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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23일 오후 국정감사가 열리는 국회 기획재정위 회의실에 들어가기에 앞서 기자들앞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 책임을 묻는 입장을 밝혔다. 대선 후보였던 문 의원은 "미리 알았든 몰랐든 박근혜 대통령은 그 수혜자다" "회피하려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 문재인 "지난 대선 불공정... 박 대통령 수혜자"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23일 오후 국정감사가 열리는 국회 기획재정위 회의실에 들어가기에 앞서 기자들앞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 책임을 묻는 입장을 밝혔다. 대선 후보였던 문 의원은 "미리 알았든 몰랐든 박근혜 대통령은 그 수혜자다" "회피하려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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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3일 오후 3시 13분]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국정원 대선 개입 사태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촉구했다.

문 의원은 23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 지난 대선은 불공정했다"며 "미리 알았든 몰랐든 박근혜 대통령은 그 수혜자다, 대선 불공정과 민주주의 위기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이날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대선이 끝난 지 열 달이 넘었는데, 아직도 지난 대선 문제에 매어있는 건 불행한 일"이라며 "지금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건 박근혜 대통령 밖에 없다"는 뜻을 재차 피력했다.

구체적인 대통령 결단 수위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은 '모르는 문제'로 회피하고 있는데, (책임을 지려면) 문제를 바로 봐야 한다는 것"이라며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는 박근혜 대통령이 (결정)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성명을 발표한 게 이르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수사는 사법적 절차고, 드러난 사실에 대해서 행정부의 수반으로 대통령이 취해야 할 행정적 조치들을 하라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정치에 필요한 결단까지도 수사 결과에 따르겠다는 건 말이 안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대선 불복? 국민 입 막으려는 것"

새누리당이 민주당의 국정원 대선 개입 진상 규명 요구에 대해 '대선 불복'이라고 역공을 펴는 것을 두고 문 의원은 "국민과 야당의 입을 막으려는 것"이라며 "김한길 대표가 밝혔듯 선거를 다시 하자는 게 아니다, 쉽게 풀 문제를 회피하고 덮으려는 바람에 문제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 의원은 이에 앞서 배포한 성명을 통해서 "국민과 야당의 당연한 목소리까지 대선 불복이라며 윽박지르고 있다"며 "정상적인 민주주의 국가의 모습이 아니"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문 의원은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의 공정성, 권력기관과 군의 정치 중립성, 수사기관의 독립성까지 모두 훼손되고 있다"며 "국정원·경찰은 물론 군과 보훈처까지 대선에 개입하고 불법범죄를 저질렀다, 특히 군사독재 시절 이후 찾아보기 어려웠던 군의 선거개입은 경악스럽다"고 개탄했다. 그는 "대선이 끝나고도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과 검찰 수사가 방해받고 있다"며 "수십년간 발전시켜 온 민주주의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문제 해결 의지를 분명하게 밝히고 즉각 실천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그는 "검찰 수사에 가해지는 부당한 외압은 중단되고 진실이 규명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드러난 사실에 엄정 문책해야 한다"며 "결코 과거의 일이 아닌 미래의 문제로, 다음 대선도 국가기관이 동원되는 선거가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시간을 끌면 끌수록, 진실을 덮으려면 덮을수록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물론 박근혜 정부가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민심을 거역하는 길로 가지 않기를 바라는 충정에서 드리는 권고"라고 말했다.

다음은 문재인 의원이 올린 성명서 전문이다.

박 대통령의 결단을 엄중히 촉구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의 위기입니다. 지난 수십 년간 소중하게 발전시켜 온 민주주의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의 공정성, 권력기관과 군의 정치중립성, 심지어는 수사기관의 독립성까지 모두 훼손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입니다. 국민은 투표로 주권을 행사합니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정당하게 주권을 행사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대전제입니다. 여기에 국가기관이 개입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범죄입니다. 더구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에 외압이 행사된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민주주의 국가로서 작동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 하나씩 드러나고 있는 권력기관들의 대선개입과 관권선거 양상은 실로 놀랍습니다. 국정원 경찰은 물론 군과 보훈처까지 대선에 개입하고, 정치에 개입하고, 불법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국정원의 대선개입 정도도, 기소된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다는 게 확인됐습니다. 특히 군사독재 시절 이후 찾아보기 어려웠던 군의 선거개입은 경악스럽습니다. 그마저도 다 밝혀진 것이 아닙니다. 빙산의 일각이 드러났을 뿐입니다.

심지어는 대선이 끝나고도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행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찰과 검찰 수사가 방해받고 있습니다. 국정원 대선개입의 진상을 규명하고 국정원을 개혁하라는 국민과 야당의 당연한 목소리까지 대선불복이라며 윽박지르고 있습니다. 정상적인 민주주의 국가의 모습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지난 대선은 불공정했습니다. 미리 알았든 몰랐든 박근혜 대통령은 그 수혜자입니다. 박대통령은 직시해야 합니다. 본인과 상관없는 일이라며 회피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지난 대선의 불공정과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처해있는 이 엄중한 사태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께 엄중하게 촉구합니다. 문제 해결 의지를 분명하게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즉각 실천에 나서기를 바랍니다. 검찰 수사에 가해지는 부당한 외압은 중단돼야 합니다. 진실이 반드시 규명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드러난 사실에 대해 엄정하게 문책해야 합니다.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정원을 개혁하고, 국가기관들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결코 과거 일이 아닙니다. 미래의 문제입니다. 다음 대선에서도 국가기관이 동원되는 선거가 되면 안 됩니다.

박대통령의 결단만이 혼란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진실을 덮으려하면 할수록,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물론 박근혜 정부가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부디 민심을 거역하는 길로 가지 않기를 바라는 충정에서 드리는 권고입니다.

2013년 10월 23일
문 재 인


태그:#문재인, #박근혜, #국정원, #대선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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