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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정치연구회, 좋은정책포럼, 젠더정치연구소 공동주최로 '기초선거 공천 폐지 및 무공천 관련 전문가 긴급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기초선거 공천 폐지 및 무공천 관련 전문가 토론회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정치연구회, 좋은정책포럼, 젠더정치연구소 공동주최로 '기초선거 공천 폐지 및 무공천 관련 전문가 긴급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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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선거 무공천은 새정치의 핵심적인 가치가 될 수 없고 또 되어서도 안 된다."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정면비판했다. 정 교수는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초선거 폐지 및 무공천 관련 전문가 긴급 토론회'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약속은 정치 축소라는 맥락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무공천이) 공천으로 인한 비리와 부패를 부분적으로 줄인다 해도 정당정치의 하부구조를 더욱 취약하게 만드는 정치 개악의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날 긴급 토론회는 한국정치연구회와 좋은정책포럼, 젠더정치연구소가 공동으로 개최했다.

정 교수는 특히 새정치연합이 약속이라는 명분을 지키려다 지방선거 참패라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고 지적했다. 그는 "안철수 대표는 '약속을 이행하는 정치'와 '약속을 저버리는 정치'의 프레임이 이번  6·4 지방선거 경쟁의 주된 구도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는 과도한 도덕정치로 인한 책임정치 방기라는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막스 베버는 정치는 신념윤리뿐만 아니라 책임윤리까지 요구했다"며 "정치는 도덕군자들의 놀음이 아니라 현실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그 결과까지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는 결과까지 책임지는 것... 무공천 재고해야"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만을 위해 급하게 기초선거 무공천을 결정한 것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한다"며 "정당정치의 하부 구조를 더욱 취약하게 만드는 정치 개악의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정 교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선거 무공천 결정 논란에 "안철수 공동대표 결단 하에 최고위원회 결정으로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정해구 "기초선거 무공천은 정치 개악의 결과로..."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만을 위해 급하게 기초선거 무공천을 결정한 것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한다"며 "정당정치의 하부 구조를 더욱 취약하게 만드는 정치 개악의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정 교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선거 무공천 결정 논란에 "안철수 공동대표 결단 하에 최고위원회 결정으로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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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수는 또 "기초선거 정당 공천 폐지 약속은 그것이 쌍방 합의를 전제로 하는 약속이라는 점에서 새누리당이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때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그 약속을 이행할 수 없다"며 "새정치민주연합 일방적으로 결정한 기초선거 무공천은 적절하고 타당한 결정이 아니라는 점에서 재고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철수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안 대표가 선거 결과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인지, 무공천 철회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데, 후자가 낫다고 생각한다"며 "최고위원회 결정이나 전당원 투표로 무공천 철회를 결정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안 대표의 결단"이라고 말했다.

오유석 젠더정치연구소 대표.
 오유석 젠더정치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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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를 맡은 정 교수뿐만 아니라 이날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 중에서도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오유석 젠더정치연구소 대표는 "2006년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및 비례대표제 여성할당제 도입 등으로 기초의회 의원 중 여성 비율은 2002년 2.2%에서 2010년 21.7%로 증가했다"며 "다른 나라 사례를 보더라도 기초선거 공천이 폐지되면 풀뿌리 민주주의가 활성화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정치의 보수화로 이어지게 되고 지역토호세력의 기득권만 강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또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초선거 무공천 입장만 내세우면서 함께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던 여성참여보장 확대에 대해서는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충분한 검토 없이 채택된 잘못된 공약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태수 꽃동네대학교 교수는 "지역정치 또는 생활정치가 복지정치 출발점"이라며 "현재 지역정치 불신을 빌미로 기초선거 공천 폐지로 지역정치 자체를 없애는 것은 반시대적이고 반복지적"이라고 말했다.

반론 : "무공천 철회하면 변명하다 시간 다 보낼 것"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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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반론이 없지는 않았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기초선거 공천 폐지는 무모하고 잘못된 약속이었다"고 비판하면서도 "무공천 철회 과정에서 생길 당 안팎의 논쟁과 새정치민주연합 내 갈등은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안철수 대표는 이미 100년 정당 등 약속을 깼다, 무공천 약속까지 철회하면 (지방선거 과정에서) 당을 대표하는 얼굴이 변명이나 방어하다 시간을 다 보내게 될 것"이라며 "여당의 비판에 대해 대응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민주당이) 안철수 대표와 통합하지 않거나 선거연대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느냐, (민주당이) 무공천 비용을 지불하고 큰 것을 얻고자 통합한 것 아니냐"며 "큰 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지 작은 손해를 어떻게 할 것이냐를 고민하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기초선거 무공천 여부를 둘러싼 이견에도 발제자와 패널들은 새정치연합이 하루빨리 무공천 논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데는 뜻을 같이했다. 무공천 논란이 더 중요한 지방선거 의제를 잠식해 선거 과정을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공천 프레임에 갇힌 새정치연합

발제를 맡은 정해구 교수는 "무공천 논란으로 새정치연합 후보나 공약이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고, 논란 자체가 지지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며 신속한 상황 정리를 주문했다.

유승찬 정치평론가.
 유승찬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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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찬 스토리닷컴 대표는 "새정치연합의 통합컨벤션 효과가 사라지는 이유는 통합을 하고도 어떻게 국민들을 이롭게 할 것인지, 어떻게 좋은 살림살이를 만들지 공감을 일으켜 본 적 없이, 무공천 프레임에 갇혀버렸기 때문"이라며 "국민들이 큰 관심도 없는 새정치 도그마에 사로잡혀 있다"고 지적했다.

이대근 논설위원은 "지방선거 승패는 어떤 공약과 인물을 낼 것인가, 대안세력으로 인식될 수 있느냐에 의해 좌우되는 것인데, 무공천 여부가 (승패를) 결정하는 것처럼 인식하고 몰아가는 것은 잘못됐다"며 "(새정치연합이) 이번 선거에서 무공천이냐 유공천이냐를 놓고 국민들에게 선택하라고 한다면 그건 야당이 해체돼야 할 사유"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차악은 무공천을 번복하는 것이고 최악은 무공천 유불리 따지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며 "무공천 트랙에서 벗어나 대안정당의 모습, 즉 서민들 고통을 느끼고 공감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무공천 정리 과정에서 새로운 리더십 보여줘야"

김호기 연세대 교수.
 김호기 연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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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참석자들은 기초선거 무공천을 둘러싼 논란을 끝내는 방법으로 전당원 투표는 물론 일반 국민들의 의견까지 수렴하는 열린 자세를 주문했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새정치가 정치적 권리를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라면 중요한 결정에 대해 국민들이나 지지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전당원 투표제는 물론 국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국민들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찬 대표는 "새정치연합이 공천이냐 아니냐는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공천 문제를 밀실에서 결정하는 게 아니라 당원과 국민들이 참여하는 열린 토론과 전당원 전수 조사 등 데이터리더십으로 돌파해야 한다"며 "무공천 문제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줌으로써 이게 지방선거의 새로운 아젠다가 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상호 새정치연합 의원은 "무공천이 모든 쟁점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돼 버린 상황"이라며 "공천을 하든 무공천을 하든 전당원 투표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그:#기초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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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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