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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문수, 박원순, 송영길, 안희정
 왼쪽부터 김문수, 박원순, 송영길, 안희정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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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5기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이들에 대한 평가가 기다리고 있지만, 일부 광역단체장은 내년 지방선거보다 4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관심을 보인다. 이른바 '잠룡(潛龍 : 물에 잠겨 있는 용이란 뜻으로 아직 임금이 되지 않았음을 말함)'이다.

이들은 이른바 '특강(=특별강의) 정치'로 자신을 알려나간다. 잠룡들의 '특강 정치'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점은 17대 대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유력 대권주자인 이명박·박근혜·정동영 후보는 '특강 정치'를 시작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인기가 집권 중반부터 시들해지면서 대선 분위기가 당겨진 탓에 생긴 새 유행의 정치형태로 당시 평가됐다. 18대 대선에선 안철수 의원이 '특강 정치'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잠룡들의 '특강 정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특강 정치'는 대권주자가 각종 강연으로 인물과 정책을 홍보하고, 유권자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장으로 활용되면서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정치인들은 각종 기회를 만들어 '특강 정치'를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언론에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광역단체장일수록 외부에서 잠재적 유권자를 상대로 '특강 정치'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주요 언론에서 잠룡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김문수(62) 경기도지사, 송영길(50) 인천광역시장, 안희정(48) 충남도지사, 박원순(57) 서울특별시장 등이다. 이들의 특강 횟수는 다른 광역단체장과 비교해도 현격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문수, 주1회 외부특강

2010년 7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광역단체장의 특강 횟수와 주제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해 분석한 결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경우 한 달에 5~6회 꼴로 외부에 나가 강연했다.

김 지사는 강연에서 경기도정에 대한 홍보뿐 아니라,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비판을 포함해 정치적 소신을 알리는 데도 주력했다.

김 지사는 3년 사이에 총160차례 특강했다. 이중 103회는 서울을 비롯한 타 지역이었다. 경기도가 아닌 외부에서 특강하기 위해선 최소 2~4시간을 써야한다. 공무원행동강령엔 기관장이라 하더라도 외부 강연은 대가가 있을 경우 사전에 신고하게 돼있다. 근무시간 중 외부 강의는 신고 여부와 관계없이 출장, 연가 등의 복무규정을 준수해야한다.

160회 특강으로 김 지사가 만난 잠재적 유권자는 5만 1955명에 이른다. 유료 강의는 42회로, 강의료 수입도 3950만 9200원을 기록했다.

주요 광역단체장 특강 현황<시사인천>
 주요 광역단체장 특강 현황<시사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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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마을공동체 등 다양한 주제 강연 

오세훈(52) 전 서울시장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가 무상급식 문제로 임기 13개월 만에 물러났다. 오 전 시장은 임기 13개월 동안 46차례(참가 인원 9750명) 외부 특강에 나섰다. 외부 특강에서 받은 강사료는 2300만원에 이른다. 우리나라 고졸 신입사원 초봉 평균 1831만원(인센티브 제외, 기본상여금 포함)보다 많다. 오 전 시장은 46시간의 특강으로 이같은 수입을 얻었다.

16개 광역단체장 중 오 전 시장만이 100% 유료 특강을 했다. 다만 오 전 시장은 2006년 8월부터 2008년 12월 말까지 129건의 강사료와 방송출연료 등을 저소득층을 돕는 데 기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취임 이후 총32회(참가 인원 6930명)의 외부 특강에 나섰다. 참여연대와 희망제작소 등에서 활동해서인지 다른 광역단체장과 다르게 나눔, 기후변화, 마을공동체 등 다양한 주제로 강연해 눈길을 끌었다. 박 시장은 임기 22개월 동안 강사료로 1175만 3200원과 30만엔(한화 324만원 상당/ 아사히 지구환경포럼)을 받았다.

송영길, 총104회 특강…주로 시정 홍보

송영길 인천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특강을 많이 했다. 송 시장은 임기 시작 후 올해 8월까지 총104회(유료 26회) 특강했다. 이 기간에 받은 강사료는 1395만원 2790원이다. 인천을 벗어난 특강은 17회다.

송 시장은 다른 단체장과는 달리 주민자치위원, 통반장을 상대로 인천시정을 홍보하는 특강을 많이 했다. 인천시는 송 시장의 특강 관련 정보를 비교적 자세히 공개했지만, 특강에 참석한 인원에 대해서는 "자료가 확보되지 않았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인천시 관계자는 "타 시·도는 통·반장 교육 등은 특강으로 잡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그것도 다 특강으로 잡았다. 시장님이 특강으로 시정을 많이 홍보한 것은, 타 지역은 지역 방송국이 있어서 시정과 도정을 많이 홍보할 수 있는 반면에, 인천은 지역방송도 없고 지역 신문들도 발행부수가 적어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경우 같은 기간에 총66회(참가 인원 1만 8624명) 특강했다. 충남지역을 벗어난 특강은 12회다. 안 지사는 '진보정치의 나아갈 방향' '민주적 지방정부와 과제' '진보의 미래, 보수의 미래' 등 충남도정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대해 특강했다. 안 지사는 이 기간에 강사료로 2547만 6680만원을 받았다. 외부 특강 39회가 유료였다.

한편, 다른 광역단체장들은 상대적으로 특강이 많지 않았다. 이시종 충북도지사 28회, 강운태 광주시장 19회, 김관용 경북도지사 18회, 김완주 전북도지사 16회, 박준영 전남도지사16회, 김범일 대구시장 12회, 박맹우 울산시장 6회 등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특강은 지역 소재 대학 CEO과정에서 시정과 도정을 홍보하는 정도였다.


태그:#잠룡, #김문수, #박원순, #송영길,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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