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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서영교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국정원 트위터 범죄일람표를 분석한 자료를 쌓아놓고 봇 계정을 이용한 국정원의 대량 유포글 사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서영교 "국정원, 봇 이용해 대량으로 글 퍼 날랐다" 민주당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서영교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국정원 트위터 범죄일람표를 분석한 자료를 쌓아놓고 봇 계정을 이용한 국정원의 대량 유포글 사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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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트위터 해시태그(#) 기능을 활용해 보수 성향 트위터 이용자의 글을 대량으로 리트윗했음이 드러났다. 또한 하나의 계정에 글을 띄우면 미리 연결해둔 유령 계정에 동시에 글이 게시되는 프로그램(트윗 덱), 뉴스 사이트나 카페·블로그·트위터 사용자에 대해 링크를 걸어두었다가 봇 계정과 연결해 30분 혹은 1시간 단위로 자동으로 전송하는 프로그램(트윗 피드)을 이용해 무차별적으로 트위터 글을 살포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연 야당 법사위원들은 "국정원은 직원이 직접 작성한 것은 590건 밖에 되지 않는다며 개인적 일탈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봇을 사용해 무차별적으로 트위터 글을 확산시킨 것은 실적 평가를 염두에 둔 행동이다, 조직적 선거개입"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달 29일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2차 공소장 변경에 따른 범죄 일람표를 제출받은 야당 법사위원들은 대선 개입 관련 트위터 121만 건을 모두 분석해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지난 달 20일, 2차 공소장 변경을 신청한 검찰은 트위터 글 121만 여 건 가운데 118만 3000여 건이 트윗 덱이나 봇 프로그램을 통해 유포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해시태그·트윗 덱·트윗 피드... 국정원의 '트위터' 이용 천태만상

민주당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춘석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국정원 트위터 범죄일람표를 분석한 자료를 쌓아놓고 봇, 트위터피드, 트윗 덱 등 자동 전송 프로그램을 통해 한꺼번에 수십 개에서 많게는 천 개가 넘는 글을 퍼날랐다고 설명하고 있다.
▲ 이춘석 "국정원, 자동 전송 프로그램 통해 유포" 민주당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춘석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국정원 트위터 범죄일람표를 분석한 자료를 쌓아놓고 봇, 트위터피드, 트윗 덱 등 자동 전송 프로그램을 통해 한꺼번에 수십 개에서 많게는 천 개가 넘는 글을 퍼날랐다고 설명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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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직원들이 적극 활용한 것은 해시태그(#)다. 해시태그는 #뒤에 특정 단어를 입력해, 특정 주제에 대한 글임을 나타내는 기능이다. 2차 공소장 별지를 분석한 결과 #KOCON(대한민국애국보수주의연합), #safekorea, #Dcin 등 보수 성향의 트위터리안들의 글을 국정원이 대량 리트윗한 것이 드러났다.

#KOCON 소속 한 회원은 지난 해 10월 2일 "박정희를 지켜야 애국자들이 산다, 우리는 우리를 지키고 박정희-이승만을 지켜야 한다"는 글을 올렸고, 국정원에 의해 대량 리트윗됐다. 이 같은 글들은 평균적으로 수십 건씩 반복적으로 리트윗됐다. 특히 #KOCON 트위터 내용이 4초간 총 77개 전송된 사례도 발견됐다. #safekorea 소속 회원이 올린 "노무현의 NLL 발언이 담긴 대화록은 공개돼야 한다" 글 역시 수십 차례 리트윗됐다.

국정원은 트위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보수 성향의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 글도 유포했다. 보수 성향의 블로그 '대한민국 사랑, 하얀비의 풀꽃편지, 무한의 정구지네 블로그' 등이 대표적이다. '하얀비의 풀꽃편지'의 경우 "문재인은 걸핏하면 눈물-이런 사람 대통령 하면 안 된다" 등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나 민주당을 반대하는 글을 주로 올렸다. '대한민국 사랑' 역시 "국회 국방위원회에 종북 의원들이 5명"라는 등 보수 진영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을 꾸준히 올리는 블로거다.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특정 카페, 블로그 글이 조직적으로 국정원 트위터 글에 인용됐다"며 "국정원 차원에서 선택된 블로그나 카페 글을 자동적으로 올라오게 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조직적으로 인용돼 온 걸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국정원 심리정보국 소속 직원들은 '뉴데일리·데일리안·뉴스파인더·독립신문' 등을 연결 시켜 해당 사이트에서 생산한 콘텐츠를 트위터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으로 무차별 전송해 왔다. 이를 통해 지난 해 10월부터 12월까지 두 달 동안 뉴데일리 기사의 경우 34건, 데일리안 기사는 43건, 데일리 NK는 42건의 기사가 확대 재생산됐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국정원이 보수언론에게 기사 및 칼럼을 청탁한 후 이를 다시 대량으로 유포했고, 이를 관리하기 위해 언론사에 선물을 전달하는 등 체계적으로 보수 언론사를 관리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며 "이번 별지 분석을 통해 드러난 사실들이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추석을 전후로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후보에 비해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확 올라가니 국정원이 당황하기 시작했다"며 "그런데 박 후보가 안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는 또 다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202개의 봇 계정이 한꺼번에 트위터를 날렸다, 국정원의 피눈물 나는 노력"이라고 꼬집었다.

121만건 중에 박근혜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도 있다는 새누리당 주장에 대해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이렇듯 자동 프로그램을 통해 글들이 올라가 박근혜 후보를 비판하는 글도 함께 올라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보수 언론이나 블로그·트위터 글을 단순히 리트윗하는 정도가 아니라 자동 확산 프로그램을 통해 뿌렸다, 이건 조직적 선거개입"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태그:#국정원, #대선개입, #해시태그, #봇 프로그램, #121만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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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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