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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을 선물한다〉
▲ 책겉그림 〈스칸디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을 선물한다〉
ⓒ 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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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준·황레나의 〈스칸디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을 선물한다〉는 책이 나왔어요. 이 책은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즉 스칸디나비언(Scandinavian)의 교육법에 관한 이야기죠.

뭐랄까요? 우리나라의 교육법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교육법이 존재한다는 걸 새삼스레 알 수 있죠. 왜 '스칸디 맘', '스칸디 대디'하는지 확실하게 알려주는 책이죠. 말괄량이 삐삐도 그 사회에서 나온 이야기라니 놀랍지 않나요?

"레고(Lego)는 덴마크어로 '잘 논다'(leg dodt)라는 말을 줄여 붙인 이름이다. 책상 앞에 앉아 교과서를 외우기보다 '잘 놀아야 잘 큰다'는 스칸디 부모의 철학을 말해주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 놀고 휴식할 수 있는 시간과 환경을 충분히 제공해 주는 것을 스칸디 부모들은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83쪽)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내용이라면 바로 이것이지 않나 싶죠. 스웨덴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잘 놀아준다는 것 말이죠. 놀면서 배우도록 하는 것보다 더 좋은 교육법은 없다는 뜻이겠죠. 집에서 또는 산과 들에서 아이들과 뒹굴며 놀 때 아이들은 그 속에서 사랑과 존경과 우애와 자긍심을 갖는다는 것이죠.

물론 그를 위해 뒷받침돼야 할 게 있겠죠. 육아휴직 같은 것 말이죠. 그래서 그럴까요? 스웨덴에서는 엄마가 쓸 수 있는 육아휴직 기간이 총 480일이나 된다고 하죠. 재밌는 건 그 중에서 60일은 아빠가 써야 한다는 것이죠. 남성에게도 육아참여를 장려하기 위한 법 제정이라고 하죠. 그만큼 스웨덴에선 임신과 출산과 양육은 퇴직의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하죠.

와우, 놀랍지 않나요? 우리나라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들이죠. 그런 것은 정치적인 쟁취를 통해서라야 가능하지 않을까요? 물론 법으로 그것들을 정해 놓았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인 눈초리들도 바뀌어야 하겠죠. 어디 그 뿐인가요? 남성들이 밖에서 일하고, 여성들이 집안일 하는 게 능력 있는 가정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죠. 우리나라의 여성들도 그걸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고요.

그런 사회이다 보니, 자녀들에게 능력 있는 아빠와 엄마가 누군지 알 수 있죠. 아이들이 원하는 걸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부모가 가장 능력 있고 존경받는다고 생각하죠. 자녀들에게 돈이나 물질로 보상하는 부모를 최고로 꼽는 풍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죠.

하지만 스웨덴 부모들은 달라도 한참은 다르다고 하죠. 그곳의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시간을 선물하는 걸 최고 가치로 꼽는다고 하죠. 물질적인 지원은 그 다음의 일이고요. 그곳의 부모들은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간은 부모 것이 아니라 아이의 것이요, 행여나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면 모든 계획까지도 수정한다고 하죠.

"긍정심리학이나 행복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아이들이 어릴 때 행복을 경험하지 못하면 커서도 불행해질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부모가 서로에 대한 불만으로 자주 언성을 높이며 싸울 경우, 아이들은 어마어마한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202쪽)

남녀평등의 사회를 구현하고 있는 스웨덴에서는, 아이들이 가정속에서부터 행복과 자존감을 만끽한다고 하죠. 그 속에서 크고 있으니 훗날 장성해서도 당당한 것은 당연하다고 하죠. 우리나라 아이들이 사회에서 어른이나 지위가 높은 사람들에게 꿇리고 들어가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모습이죠. 그만큼의 좋은 경험이 그들의 미래를 지배하고 있는 셈이죠.

2011년부터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황선준은 서른 나이에 국비장학생으로 스웨덴의 유학길에 올라 스톡홀름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그의 아내 황레나는 스웨덴 여성으로서 스톡홀름 근교에서 15년째 전문 상담사로 일했다고 하죠. 그걸 바탕으로 쓴 책이니, 이 책은 그야말로 생생한 현장감을 맛볼 수 있겠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교회에서 부목사로 일하고 있는 나로서도 이 책을 읽고 생각할 게 참 많았죠.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시간을 낼 수 있을지 고민도 했죠. 물론 시간이 없다는 것은 다 핑계일 뿐, 모두가 나 하는 나름이지 않을까 싶어요. 틈틈히 짬을 내서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많이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특별히 조기교육, 그중에서도 영어에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는데, 이 책에서 묘책을 하나 전해주고 있네요. 스웨덴 아이들은 영어학원이나 방과후 같은 곳에서 영어를 따로 배우지 않는다고 하죠. 대신에 텔레비전도 영어로 된 만화나 게임 같은 프로그램을 틀어주고, 영어로 된 재미난 책들을 집에서 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준다고 하죠.

더욱이 아이들에게만 책을 읽으라고 닦달하게 아니라, 부모가 먼저 솔선수범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교육이라고 하죠. 말로 하는 교육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지만 자녀에게 감동과 도전을 주는 교육은 정말로 오래간다고 하니 말이죠.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스칸디 맘', '스칸디 대디'가 되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스칸디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을 선물한다 - 자신감과 행복지수 세계 최고인 북유럽 육아와 교육의 비밀

황선준.황레나 지음, 예담(2013)


태그:#황선준·황레나, #〈스칸디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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