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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3000 창립 10주년 행사가 9일 오후 서울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열렸다.
▲ 서강대 메리홀 테라스 야외 평화3000 창립 10주년 행사가 9일 오후 서울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열렸다.
ⓒ 통일뉴스 이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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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3000>이라는 인도적 대북지원단체가 있다. 천주교 성직자·수도자들과 평신도들이 주축을 이루고, 개신교 목회자들과 신도들, 그리고 불교 스님들과 신도들, 또 일반 시민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는 순수 민간단체다.

2003년 11월 24일 창립총회를 열고 정식 출범했다. 처음 몇 년 동안은 천주교 인천교구 호인수 신부가 상임대표를 맡았는데, 2006년부터 고(故) 제정구 의원의 부인인 신명자 여사가 상임대표를 맡아 수고하고 있다. 또 천주교 '예수성심전교수도회' 사제인 박창일 신부가 운영위원장을 맡아 줄곧 실무 역할을 담담하고 있다.

455석의 메리홀 대극장을 가득 채운 참가자들에게 평화3000 신명자 이사장과 운영위원장인 박창일 신부, 공연참가자들이 인사하고 있다.
▲ 운영위원장 박창일 신부의 인사 455석의 메리홀 대극장을 가득 채운 참가자들에게 평화3000 신명자 이사장과 운영위원장인 박창일 신부, 공연참가자들이 인사하고 있다.
ⓒ 통일뉴스 이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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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평화3000>은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평화를 꿈꾸는' 광장이다. 평범한 일반인들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하여 일상의 삶 속에서 '평화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평화3000>은 지구촌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려고 노력한다. 심각한 식량난의 가장 큰 피해자인 북한의 어린이들, 전쟁과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지구촌 곳곳의 어린이들이 밝은 미래를 펼칠 수 있도록 힘껏 돕고 있다.

또 <평화3000>은 '나눔'으로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열어가려고 노력한다. 따뜻한 마음과 소중한 나눔으로 평화와 행복이 가득한 '인류의 3000년대'를 지향한다.

<평화3000>은 세 가지 구체적인 목표를 두고 있는데, 하나는 '화해의 세상'이다. 한반도 3000리에 화해의 씨앗을 심으려는 모든 이들의 염원을 담고 있다. 또 하나는 '평화의 세상'이다. 기원 후 2001년을 기점으로 시작된 새로운 미래 1000년의 평화를 지향하자는 것이다. 마지막 하나는 '나눔의 세상'이다. 하루에 100원씩 한 달에 3000원씩을 평화기금으로 나누자는 것이다. 그래서 단체 이름을 <평화3000>으로 지었다.

<평화3000>의 주요 사업으로는 북한사업, 해외사업, 국내사업, 문화예술교육사업, 캠페인 등이 있다. 북한사업으로는 콩우유공장 지원사업, 두부공장 지원사업, 농업 지원사업, 체육시설 현대화 지원사업 등이 있다. 이 사업들의 실행과 모니터링을 위해 실무진이 도합 31회나 방북을 했다.

해외사업으로는 베트남, 라오스, 필리핀 등지에서 긴급구호와 위생시설 보급(식수 개발 및 화장실 개선), 사랑의 집짓기, 교육환경개선사업(학교건립), 빈곤아동지원(급식지원과 장학사업, 학용품 지원) 등을 벌이고 있다.

또 국내 사업으로는 '공부방 지원사업'을 중점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강원도 정선군의 '희망의 연못 공부방', 노원구 상계동의 '미소센터', 금천구 가산동의 '새움공부방' 등에 교육기자재 지원, 문화체험활동 지원, 결식아동 급식 지원, 정서치료 프로그램 지원 등을 하고 있다.

평화3000 집행부와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합창단과 함께 창립10주년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다.
▲ 손에 손잡고 평화3000 집행부와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합창단과 함께 창립10주년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다.
ⓒ 평화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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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교육사업으로는 2005년부터 '도라산 평화여행'이라는 이름의 행사를 매년 두세 차례씩 실시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지금은 비록 '경의선'이 막혀 있지만, 차가운 철조망이 사라진 가까운 미래에 경의선은 세계로 이어지는 국제선이 되리라는 믿음과 희망을 어린이들에게 심어주려는 사업이다.

문화적 체험을 통해 어린이들로 하여금 평화와 통일에 대한 꿈을 갖게 하면서 어린이들을 바람직한 평화세대로 성장시키기 위한 염원을 담고 있는 '도라산 평화여행'은 <평화3000>의 상징적인 사업이 되었다. 분단의 현장을 생생하게 몸으로 느끼면서 평화와 통일에 대한 꿈을 여러 가지 놀이로 표현하는 문화체험은 어린이들에게 관념이 아닌 살아 있는 평화와 통일의식을 심어줄 것으로 믿는다.

<평화3000>은 지금까지 북한에 150억 원 정도의 지원을 해왔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남북교류가 차단되어 제대로 지원을 하지 못했다. 그 바람에 해외사업 쪽으로 더 많이 신경을 쓰게 되었는데, 베트남, 라오스, 필리핀 등에 지원한 금액은 지금까지 50억 원 정도 된다.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시 남북교류의 물꼬가 트이기를 기대했지만, 아직은 속 시원한 전망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 다시금 북한의 어린이들에게 그전처럼 여러 가지 지원을 원활히 해줄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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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화3000>의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2004년부터 <평화3000>과 인연을 맺었는데, 이사진과 자문위원들이 함께 하는 합동회의에 여러 번 참석했고, 2005년 10월에는 <평화3000>의 일원으로 평양과 묘향산을 보고 오기도 했다. 처음에는 후원회비를 월 3천 원씩 내다가 몇 년 전부터는 매월 1만 원씩 내고 있다.  

또 2008년 11월 28일 저녁 서울 세종호텔에서 열린 '<평화3000> 창립 5주년 기념 후원의 밤' 행사 때는 <평화3000은 오늘도 3000리를 간다>라는 이름의 축시를 지어서 행사장에서 직접 낭송을 하기도 했다.

2008년 11월 28일 저녁 서울 세종호텔에서 열린 ‘평화3000 창립 5주년 기념 후원의 밤’ 행사 때는 <평화3000은 오늘도 3000리를 간다>라는 이름의 축시를 낭송했다.
▲ 창립 5주년 행사 때의 축시 낭송 2008년 11월 28일 저녁 서울 세종호텔에서 열린 ‘평화3000 창립 5주년 기념 후원의 밤’ 행사 때는 <평화3000은 오늘도 3000리를 간다>라는 이름의 축시를 낭송했다.
ⓒ 지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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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로부터 또 5년이 흘러서 <평화3000> 창립 10주년을 맞게 됐다. 그리고 지난 9일(수) 저녁 서강대 메리홀에서 창립 10주년 행사를 열었다. 행사 명칭에는 '평화 가득 열돌 잔치'라는 말과 함께 '기부천사의 날'이라는 말도 붙어서 행사의 의미를 더욱 크게 했다.

행사는 5시 30분을 조금 넘겨 시작됐으며, 예상보다 훨씬 많은 참가자들이 455석의 메리홀 대극장을 가득 채웠다. 운영위원장 박창일 신부의 진행으로 맨 먼저 최완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상임대표(경남대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의 축사가 있었다. 

최완규 선생은 "<평화3000>은 창립 이후 지금까지 대북인도지원사업, 남북한 사회문화 교류지원사업, 제3세계의 이웃들을 위한 개발구호사업, 국내 장학사업 등을 말없이 꾸준하게 해왔다"고 치하하고 "수혜국을 타자화하지 않고 지원사업의 파트너로 생각하는 바람직한 관계를 형성해 왔다"고 <평화3000>의 그동안의 기본자세와 활동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또 "지난 18년간의 대북 지원사업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적어도 NGO 차원의 대북지원은 인도주의와 동포애의 차원에서 북한 주민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설사 모니터링이 어렵더라도 계속돼야 하고, 동포애와 인도주의 안에 정치를 이식시키는 적극적 정치과정을 시민사회 주도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역설하여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서 기업인인 이중명 후원회장의 인사말이 있었다. "지난 10년간 콩우유공장 등 대북지원사업에만 150억 원 규모가 되는 큰일을 평범한 회원들의 힘으로 만들어 낸 것은 기적 같은 일"이라고 하면서 "앞으로 10년간은 10배 이상 지원사업의 규모를 키워나가자"고 말해 참가자들은 일제히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박창일 신부는 북한의 장재언 조선가톨릭협회중앙위원회 위원장이 팩스로 보낸 축전 내용을 소개했고, 이어서 신명자 이사장이 인사말을 했다. 그는 떨리는 소리로 "2003년 11월 24일 <평화3000>이 설립된 후 많은 제약에도 불구하고 북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최선을 다해 다른 단체들과 힘을 모아 오늘 여기까지 왔다"고 하면서 "그 모든 일들을 가능하게 한 <평화3000>의 모든 회원님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평범한 시민들이 일군 '평화3000' 10년의 기적에 대해 회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신명자 이사장
▲ 신명자 이사장 평범한 시민들이 일군 '평화3000' 10년의 기적에 대해 회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신명자 이사장
ⓒ 통일뉴스 이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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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메리홀 대극장 무대의 스크린에 '도라산 평화여행'의 영상들이 펼쳐지는 가운데 내가 축시 낭송을 했다. 내가 <도라산에는 철길이 있다>라는 제목의 축시를 낭송하는 동안 좋은 배음과 함께 축시 내용이 스크린을 장식하기도 했는데, 축시 낭송 경험이 많은 나로서도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축시 낭송 후 합창단 '빛바람'의 노래 공연, '한반도춤연구소' 장순향무용단의 '통일아리랑' 공연, <평화3000> 감사인 백남해 신부(마산교구)의 상황극, 가수 이안씨의 '아리랑 변주곡 등 문화공연이 펼쳐졌다.

행사는 1시간 20분 동안 진행되었는데, 400여 명의 참석자들은 하나같이 자리를 지키며 뜨거운 박수갈채로 화답과 성원을 표했다. 또 하나의 오롯한 '일치'가 이루어지는 형국이었다.

본 행사 후에는 모두 메리홀 야외 테라스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이동원과 윤연선 등 유명 가수들의 노래 공연을 즐겼다. 올해부터 10월 9일 '한글날'이 공휴일이기도 해서 우리 가족(아내와 대학생 아들 녀석)도 함께 했던 고맙고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평화3000>의 집행부 여러분과 모든 후원회원 여러분께 고마운 뜻을 표하며 <평화3000> 창립 10돌을 기념하고 경축하는 내 축시를 여기에 소개한다.     

평화3000 창립 10주년 행사에서도 내가 축시 낭송을 했다.
▲ 축시 낭송 평화3000 창립 10주년 행사에서도 내가 축시 낭송을 했다.
ⓒ 평화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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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3000> 창립 10주년 기념 '도라산 평화여행' 축시

도라산에는 철길이 있다

도라산에는 철길이 있다
날마다 기적을 발산하는 철길이며
희망을 노래하는 철길이다

도라산 철길은
어제를 기억한다
서울역에서 열차를 타고
프랑스 파리까지 갔던 시절을 알고 있다
그 기억이 있기에
어제는 오늘이 되고, 오늘은 내일이 된다
또 내일은 오늘이 되고, 오늘은 어제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시간은 영속이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하나가 된다

시간의 흐름과 변화 속에서
도라산은 오늘도
내일을 갈망하는 꿈을 잉태한다
도라산역은 자신의 사명을 알고 있다
한반도의 모든 길이 도라산역과 연결되고
도라산역의 철길이
한반도의 끝과 끝을 이어주는 길임을
스스로 알고 있다

그리하여 도라산역은
중심이고 연결고리이며
요람이자 생명력의 실체다
도라산역의 힘찬 약동 속에서
오늘도 용명한 기적이 울려퍼진다

도라산 철길 위에
철마는 잠시 멈춰 있지만
한반도의 모든 길에서 밀려오는 진동은
오늘도 도라산 철길을 힘차게 달린다
그 신비로운 진동 속에서
한반도의 맥박이
도라산 철길에 꽃잎으로 피어난다

어린 꿈나무들의 꽃잎이다
통일을 갈망하는
모든 성스러운 마음들의 꽃잎이다
하나같이 내일을 부르고 손짓하는
간절한 희원의 꽃잎들이다

그리하여 그 모든 꽃잎들은
오늘도 도라산 철길 위에서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우람한 꽃나무가 된다
이름하여 도라산 평화3000의 꽃나무다

하늘과 땅의 화합
삼라만상의 신비로운 조화 속에서
평화3000의 꽃나무는
오늘도 도라산 철길 위에서
한반도 3000 리를 관통하며
착실히 생명의 꽃씨, 평화의 열매를 빚어낸다
저 양양한 통일의 날을 향하여…!      

(2013년 10월 9일/수 오후 5시 서강대학교 메리홀, <평화3000> 창립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직접 낭송)

대형 스크린에 내 시가 비쳐지는 가운데 시를 낭송해보기는 처음이다.
▲ 축시 낭송 대형 스크린에 내 시가 비쳐지는 가운데 시를 낭송해보기는 처음이다.
ⓒ 평화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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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평화3000, #도라산평화여행, #민간대북지원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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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 출생. 198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추상의 늪」이, <소설문학>지 신인상에 단편 「정려문」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옴. 지금까지 120여 편의 중.단편소설을 발표했고, 주요 작품집으로 장편 『신화 잠들다』,『인간의 늪』,『회색정글』, 『검은 미로의 하얀 날개』(전3권), 『죄와 사랑』, 『향수』가 있고, 2012년 목적시집 『불씨』를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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