서야 지역언론은 겨우 의자에서 일어나는 수준이었습니다. 이번에 전국의 네티즌들이 공분하면서 이임선 이사장과 고영진 교육감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키게 만든 일등공신은 다름 아닌 보수언론이었습니다. 지역언론이 은폐에 가까운 보도 태도를 취하자 보수언론은 뉴스가치가 높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번 사안만큼은 보수언론의 뉴스가치 판단이 옳았습니다. 그동안 지역주민들은 지역언론을 먹여 살렸습니다. 광고 주고, 신문 구독해주면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지역언론은 왜 지역의 매우 중요한 뉴스를 숨기면서 이 정보들을 중앙언론을 통해서 알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http://blog.daum.net/gnccdm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글쓴이는 경남민언련 강창덕입니다.



태그:#진주외고, #이임선 이사장, #고영진교육감, #고영진 부인, #강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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