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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에겐 방학도 없는 건가요.
 고등학생에겐 방학도 없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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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대부분의 고등학교는 종업식을 했다. 학기중 각종 시험과 수행평가, 대회에 시달린 학생들은 찌는 더위에도 방학을 맞을 준비에 신이 났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방학은 고스란히 학교에 헌납되었다.

'방학 잘 보내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무색하게도, 22일 아침, 우리는 다시 교실로 모였다. 방학 보충 수업 때문이었다.

보충 수업은 학기 중 수업시간보다 빠른 8시부터 시작해 3시간 동안 진행된다. 오전 11시에 청소를 한 다음 개별 수업(방과 후 수업)을 들은 뒤 다시 낮 12시부터 5교시 수업을 시작한다. 그렇게 되면 오후 1시 정도 돼야 모든 수업이 끝난다. 자율학습을 하지 않는 1학년은 밥을 먹지 않고 1시에 하교하지만, 수능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3학년은 6시까지 자율학습을 한다.

우리가 하는 하루 보충 수업 시간은 5시간. 학기 중 수업시간이 7시간이니, 적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보충수업은 국어·수학·영어 중심의 수업이라 7시간 수업을 듣는 것만큼이나 지친다. 국·영·수 위주의 수업이다 보니 어떤 반은 5시간 수업 중 4시간을 영어만 듣기도 한다.

고등학생의 방학은 방학이 아니라고?

1학년 학생들은 보충 수업 때 임시로 문과와 이과로 나누어 수업을 들었다. 그러나 1학년은 아직 과가 나눠지지 않은 데다, 공통과정이라 진도를 나갈 수가 없는 상황. 이런 저런 상황 때문에 문제풀이 등 심화학습만 계속 해야 해서 힘들다.

더구나 내가 다니는 학교는 다른 학교와 달리 보충 수업을 격주로 진행한다. 다른 학교의 경우 종업식을 한 뒤 대략 2주 정도 방학을 주고 8월 둘째 주 정도부터 개학할 때까지 보충 수업을 한다. 하지만 내가 다니는 학교는 보충수업을 격주로 진행하는 탓에, 연달아 쭉 쉴 수가 없다.

학교는 보충 수업을 자율적으로 시행한다고 했지만 '보충에 나오지 않은 학생 중 대학을 잘 간 학생을 본 적이 없다'며 우리를 정말 '자율적'으로 오게 하였다. 게다가 아침마다 오르는 오르막길은 항상 우리를 애먹였다.

고등학생의 방학은 방학이 아니라고 한다. 다들 남들을 앞지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은 "방학 때 남들보다 열심히 하면 반드시 앞지를 수 있을 거다", "더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하지만 나는 거침없이 달려온 고등학생들이 방학 때마저 편하게 쉴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그 많던 방학은 다 어디로 갔을까?

덧붙이는 글 | 서해든 기자는 고등학생입니다.



태그:#고등학교, #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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