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상은 국회의원이 19일 열린 새누리당 인천시당 위원장 선출을 위한 대의원대회에서 내년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박상은 국회의원이 19일 열린 새누리당 인천시당 위원장 선출을 위한 대의원대회에서 내년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 한만송

관련사진보기


"자기가 유리한 것은 당헌·당규를 찾고, 불리하면 합의하자고 하느냐? 제 상식으로는 (인천시당 위원장을) 합의 추대하는 것이 맞다. 내년 선거에 나오는 사람이 공천권 가지고 모임 만들어 줄 세우고, 이런 분위기 아니다. 시장(선거) 갈 것이냐, 시당 위원장이 될 것이냐고 묻고 싶다. 저는 시장(선거)에 출마하겠다. 그리고 시당 위원장 후보를 사퇴하겠다."

박상은(63) 국회의원(중·동구, 옹진군)은 19일 새누리당 인천시당 위원장을 선출하는 자리에서 이학재(48) 의원(서구·강화군 갑)과의 경선이 불공정하다며 시당 위원장 후보직을 사퇴하고 내년 지방선거에 인천시장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행사장을 빠져 나오면서 '인천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것이냐'는 기자의 물음에 "네, 공식화했다"고 재차 밝혔다.

박 의원이 후보자 정견 발표시간에 이렇게 밝히자, 박 의원의 지지자들은 "잘했다. 역시 박상은이다"고 지지한 반면, 이학재 의원의 지지자로 보이는 이들은 "경제도 어려운데, 바쁜 사람들 불러다 놓고 장난하느냐"고 박 의원을 우회적으로 공격했다.

박 의원은 "시당 위원장을 두 차례나 양보했고, 다선 의원으로 연장자가 시당 위원장을 맡을 차례였다"며 "(이 의원에게) 수차례 (공동으로) 사퇴하고 제3의 인물을 합의 추대하자고 했지만, 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시장 후보로 나설 인물이 시당 위원장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나는 내년 지방선거에 시장 후보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한 뒤 시당 위원장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후보 사퇴와 관련해 박 의원의 보좌관은 "경선은 모양새가 좋지 않고, 얻을 것이 없는 상황이라 어제 늦게까지 내부 논의를 했고, 최종 결정은 의원님이 현장에서 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장에서 후보를 사퇴한 것과 시장 출마로 예상되는 당내 반발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안고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덧붙였다.
   
이학재 의원 "잃은 지방권력 찾아오겠다"

이학재 의원은 경선 정견 발표시간에 박근혜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을 맡은 인연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 의원은 박 대통령을 몇 차례 언급했으며, 행사장에 '박근혜 정부와 인천을 성공시킬 믿음직할 시당 위원장 이학재'라는 펼침막을 게시하기도 했다. 선거용 명함에도 '박근혜 대통령후보 비서실장'을 크게 기재했다.

이 의원은 "저들(=민주당)은 인천의 빚을 줄일 능력과 의지가 없어 보인다. 잇단 사업들이 중단되거나 표류되고 있다. 저들에게 지방정부를 맡겨서 그렇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경험 많고 일 잘하는 새누리당 시장, 군수, 지방의원의 당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새누리당 인천시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시당 위원장 선출을 위한 경선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박 의원이 갑자기 후보 사퇴를 선언하자, 이 의원을 신임 시당 위원장으로 추대했다.

조갑진 선거관리위원장은 "갑자기 벌어진 일이라 혼란스럽지만, 당헌·당규에 따라 투표 없이 (시당 위원장) 선출이 가능하다"고 밝힌 뒤 "이 의원이 위원장에 추대됐다"고 선언했다.

이학재 신임 시당 위원장은 "인천시민에게 다가가는 시당을 만들어 인천 현안을 해결하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 인천에서 수권 정당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새누리당 인천시당 신임 위원장으로 합의추대된 이학재 의원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새누리당 인천시당 신임 위원장으로 합의추대된 이학재 의원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 한만송

관련사진보기


시당 위원장 선출 후유증 한동안 지속될 듯

새누리당 전국 16개 광역시·도당 중 13개 시·도당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하고 있다. 이 중 경선을 하는 곳은 인천을 포함해 3곳이다. 경선보다는 주로 다선 의원을 합의 추대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인천시당을 보면, 17대 국회 이후 황우여 현 당대표를 비롯해 이윤성·이경재·조진형 전 의원 등 중진들이 시당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19대 총선을 거치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재선의 이학재 의원은 '인천포럼' 등을 만들어 인천 전역으로 조직을 확대해왔다. 이 의원과 박 의원이 경선을 치렀을 경우 박 의원이 열세라는 게 중론이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박 의원은 경선보다는 합의추대를 요구했고, 이 의원은 내년 인천시장 선거에서 경쟁상대가 될 수 있는 박 의원과의 경선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번 시당 위원장 선출로 인한 당 내홍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인천시당 한 대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인천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상권 위원장을 다시 합의추대하자는 의견이 꽤 있었으나, 두 후보(=박상은·이학재 의원)가 공히 시당 위원장에 욕심을 내면서 당내 갈등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 신임 시당 위원장은 부평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민선 3·4기 인천 서구청장과 18·19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인천의 차세대 정치 지도자로 꼽힌다. 

[인터뷰] 이학재 새누리당 인천시당 신임 위원장

이학재 신임 새누리당 인천시당 위원장.
 이학재 신임 새누리당 인천시당 위원장.
ⓒ 한만송

관련사진보기


- 새누리당 인천시당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
"국민과 함께 해야 한다. 저도 선출직 선거에 여러 차례 나갔지만, 갑자기 이길 수는 없다. 시민들이 새누리당에 무엇을 원하는지, 많은 소통으로 알아나가야 한다. 대안을 제시해야 시민의 마음이 열린다. 새누리당은 인천에서 수권 정당으로 갈 수 있다."

- 재정난을 겪는 인천시에 국비 확보가 관건인데.
"아무래도 인천시정부는 민주당 정부라 중앙 정부나 청와대와 소통하는 데 약간의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인천 발전을 위해 여야 초월해 함께 노력해나갈 것이다. 송영길 시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계획이다."

-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력한 인천시장 후보로 거론되는데.
"그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곤혹스럽다. 마음이 일단 정리가 덜 됐고, 1년 전부터 욕심을 낸다고 될 일이 아니다. 당원과 시민이 원해야한다. 시대가 원하는 사람이 시장에 나가야 하고, (그래야) 당선될 것으로 본다."

- 이번 경선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다. 상생의 정치로 갔어야하는 것 아닌가?
"잡음은 전혀 없었다. 저나 박상은 의원이나 인천시당과 새누리당을 사랑하고, 시당 위원장을 하고 싶은 의욕이 있다. 후보가 출마해 경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페어플레이로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어야 하는데, 예기치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앞으로 (박 의원을) 잘 모실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이학재, #박상은, #새누리당, #박근혜, #인천시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