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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미 시민기자가 '내가 본 북한은'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북한 주민들의 생활 모습을 공개하며 "마음을 열고 바라보자"고 말했다.
 신은미 시민기자가 '내가 본 북한은'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북한 주민들의 생활 모습을 공개하며 "마음을 열고 바라보자"고 말했다.
ⓒ 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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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남한) 사람들은 마음대로 북한에 못 가죠, 그런데 남한 국적자만 아니면 누구든 북한 관광을 할 수 있어요, 우리는 같은 한민족인데 서로의 삶을 살펴볼 수 없는 건 큰 비극입니다."

2일, <오마이뉴스>에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기사를 연재하고 있는 신은미 시민기자가 대구시 북구에 있는 경북대학교를 찾았다. 신 기자는 6·15 남측위원회 대구경북본부와 경북대한국교민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내가 본 북한은'이란 주제의 강연자로 초청됐다. (연재 글: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

신은미 시민기자는 이 자리에서 100여 명의 학생·일반인들과 만나 "대구는 내 고향이라 그런지 여러분들을 보니 어색함도 없고, 오랜 친구를 만난 듯 친숙하다"라고 반갑게 인사했다.

이어 "멀리 떨어져 살지만, 이렇게 금방 마음이 통하는 이유는 우리가 한민족이기 때문"이라며 "북한 동포들을 만나도 마찬가지로 그들이 내 친구, 가족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라고 말했다.

그는 2011년 10월부터 현재까지 6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그는 북한 관광을 남편이 처음 북한 관광을 제안했을 때를 떠올렸다. 그는 "그 때는 북한에 간다는 것을 상상도 못 했다, 차라리 달나라 관광을 생각했을 정도"라며 "통일, 한반도 평화 등에 대해 생각도 못 해서 북한에 가자는 제안에 쉽게 응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또한 그는 "한국에서 3주간 순회강연을 한다고 했더니 주위에서는 '성악 가르치러가냐'고 생각했다"라며 "나 자신도 북한에 대해 강연하고 기행문을 기사나 책으로 쓴 사실이 기적 같다"라고 말했다.

신은미 시민기자는 6차례 북한을 방문하면서 수양딸도 생겼다. 왼쪽이 신 시민기자의 수양딸 설경씨.
 신은미 시민기자는 6차례 북한을 방문하면서 수양딸도 생겼다. 왼쪽이 신 시민기자의 수양딸 설경씨.
ⓒ 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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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질감 느낀다는 건 우리만의 착각"

신 기자는 여행을 떠나겠다고 마음먹은 이유에 대해 "북한 주민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을지, 남북의 이질감의 골이 얼마나 깊을지가 궁금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주민에게 함께 사진 찍자고 요청하면 (북한 주민들이) 흔쾌히 응해주면서 손도 잡더라"라며 "막상 북한에 가니 이질감은 느낄 수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질감을 느끼며 그것을 극복해야한다는 것은 우리만의 착각"이라며 "마음을 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6차례나 북한을 방문하다 보니 그에게는 수양딸과 수양조카도 생겼다. 수양딸 '설경'씨는 2012년 12월에 결혼했다. 수양딸이 결혼하고 임신해 만삭이라는 소식을 듣고 각종 유아용품을 바리바리 싸들고 지난해 8월 북한을 방문했다.

그는 "수양딸을 만나러 간다는 생각에 두근두근 거렸다"라며 "나도 이렇게 수양딸이 그리운데 이산가족의 심정은 오죽하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멀리서 대구로 공부하러 온 학생들 있을 텐데 한 두 달 가족과 떨어져 있으면 그립고 마음이 힘들지 않느냐,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강제로 헤어져 60년을 떨어져 산 이산가족들은 우리보다 그리움이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기자는 지난 2월에 있었던 남북이산가족상봉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TV를 통해 이산가족상봉 모습을 보며 만날 수 있다는 것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은 하늘이 맺어준 천륜인데 그것은 어떤 정부도, 제도도 가를 수 없다"라며 "한반도의 분단, 이산가족 문제는 21세기의 야만성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산가족상봉부터 민영화해야"

신은미 시민기자는 진정한 선진국은 경제적인 것뿐 아니라 문화적인 것도 따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외국에 있는 이산가족동포들은 남한 국적자가 아니기에 얼마든지 북한에 갈 수 있다"라며 "다들 그렇게 마음만 먹으면 만나는데 왜 남한에서는 안되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감히 제안하자면 철도나 의료를 민영화하는 게 아니라 이산가족상봉, 북한여행을 민영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남북 이질감이 크다고 주장한다, 정치인들도 동질성 회복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우리가 그들의 눈빛을 읽고 손 한번 잡고 이야기 한마디 나누면 동질성 회복은 금방"이라고 말했다.

신 기자는 "우리 마음속에 있는 분단의 장벽부터 무너뜨리고 사랑을 회복해야한다"라며 "그것이 바로 '통일 대박'이 아니겠냐"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통일은 어렵고 통일 비용도 많이 들며 지금까지 살아온 환경도 달라 이질감이 클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신은미 시민기자는 "이산가족상봉 민영화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신은미 시민기자는 "이산가족상봉 민영화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 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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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북한에 가기 전에는 냉소적인 시선으로 그들(북한 주민)을 봤어요, 종교적 신념으로 아무리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려 해도 힘들었는데 막상 다녀오니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신 기자는 남북갈등뿐 아니라 남한 내 갈등도 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로가 다르다면 그 다름 자체를 그냥 인정하면 되는 것"이라며 "다르다는 걸 틀렸다고 지적하니 갈등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로 이해하고 화해하면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다"며 "남한 내 갈등도 풀고 얼어붙은 남북 관계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은미 시민기자는 지난 1일부터 전국 16개 도시를 대상으로 순회강연을 시작했다. 1일 울산, 2일 대구, 부산에 이어 3일부터는 전라도 지역에서 강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태그:#신은미, #재미동포,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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