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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민주주의 수호 촛불문화제'에서 수많은 학생과 시민들이 국정원 사태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며 촛불을 들어보이고 있다.
▲ 시청광장 가득 메운 촛불시민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민주주의 수호 촛불문화제'에서 수많은 학생과 시민들이 국정원 사태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며 촛불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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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이번 사태를 제대로 다루지 않고 인터넷으로만 (촛불집회 소식 등을) 접하게 함으로써 오히려 국민들이 사태를 편향적으로 보게 만들고 있다."

19일 밤 서울광장에서 열린 '국민걱정원 규탄 나라걱정 콘서트'에 참석한 고등학교 3학년 이아무개군이 한 말이다. 그는 "KBS를 엄청 선망하는데, 이번에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내가 생각하는 건 이런 게 아닌데' 싶었다"고 말했다고 <오마이뉴스>는 보도했다. 함께 한 김아무개군도 "방송사들이 국정원 사태를 보도하지 않는 것은 국민들이 알아야 할 사실을 통제하는 일"이며 "국민의 알 권리와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촛불집회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방송사를 비판했다.

수능을 넉 달 남겨둔 고3 학생들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촛불을 들었는데 방송3사는 "우리는 촛불집회 같은 것은 '뉴스로서 가치가 없어 보도'하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KBS, 두 달 전 태국 '호화승려' 사건은 전하면서 촛불엔 침묵

19일 KBS<뉴스9> 보도화면 갈무리
 19일 KBS<뉴스9> 보도화면 갈무리
ⓒ KBS<뉴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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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방송3사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19일 촛불집회를 KBS·MBC는 단 한줄도 보도하지 않았고, SBS는 단신보도에 그쳤다. 촛불집회는 단 한줄도 보도하지 않으면서 KBS<뉴스9>는 이미 두 달 전 태국에서 논란이 된 '호화승려' 사건을 보도했다. 두 달 전 기사를 보도하면서 촛불집회는 보도하지 않는 방송이 '공영방송'이라고 할 수 있고, 수신료를 올려달라는 염치가 있을까?

번쩍이는 선글라스에 최신형 무선 헤드폰, 그리고 수백만 원짜리 명품 가방까지! 유명 스타라도 탔나 싶지만 태국 승려가 승객입니다. 올해 34살인 '루앙 푸 넨캄' 승려가 자신의 전용기를 타고 있는 영상으로, 두 달 전 인터넷에 퍼지며 태국 사회를 발칵 뒤집었습니다.
화려한 말솜씨에 남의 과거를 보는 신통력이 있다고 소문나면서 넨캄이 축적한 재산은 약 380억 원.- <뉴스9>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 호화 승려… 태국 충격

MBC <뉴스데스크>, 중국 성추행 사건은 보도하면서 촛불은 나몰라라

19일 MBC<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19일 MBC<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 MBC<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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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뉴스데스크>는 '중국, 성추행과의 전쟁… 공공장소 뻔뻔한 도촬' 제목 기사에서 "중국에서도 공공장소에서 몹쓸짓하는 치한들이 골칫거리"라며 "아파트 모델 하우스에서도 파렴치한 행각이 목격되고 대형 마트에서도 여성 고객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성추행범은 특파원 보도까지 하면서 촛불집회는 아예 관심조차 없는 것이다. 해당 기사는 "치한 퇴치용 여성 구두까지 나왔다"는 내용까지 전한다.

어느 나라든 성범죄자는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 하지만 중국에 '치한 퇴치용' 여성 구두까지 나왔다고 상세히 보도하면서 어떻게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나선 촛불은 이토록 외면하는가. 언론으로서 자격이 없는 셈이다.

SBS <8시뉴스> 그나마 '단신보도'

SBS<8시뉴스>는 그나만 23번째 기사에서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제4차 범국민 대회'가 서울 도심에서 열리고 있다"면서 "참여연대를 비롯한 20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국정원 대응 시국회의'는 저녁 7시 서울광장에서 주최 측 추산 2000명, 경찰 추산 1000명이 모인 가운데 촛불 문화제를 열고 철저한 국정조사를 촉구했다"고 단신보도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경남 창원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도 고등학생이 참여했다. 참석한 한 학생은 "학생이지만 알 것은 다 안다, 학생이라 사회 소식이 늦기는 한데, 국정원 소식도 1주일 정도 늦게 알았다"면서 "그런데 텔레비전에는 그 소식이 나오지 않는다, 우리는 인터넷으로 보고 안다"고 말했다. 서울 학생처럼 경남 학생도 방송이 촛불집회를 보도하지 않는다고 탄식하고 있다. 부끄럽지 않는가.


태그:#춧불집회, #KBS, #MBC, #SBS, #국정원부정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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