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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영훈국제중학교 입학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하주 영훈학교 이사장이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시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에 출석했는데, 병원응급차에 실려 법원에 왔더군요. 재벌회장과 권력자들이 수사과 재판을 받을 때 자주 보여준 모습이라 익숙했지만, 참 씁쓸했습니다.

지난 5월에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를 공식 수행하다가 성추행 사건으로 물의를 빚어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최근엔 대한민국 최고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이 부정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것도 모자라, 국가기밀인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발췌본을 공개해 외국 언론들로부터 '정보기관이 정보 유출자'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국정원 부정선거에 대해 대학생과 시민들, 종교단체에 이어 고등학생까지 시국선언에 나선 상황입니다.

우리는 너무나도 중요한 것을 도난당해 여기에 이렇게 모였습니다. 우리는 소중한 것을 타인이 빼앗아 가면 경찰에 신고를 하고, 어떤 방법으로든 되찾으려고 합니다. 누군가 나의 물건을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가져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열심히 쌓아온 것을 한순간에 도난당했습니다. 이번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은 온 국민을 상대로 한 엄청난 도난사건입니다. - 충남 금산 간디학교와 인천 강화 산마을고등학교, 충북 제천 간디학교, 경남 산청 간디고등학교 학생회 시국선언 일부내용

고등학생들이 국정원을 향해 "민주주의를 도난했다"고 분노할 정도로 이번 사건은 충격입니다. 가장 역량있는 인재들에게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역할을 맞긴 것은 국정원만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에도 엄청난 손실입니다.

세계는 착한 인재 기다려...

이제는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인재가 아니라 이웃을 돌보고, 사람을 사랑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착한인재'를 키워야 합니다. 돈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입으로는 '애국'을 말하면서 뒤로는 온갖 추한 모습을 보여주는 권력에 눈먼 인재가 아니라 "굶주린 사람의 배고픔을 공감할 줄 알고, 지구 반대편의 아픔을 해결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착한 인재"를 키워야 합니다.

세계는 착한 인재를 기다린다
 세계는 착한 인재를 기다린다
ⓒ 에딧더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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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착한 인재는 어떻게 키울까요? '국영수'를 잘하는 아이, 스펙을 많이 쌓은 학생들이 착한 인재일까요? 물론 이들도 훌륭하고 착한 인재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불어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다른 사람을 섬기는 '자원봉사'로 착한 인재를 키워야 합니다.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로 잘 알려진 김정태씨가 기획한 <세계는 착한 인재를 기다린다>(에딧더월드)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스펙만을 정신없이 쌓는 학생들보다, 착한 마음으로 이웃과 함께 가려는 청소년들이 세계가 기다리는 인재"라고 말합니다.

"누군가를 위해 봉사를 약속하는 순간 낯설고 피곤해도 구체적인 행동에 옮기게 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누군가는 문제 해결 능력, 창의력, 공동체의식, 실행력, 커뮤니케이션 및 공감 능력, 자기주도성 그리고 리더십이란 역량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봉사라는 선한 뜻으로 시작한 행동이 부지불식간에 세계무대에서 인정받는 핵심역량의 개발과 획득으로 이어지는 것이지요."(17쪽)

그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남을 위한 봉사를 통해서 결국 내 안에 숨겨진 잠재능력을 꺼내 쓴 그들은 지금 이 세계가 간절히 기다리는 '착한 리더'로 성장해 가는 우리의 미래들"이라고 합니다.

솔직히 너무 낯섭니다. 국영수만 잘하면 좋은 대학 갈 수 있고, 좋은 대학 나오면 좋은 직장 갈 수 있다고 강요하는 어른들은 이해할 수 없는 주장입니다. 당연히 국정원을 나라와 국민을 위하지 않고, 권력에 충성하는 존재로 만들버린 이들은 더더욱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돈를 추구한 52.2%보다 봉사를 추구한 5.7%가 인류 희망

하지만 세계는 '착한 리더'를 원합니다. 이들이 우리 미래를 이끌어갈 것입니다. 물론 현실은 암울합니다. 교육부가 지난해 전국 초중고교학생 2만 4126명을 대상으로 '인생에서 추구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라고 물었는데, 52.2%는 돈, 19.6%는 명예, 7.2%는 권력, 6.5%는 인기라고 답했습니다. 인생에서 추구하고 싶은 것이 돈이라는 답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이런 결과가 나온 데는 어른들 책임이 큽니다.

그런데 봉사가 5.7%였습니다. 돈에 비하면 10분의 1밖에 안 됩니다. 하지만 여기에 희망이 있다고 <세계는 착한 인재를 기다린다>고 강조합니다.

"세계에서 두 명 중 한 명은 굶어 죽습니다. 돈, 명예, 권력을 얻고자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이런 척박한 세상을 아름답게 바꿔줄 수가 있을까요? 국가와 국제기구도 막아내지 못하는 '거대한 힘'에 맞설 사람들은 언제나 소수인가 봅니다. 누구나 누려야 할 생명권에서 점점 소외되어 가는 사람들의 친구는 어디에서 찾아볼 수가 있을까요? 다행히 앞서 이야기한 설문조사에서 5.7%의 학생들이 최고의 가치는 '봉사'라고 답했습니다." (25쪽)

바로 이들이 세계를 바꿀 착한 인재들입니다.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인식하게 하는 데 봉사활동만큼 좋은 체험 교육이 없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이들 5.7% 학생들에게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국정원 부정선거와 NLL대화록 공개로 다시 돌아가보면, 그들은 최고권력자에 충성했습니다. 전임 국정원장이 보여준 태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국정원 명예를 위해 대화록을 공개했다고 '당당하게' 말한 현 국정원장도 비슷합니다. '민주주의' 이전에 국민을 배려하고, 국민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면 할 수 없는 행동이었습니다. 그들은 착한 리더가 아니라, '악한 리더'에게 충성했습니다.

착한 리더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신이 속한 집단과 사회 그리고 국가를 경영하지 않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비난 받은 것 중 하나가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인식이 빈약한 점도 있었지만, 나라를 개인 사유화했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임명이었습니다. 지금 국정원 사태의 시발점입니다. 우리나라로서는 참으로 불행한 일이었습니다.

가짜 리더, 자신의 권위를 이용해 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빼앗아

우리나라도 이런 리더가 많아야 합니다. 올해 초 SBS는 <리더의 조건>(1월 6일 방송)를 방영했습니다. 우루과이 호세 무히카 대통령과 핀란드 타르야 할로넨 대통령이 소개되었습니다. 호세 대통령은 전 재산이 200만 원짜리 낡은 승용차 한 대 뿐이었습니다. 우리나라 '29만 원짜리' 대통령과 비교하면 극과 극입니다. 호세 대통령은 관저는 집이 필요한 사람에게 주고, 자신은 수도에서 20km 떨어진 농가에서 200만 원 짜리 승용차를 직접 몰고 출근했습니다.

"1년에 한 번 있는 대통령 송년 파티에는 높은 사람들, 유명한 사람들이 초대되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노인들과 장애 아동이 초대됩니다.(중략) 그의 정치철학은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는 것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가난 때문에 기회를 잃으면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일관된 철학입니다."(102쪽)

그리고 할로넨 대통령은 "항상 소수 인권자에게 관심이 많았고, 모든 국민에게 평등한 기회가 주어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런 대통령은 핀란드 사람은 '무민마마'라고 물렀습니다. 이는 "편안하고 포근한 어머니를 의미하는 유명 캐릭터"입니다. 같은 여성 대통령인데 누구처럼 정부조직법개정안을 통과시켜 주지 않는다고 얼굴을 부르르 떨면서 '두 주먹' 불끈 쥐고, 차가움만 보여주는 어느 분과는 사뭇 다릅니다.

진짜 리더, 사람 마음 움직여....

자신의 권위를 이용해 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빼앗은 이는 '가짜 리더'이고, 마음을 움직이는 리더, 감동을 주는 리더가 '진짜 리더'라고 <세계는 착한 인재를 기다린다>는 힘주어 말합니다. 이런 리더를 키우도록 우리(어른)들은 아이들을 가르치고, 교육시켜야 합니다. 이는 말이 아니라 행동을 통해 가능합니다. 아이들이 일류대학에 들어가기를 바라는 부모가 아니라 착한 인재가 되기를 바란다면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또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박근혜 대통령과 남재준 국정원장 그리고 전직 가카와 전직 국정원장도 꼭 읽어보세요. 착한 리더가 되시려면 말입니다.

덧붙이는 글 | <세계는 착한 인재를 기다린다> 이범진,권영진 공저 ㅣ김정태 기획 | 에딧더월드 펴냄 12000원



세계는 착한 인재를 기다린다 - 자원봉사로 글로벌 역량 키우기

이범진.권영진 지음, 김정태 기획, 에딧더월드(2013)


태그:#자원봉사, #착한인재, #착한리더, #가짜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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