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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11월 8일 오전 11시 35분]

▲ 구제역 파동 생수 수질 '적합' 그러나...
ⓒ 강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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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대형마트에서 불거졌던 P생수 환불 사태. 해당 생수의 공장 근처에 구제역 가축 매몰지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염 여부를 우려한 소비자들이 이곳에서 만들어진 생수에 대해 환불을 요구했습니다. 정부가 나서 수질을 검사해 봤더니 결과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소비자로서는 여전히 꺼려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생수공장 근처 구제역 매몰지... 생수 수질검사 결과는 '적합'

P샘물 이동공장이 있는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연곡리 일대에 구제역 가축 매몰지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염여부를 우려한 소비자들이 이곳에서 만들어진 생수에 대해 환불을 요구했다.
▲ P생수 환불 사태 P샘물 이동공장이 있는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연곡리 일대에 구제역 가축 매몰지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염여부를 우려한 소비자들이 이곳에서 만들어진 생수에 대해 환불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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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연곡리. 이곳에 생수공장이 있었지만 지난 구제역 파동 당시 정부는 가축을 축사 인근에 그냥 매몰해 버렸습니다. 해당업체는 작년 2월 이 생수공장을 사들인 뒤 환경부 승인을 받고 지난 5월부터 생수를 판매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저 곳은 생수공장으로부터 500여미터 떨어진 구제역 매몰지입니다. 공장을 중심으로 1km 이내 매몰지만 12곳이나 됩니다. 공장 반경 1km 이내 묻힌 가축 수는 6000여 마리.

이른바 '구제역 생수' 논란이 커지자 환경부는 지난 16일 해당 공장 6개 취수정의 원수를 채취해 51개 항목 등을 검사했습니다. 그 결과 질산성 질소, 염소이온 등 유해화학물질은 기준치 이하로 나왔고 총대장균 등 유해 미생물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해당업체 측은 환경부 검사와는 별개로 자체 역학조사 등을 해왔기 때문에 품질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구제역 매몰지와 같은 잠재 오염원에 대해 담당 공무원은 포획구간(물을 끌어당기는 범위) 안에만 없으면 문제 없다고 설명하지만, 환경단체 전문가는 집수유역(지하수가 모이는 영역) 내에 오염원이 있으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 포획구간-집수유역 개념도 구제역 매몰지와 같은 잠재 오염원에 대해 담당 공무원은 포획구간(물을 끌어당기는 범위) 안에만 없으면 문제 없다고 설명하지만, 환경단체 전문가는 집수유역(지하수가 모이는 영역) 내에 오염원이 있으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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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획구간 안이냐 집수유역 안이냐... '엇갈리는 주장'

[김상철 팔당수질개선본부 물산업지원팀장]: "(포획구간 안에 매몰지가 있으면 안 된다는 거죠?) 그러면 안 되죠. 환경영향조사 통과 자체가 안 됐겠죠... 승인 받은 내용을 보니까 포획구간 내에는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구제역 매몰지가 포함이 안 되어 있더라고요."

환경단체 전문가는 포획구간만이 아닌 지하수가 모이는 영역, 즉 집수유역 내에 매몰지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박창근 시민환경연구소장]: "지금 이 (환경영향)보고서에서 지하수 흐름을 해석한 것을 보면 집수유역 전체에서, 관정에서 지하수를 양수할 경우 흐름 방향이 관정을 향해서 발생하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포획구간 내에만 (오염원이) 영향 미친다'라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집수유역 안 매몰지 27곳... "워낙 급박해서 벌어진 일"

<오마이뉴스>가 단독 입수한 공장 개발허가 환경영향조사서를 보면 이동공장의 집수유역은 900여만 제곱미터, 이곳에서 지하수가 모여 깊이 3.5미터의 대수층을 형성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집수유역 안에는 모두 27곳의 매몰지가 몰려 있는데 구제역 파동 당시 1만 마리에 가까운 가축이 묻혔습니다.

오마이뉴스가 단독 입수한 P샘물 이동공장 환경영향조사서를 보면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포획구간(물을 끌어당기는 범위)이고 가장자리에 녹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집수유역(지하수가 모이는 영역)이다. 집수유역 내 구제역 매몰지는 27곳이다.
▲ 집수유역도와 구제역 매몰지 표시 오마이뉴스가 단독 입수한 P샘물 이동공장 환경영향조사서를 보면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포획구간(물을 끌어당기는 범위)이고 가장자리에 녹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집수유역(지하수가 모이는 영역)이다. 집수유역 내 구제역 매몰지는 27곳이다.
ⓒ 홍영표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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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근 시민환경연구소장]: "지하수가 상류에서 하류로 흘러가는데 여기에 관정을 꽂아 양수하게 되면 지하수위가 떨어지게 됩니다. 지하수위가 떨어지면 하류쪽 물도 역류해서 지하수관으로 들어오게 되거든요... 엄격히 따지자면 구제역 매몰지까지 포획구간에 충분히 포함될 수 있는 현장입니다."

포획구간 밖에 매몰지가 있다고 해도, 지하수위가 떨어지면 집수구역내 매몰지로 오염물질이 흘러들어올 수 있다는 겁니다.

팔당수질개선본부는 생수 취수정 근처에 구제역 가축을 매몰한 것을 두고 구제역 파동 당시 상황이 워낙 급박하다 보니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김상철 팔당수질개선본부 상하수과 물산업지원팀장]: "매몰지 부분은 얘기하지 마시고요. 샘물 허가 부분만 가지고, 그건 농림부 소관이었기 때문예요. 아시다시피 그 당시 상황들이 워낙 급박했고, 개인 사유지 공유지 떠나서 가장 가까운 데 묻었던 거잖아요."

매몰지 관리는 3년까지... 오염 가능성 적지만 사후관리 지속돼야

문제는 또 있습니다. 지난 2011년 구제역 파동 당시 매몰작업을 했던 경기도 포천시는 가축전염병예방법상 3년까지만 매몰지를 관리하게 돼 있고 그 이후는 관리지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포천시 축산과 관계자]: "현재까지는 가축전염병예방법에 3년까지만 관리하라고 나와있지 거기에 그 법령 외에는 특별히 (3년) 끝나고 나서 어떻게 해야 한다고 나와 있는 것은 없어요."

지하수리학 전문가는 매몰지에서 오염물질이 지하수로 유입될 가능성은 적지만 사후관리는 계속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고경석 한국지질자원연구소 기획조정부장]: "생각한 것보다 오염물질의 강도는 가능성이 덜한데 그 자체의 심각성보다는 관리에 대한 부분, 이미 발생한 문제는 어떻게 할 수는 없는 부분이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포커싱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매립지가 곳곳에 너무 많기 때문에 그걸 제대로 관리 안하면 침출수 유출이 발생하니까..."

내년 2월이면 해당 매몰지 법정 관리기간은 종료됩니다. 포천시는 환경부에 내년 이후 매몰지 관리 지침을 달라고 요청한 상태입니다. <오마이뉴스> 강신우입니다.


태그:#생수, #생수 환불, #구제역 매몰지, #포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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