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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대형 교회 건물이 법원 경매 매물로 나오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교회 건물을 '무리하게 크게 짓다'가 빚더미에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보도된 MBC <뉴스데스크> '대형 교회 경매 속출… 무리한 성전 건축 '빚더미'란 제목의 기사 내용 중 일부입니다. 이어 기사는 "'대형 교회'의 신화를 믿고 앞다투어 몸집 불리기에 나섰던 국내 교회들, 하지만 경기 침체에 헌금이 줄고 예상보다 신도도 늘지 않아 하루아침에 매물로 전락하는 교회가 속출하고 있다"고 보도합니다.

경기도 판교 신도시에 자리잡은 지상 7층, 지하 5층짜리 대형교회 건물이 경매로 나왔는 데 감정가가 526억 원이랍니다. 종교건물로는 최고가입니다. 서울 화곡동 한 교회는 빚을 500억 원이나 져 교회 땅을 188억 원에 팔았고, 춘천 어느 교회는 100억여 원에 겨우 팔렸습니다. <뉴스데스크>는 "빚더미에 오른 종교시설은 해마다 늘어, 경매에 넘어간 것만 해도 5년 전 181건에서 작년 312건으로 70% 이상 급증했다"면서 "대부분 교회 건물"이라고 전했습니다.

대형교회의 몰락을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이렇게까지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습니다. <메가처치 논박>을 저술한 신광은 열음터교회 목사는 "한국 교회의 죄악 중 가장 심각한 것이 대형 교회 현상이다"라며 "무한 성장 광풍에 매몰된 한국 대형 교회는 건강을 해치고 곧 비만한 교회가 되는 것은 자명하다"라고 말했습니다(2010.3.19 <시사인> '토건 마케팅'·'문어발 확장', 재벌 닮아가는 대형교회 참고).

정확한 지적입니다. 대형 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주위에 있는 중소형 교회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미 한국교회는 성장이 멈췄습니다. 성장하는 교회는 대부분은 '수평이동'('A교회'에서 'B교회'로 이동) 덕분입니다. 아니 한국 교회는 이제 퇴보하고 있습니다. 개신교 신학자 중 극단적으로 분석하는 이들은 20년 후에는 주일학교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그런데도 교회들은 건물만 짓습니다. 그렇게 하면 신자가 온다는 허망한 욕망 때문입니다. 예배당 짓는 것을 "하나님 뜻"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욕망일 뿐입니다. 신광은 목사는 <메가처치 논박>에서 "메가처치 현상은 오늘날 교회와 기독교의 세속주의, 부패, 타락 등의 모든 문제 한복판에 존재한다"면서 "교회의 무능력과 타락으로 말미암아 메가처치 현상이 생겼으며, 이 현상은 다시 그러한 교회의 무능력과 부패를 확대 재생산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대형교회, 상품을 사고 파는 시장... 천민자본주의 보는 듯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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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광은 목사는 아예 교회를 '시장'에 비유합니다. "오늘날 교회는 시장에 내몰리고 있으며, 그 결과 교회와 신자들은 기독교 신앙을 판매하도록 그리고 그 신앙을 구매하도록 설득당한다"면서 "그래서 여러 판매자가 상품을 시장에 내놓으면 소비자들이 상품을 원하는 가격에 구매하듯이, 교회도 똑같은 방식으로 기독교 신앙을 판매하고 구매한다"고 지적합니다. 신 목사의 말을 듣고 있으면, 한국교회가 '천민자본주의' 본산이 되는 것 아닌가라는 두려움마저 듭니다.

교회를, 신앙을 물건처럼 사는데, 무슨 예수의 사랑이 있겠습니까? 신자들은 말합니다. 구제사업도 한다고 합리화를 합니다. 지난 2010년 사랑의교회가 2000억 원짜리 예배당을 건축하려다가 거센 비판을 받자 당시 오정현 목사는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내놓은 대책이 3년간 건축헌금의 십일조에 해당하는 120억 원을 사회에 내놓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지진 피해를 입은 아이티에도 100만  달러를 내놓았습니다(위 <시사인> 기사 참고).

블랙홀이 된 대형 교회는 많은 것을 가진 강자가 약자의 나머지 것까지 빼앗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다윗은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범했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죄가 드러날까봐 우리아를 최전선에 내보내 죽입니다. 하나님은 나단 선지자를 보냅니다. 나단 선지자는 다윗에게 '양 100마리를 가진 사람이 양 한 마리를 가진 사람 것을 빼앗았다'고 말합니다. 그때 다윗은 분노합니다. 그러자 나단은 바로 그 자가 "당신"이라고 직격탄을 날립니다. 양 100마리를 가진 사람이 바로 대형교회입니다.

약자의 것을 다 빼앗아놓고 떡고물 조금 던져준 뒤 사회봉사라 치장합니다. 이것은 탐욕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란 '함께함'이요, '더불어'입니다. 예수님은 모든 것을 다 주었습니다. 대형교회에는 이 사랑이 없습니다. 오히려 그 예수를 믿고 따른다면서 '내 것도 내 것, 네 것도 내 것'이라고 합니다.

말기 암 환자 같은 한국교회

암세포는 다른 세포 영양분까지 먹어 치웁니다. 쉽게 말해 "암세포의 본질은 탐욕"입니다. 대형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불신자를 전도하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다른 교회 신자들을 자기 교회로 끌어와야 합니다. 이는 십자가와 근본이 다릅니다. 십자가는 강자와 큰 자를 거부합니다. 대형교회에 십자가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대형교회가 몰락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어쩌면 생각보다 빨리 몰락이 찾아온 것이 한국교회에겐 다행스러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큰 것과 화려한 것을 추구했던 건물은 다 무너졌습니다. <구약성경> 열왕기상 5-8장은 솔로몬 성전 건축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솔로몬은 성전을 짓기 위해 온 나라에서 노무자 3만명, 짐을 운반하는 사람 7만명, 돌 깨는 사람 8만명, 관리자 3300명을 모읍니다. 성전 안쪽 벽은 바닥에서 천장까지 벽 전체에 백향목 널빤지를 입혔습니다. 바닥에는 잣나무 널빤지를 깔았았습니다.

백향목은 레바논 지역에서 해발 2000m 이상에서만 자라는 침엽수입니다. 재질이 단단하고 향기가 은은해 벌레가 접근하지 못합니다. 특히 건축자재로 쓰려면 300년 이상은 자라야 할 정도로 고급 목재입니다. 이 백향목으로 성전 안쪽 벽과 천장을 입혔으니 솔로몬 성전이 얼마나 화려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6장 18절을 보면 "성전 안쪽 벽에 입힌 백향목에는, 호리병 모양 박과 활짝 핀 꽃 모양을 새겼는데, 전체가 백향목이라서, 석재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솔로몬 성전, 바빌로니아 침략으로 파괴돼

21절은 "솔로몬은 성전 내부도 순금으로 입히고, 지성소 앞에는 금사슬을 드리웠으며, 그 지성소를 모두 금으로 입혔다"고 했으니 그 화려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성전 봉헌식을 기록하고 있는 8장 63절엔 "솔로몬은 화목제를 드렸는데, 그가 주의 제사에 드린 것은, 소가 이만 이천 마리이고, 양이 십이만 마리였다"고 적었습니다. 얼마나 화려한 봉헌식이었는지 상상이 가질 않습니다. 화려한 성전은 영원할 것 같았지만, 바빌로니아 침략으로 철저히 파괴되었습니다.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의 열아홉째 해 오월 칠일에 바벨론 왕의 신복 시위대장 느부사라단이 예루살렘에 이르러 여호와의 성전과 왕궁을 불사르고 예루살렘의 모든 집을 귀인의 집까지 불살랐으며"(열왕기하 25:8-9)

헤롯 성전은 예수 시대에 80년 동안 지었습니다. 제자들은 어느 날 예수께 성전을 가리키며 "그 아름다운 돌과 헌물로 꾸민 것"이라고 말합니다. 화려한 성전을 자랑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제자들은 성전이 얼마나 대단한지 자랑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는 "너희 보는 이것들이 날이 이르면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려지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후 성전은 AD 70년 로마 디도 장군에 의해 철저히 파괴됩니다.

대형교회를 꿈꾸는 한국교회가 지금 이 순간 돌아서지 않으면 솔로몬 성전과 헤롯 성전처럼 철저히 무너질 것입니다. 대형교회, 그 몰락이 시작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태그:#메가처치, #한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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