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남재준 국정원장 파면! 관권부정선거 간첩조작 특검촉구'등을 요구하며 서울 청계광장에서 18일째 단식농성을 벌이는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 단식 18일째, 박석운 진보연대 대표 '남재준 국정원장 파면! 관권부정선거 간첩조작 특검촉구'등을 요구하며 서울 청계광장에서 18일째 단식농성을 벌이는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사과는 했지만 사퇴는 없었다. 남재준 국정원장이 15일 오전 10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일부 직원들이 증거위조로 기소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원장으로서 참담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강도 높은 쇄신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전날 검찰이 내놓은 국정원 간첩 증거조작 의혹 사건 수사 발표에 따른 조치였다.

이날로 18일째 단식 중인 박석운(60)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남 원장의 사과를  "국민 기만술"이라고 비판했다. 증거 조작 의혹이 불거진 뒤, 국정원이 자체 조사를 벌여 스스로 진상을 밝혔어야 했다는 것이다.

남 원장 사과 직후, 서울 청계광장 농성장에서 만난 박 대표는 "지난 1월부터 증거조작이 확인됐기 때문에 국정원장이 직접 자체 조사를 벌여 스스로 진상을 밝혀야 했다"면서 "어느 누구도 사과의 진정성을 믿지 않는다. 국민들도 사과라고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 원장을 비롯해 황교안 법무부장관,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사퇴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과 국정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며 농성중이다. 오는 4·19 혁명기념일을 맞아 진행하는 '10만 국민 촛불 대행진'까지 단식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박근혜, 진정 사과한다면 남재준 파면해야"

남 원장의 안보론에 대해서는 박 대표는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것은 바로 국정원장과 남재준 원장"이라며 "간첩 수사를 조작하는 형태로는 결코 국가 안보를 지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특별검사제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대선 조작 사건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제대로 안 하니까 간첩 증거조작 사건으로 재발됐다"며 "이번에 그냥 넘어가면 엄청난 형태로, 상상할 수 없는 조작 사건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농성장에는 이날 하루 동조단식 참가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한국여성민우회의 김민문정 공동대표와 주해은 활동가, 신수경 새사회연대 공동대표, 강다복 전국여성농민회총연맹 회장, 김종일 서울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공동대표가 나란히 농성장을 지켰다. 농성장 정면 바닥에는 '모이자!, 4·19! 나서자! 거리로! 가자! 민주주의로!'가 적힌 플래카드가 펼쳐져 있었다. 또 오른편 바닥에는 '남', '재', '준', '파', '면'이 적힌 피켓이 붙어 있었다.

인터뷰 도중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유감을 표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남 원장에 대해 재신임을 나타냈다. 박 대표는 이 소식을 듣고 목소리를 높였다.

"말이 됩니까. 모순이죠. 진정 사과한다면 책임자 파면해야죠. 국정원에게 개혁안을 기대한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입니다. 사과하는 시늉만 한 것입니다. '눈가리고 아웅'입니다."

'남재준 국정원장 파면! 관권부정선거 간첩조작 특검촉구'등을 요구하며 서울 청계광장에서 18일째 단식농성을 벌이는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 단식 18일째, 박석운 진보연대 대표 '남재준 국정원장 파면! 관권부정선거 간첩조작 특검촉구'등을 요구하며 서울 청계광장에서 18일째 단식농성을 벌이는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다음은 박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남재준 원장이 사과했다는 소식을 듣고 농성장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한마디로 웃기는 소리예요. 남 원장은 분노를 넘어서 조소의 대상입니다. 어느 누구도 사과의 진정성을 믿지 않습니다. 국민들도 사과라고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 사과했으나 거취 표명은 없었습니다. 혹시 자진 사퇴를 기대하지 않으셨나요?
"전혀 기대 안했습니다. 대통령이 이번 사건에 대해 무시하고 있는데 남 원장이 스스로 사퇴할 것이라고는 생각을 안 했습니다."

- 어제 검찰 수사 발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검찰이 남 원장을 무혐의 처리한 것은 범인 은닉죄에 해당합니다. 알고서도 기소 안 한 거죠. 다른 꼼수도 있습니다. 검찰이 3급 국정원 직원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불구속에서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도 불구속 기소했잖아요. 이는 재판에 가서 무죄를 노리는 꼼수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조작의 달인들입니다. 불구속 해놓고 자기들끼리 입 맞춰서 조작할 것입니다."

- 국정원장의 사과문은 어떻게 평가합니까?
"전형적인 국민 기만술입니다. 왜냐하면 지난 1월부터 증거조작이 확인됐는데, 국정원장이 직접 자체 조사를 벌여 스스로 진상을 밝혀야 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은폐하고 조작했습니다. 검찰 수사에서도 국정원장의 허가를 받기 전에는 들어올 수 없다면서 협조를 안 했습니다. 수사를 방해한 것이죠. 거기다 아랫사람은 자르고 자기 자리만 지키겠다니, 정말 비겁합니다."

- 남 원장이 참담하다는데, 단식하는 입장에서 어떤 심경입니까?
"단식하는 저희가 참담하죠. 진정성을 갖고 스스로 밝혀냈다면 이렇게까지는 안 됐을 거예요."

"국정원과 남재준이 국가 안보 위협 세력"


15일 오전 '남재준 국정원장 파면! 관권부정선거 간첩조작 특검촉구'등을 요구하며 서울 청계광장에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와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가 18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동조농성자들이 속속 결합한 농성장에는 호기심을 갖고 질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영어, 중국어 안내문도 설치되어 있다.
▲ "남재준 국정원장 파면하라" 18일째 단식농성 15일 오전 '남재준 국정원장 파면! 관권부정선거 간첩조작 특검촉구'등을 요구하며 서울 청계광장에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와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가 18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동조농성자들이 속속 결합한 농성장에는 호기심을 갖고 질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영어, 중국어 안내문도 설치되어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 남 원장은 국가 안보를 내세우면서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것은 바로 국정원장과 남재준 원장입니다. 간첩 수사를 조작하는 형태로는 결코 국가 안보를 지킬 수 없습니다. 그들은 정권 안보만 노리고 있습니다."

- 쇄신안을 내겠다는데 자체 개혁안이 가능할까요?
"웃기는 소리입니다. 코미디예요. 박근혜 대통령의 지침입니다. 안 봐도 비디오죠. 국정원은 범죄 집단입니다. 대통령 선거를 조작했고 이번에는 간첩을 조작한 범인입니다. 거대한 범죄 집단이 자체 개혁하겠다뇨? 국민 기만입니다. 국내수사파트를 없애 국정원이 국내 정보를 수집할 수 없도록 해야합니다. 또 저희가 계속해서 요구했듯이 특별검사제를 통해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해야 합니다."

- 정부는 남 원장의 사과로 이번 사건을 마무리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특검을 통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사망상태에 빠집니다. 명명백백한 이 사건을 국민들이 용인하면 또 재발할 수 있습니다. 대선 조작 사건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제대로 안 하니까 간첩 조작 사건으로 재발된 것입니다. 이번에 그냥 넘어가면 엄청난 형태로, 상상할 수 없는 조작 사건이 일어날 것입니다. 민주주의의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검이 필요합니다."



태그:#남재준 국정원장, #국정원 대선 개입, #국정원 간첩 조작 의혹 사건, #박석운 공동대표, #국정원 시국회의
댓글38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