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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국정원 사건, 대통령 책임 있지만 선거에 대한 책임은 물을 수 없어" -<국민일보>
문재인 "박 대통령에게 국정원 사건 책임 물을 수 없어"-<아시아투데이>
문재인 "국정원 사건, 박 대통령 책임 물을 수 없어"-< MBN >
문재인 "국정원 사건, 박 대통령 책임 이제 와 물을 수 없어"-<폴리뉴스 >
문재인 "국정원 사건, 이제 와 박 대통령에게 책임 물을 순 없고..."-<중앙일보>
문재인 "국정원 사건, 이제 와서 박 대통령에 책임 물을 수 없어"-<노컷뉴스>
문재인 국정원 사태 관련 "이제 와서 박 대통령 책임 물을 수 없어-<조선일보> 

문재인 "국정원사건 분노 치민다" -<뉴시스>
문재인 "국정원 사건, 솔직히 분노 치밀어" -<이데일리>
문재인 "국정원 사건 분노 치민다"-<한겨레>
문재인 "국정원 사건 분노 치민다…박근혜 대통령 책임져야"-<로이슈>
문재인 "국정원 대선개입 박근혜 대통령 책임져야" 일침-< CBC >
문재인 "'국정원 개입'', 박 대통령 책임져야"-< KBS >
문재인 "국정원 사건 분노... 박근혜 대통령 책임져야"-<오마이뉴스>

문재인 "이제 와서 책임 물을 수 없어"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출입기자들과 함께 북한산을 오르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출입기자들과 함께 북한산을 오르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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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이 지난 16일 자신을 취재했던 기자들과 북한산 산행에서 한 발언에 대해 각 언론사가 뽑은 기사 제목입니다. 같은 날,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문 의원 발언을 듣고 쓴 기사지만 제목만 읽으면 다른 날, 다른 장소, 다른 시간에 한 말처럼 들립니다.

"분노가 치민다"와 "책임져야"는 같은 맥락이지만 "책임 물을 수 없다"는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 박근혜 정부 정통성을 의심할 수 있는 폭발력을 지닌 국정원 선거 개입을 두고, 특히 직접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문재인 의원이 전혀 다른 말을 한 것처럼 보여 이날 인터넷상에서도 논란이 일었습니다.

그럼 문 의원은 정확하게 어떤 발언을 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언론이 뽑은 제목을 다 했습니다. 이 같은 중요한 사안을 언론이 거짓말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뽑힌 제목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각 언론사는 문 의원 발언 전부를 다 인용한 것은 아닙니다. 그럼 문재인 의원이 한 발언 전부를 다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논란이 일자 문재인 의원 공보특보를 맡고 있는 김경수씨가 자신의 트워터에 올린 발언 전문을 올렸습니다. 언론이 보도한 발언보다 사실 여부를 판단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래는 김 공보특보가 올린 발언 전문입니다.
김경수 공보특보가 올린 문재인 해당 발언 전문
문재인 의원이 대선 당시 담당 기자들과 북한산 산행 후 가진 간담회에서, 국정원 사건 관련 질문에 대해 답변한 내용을 놓고, SNS 상에서 일부 논란이 있어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 전문을 올립니다. 참조하세요.

- 국정원 사건 조사 결과 나왔는데 조사결과에 대해 한 말씀 부탁한다.
"국정원 부분은 솔직히 조금 분노가 치민다. 그 시기에 국가 정보기관이 특정후보 당선은 막아야겠다, 이런 분명한 목적의식을 갖고 선거를 좌우하려고 했던 거 아닌가. 그런 식의 시도가 행해졌다는 자체도 다들 분노스러운 일이다.

그다음에 또 그런 사실의 일각이 드러났는데도 경찰이 수집한 증거 자료까지도 파기해버리고 왜곡된 그런 식의 발표를 하고 그건 거의 뭐 파렴치한 행위 아닌가. 그런 것도 정말 분노스럽다.

이번에 수사결과 보면서 더더욱 분노스러운 건 그렇게 국가 기본을 좌우하는 중요한 일들이 발생했는데 그에 대해 제대로 진실을 규명하고 엄정하게 처리해서 국가정보기관이나 경찰을 바로 세우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아직도 정권 차원에서 비호하려는 그런 식의 행태를 보면서 그런 행태들도 우려스럽고…. 제가 바라는 것은 어찌 보면 불행한 일이었지만 국정원 경찰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니까 박근혜 정부가 그 기회를 제대로 살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선 때 박근혜 당시 후보가 자기를 음해하기 위해서 민주당이 조작했다고 그렇게 공격하면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날 경우 제가 문재인 후보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뒤집어 말하면 사실로 드러나면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 아니겠나. 저는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 와서 박 대통령에게 선거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는 없고 그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박 대통령이 그 일을 제대로 수사하게 하고 엄정하게 처리하게 하고 그걸 국정원과 검찰 바로 서게 만드는 계기로만 만들어준다면 그것으로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촉구하고 싶다."

문 의원 발언 중 "국정원 부분은 솔직히 조금 분노가 치민다" "그건 거의 뭐 파렴치한 행위 아닌가" 같은 말은 굉장히 '감정'이 묻어나는 발언들입니다. 이런 말은 문재인 의원이 그동안 해왔던 '멘트'와는 사뭇 다릅니다. 그만큼 이번 국정원 선거개입 수사 발표에 대한 문재인 의원 분노가 크다는 사실을 방증합니다.

그리고 "국가 정보기관이 특정후보 당선은 막아야겠다, 이런 분명한 목적의식을 갖고 선거를 좌우하려고 했던 거 아닌가" "국가정보기관이나 경찰을 바로 세우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아직도 정권 차원에서 비호하려는 그런 식의 행태를 보면서 그런 행태들도 우려스럽다"는 말은 국정원과 경찰이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했다는 비판입니다.

이 부분이 국정원 선거 개입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에 이명박 정권뿐만 아니라 박근혜 선거캠프도 개입했다고 밝혀지면 현 정부의 정통성은 위협받게 됩니다. 문 의원이 이에 대해 비판을 가하고 분노를 표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문 의원은 그리고 '책임'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대선 때 박근혜 당시 후보가 자기를 음해하기 위해서 민주당이 조작했다고 그렇게 공격하면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날 경우 제가 문재인 후보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었다"며 "뒤집어 말하면 사실로 드러나면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 아니겠나, 저는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여겨서 발언이 끝났다면 지난 대선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책임은 국정원과 경찰 바로 서게 만드는 것"

이진한 중앙지검 2차장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정보원 관련 의혹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이 검사의 그림자가 벽에 비취고 있다. 이날 검찰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대통령 선거 운동에 개입했다는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국정원 직원들은 기소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이진한 중앙지검 2차장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정보원 관련 의혹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이 검사의 그림자가 벽에 비취고 있다. 이날 검찰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대통령 선거 운동에 개입했다는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국정원 직원들은 기소유예한다고 발표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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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 의원은 "그러나 이제 와서 박 대통령에게 선거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는 없고 그건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대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럼 박 대통령에게 묻는 책임은 무엇일까요? "박 대통령이 그 일을 제대로 수사하게 하고 엄정하게 처리하게 하고 그걸 국정원과 검찰 바로 서게 만드는 계기로만 만들어준다면 그것으로 책임을 다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촉구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수사를 제대로 하고, 국정원과 검찰을 바로 세우는 것이 책임이라는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이날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계없이 새 정부가 들어서고 국정원장을 임명하면서부터 개혁이 시작됐다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재판이나 민주당 문재인 의원의 국정원 개혁촉구 제기 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분명한 의지가 있었다"며 "청와대가 그런 확고하고 분명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분명하게 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새 정부는 정보기관과 사정기관, 언론기관 등에 있어 독립이나 공정성, 중립 등에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얘기한다"고 거듭 밝혔다고 합니다.

문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묻는 책임이 국정원과 검찰 그리고 경찰 개혁일 때, 박 대통령은 이미 책임에서 자유로워집니다. 물론 문 의원은 아직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 개혁을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발언만으로 박 대통령은 정통성 위협에서 한시름 놓는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문재인 의원의 기간 발언과 행보를 볼 때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입니다. 사실 이번 국정원 선거개입이 박 대통령이 지시도 아니고, 캠프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일이 아니라면 정통성 없는 대통령이라거나 '하야' 같은 극단적인 주장은 국민의 공감을 얻기 힘들 것입니다.

12월 16일 박근혜·김무성·박선규 그리고 경찰·국정원

국정원 직원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비방댓글을 달았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수서경찰서 이광석 서장. 사진은 지난해 12월 17일 오전 서 강남구 대포동 수서경찰서 회의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국정원 직원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비방댓글을 달았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수서경찰서 이광석 서장. 사진은 지난해 12월 17일 오전 서 강남구 대포동 수서경찰서 회의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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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하더라도 문재인 의원의 발언은 상당히 성급한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2012년 12월 16일 대선 후보 TV 3차 토론이 있었던 그날, 박근혜 후보와 캠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국정원 여직원 PC 1차 조사에서 아무런 댓글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정보가 들어오고 있다. 경찰은 눈치 보지 말고 오늘 중으로 수사결과를 공식 발표해 달라." - 낮 12시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

"아마 제 생각에는 국가적인 국민적인 관심이 있기 때문에 조사결과가 오늘 나올 겁니다" -박선규 대변인 오후 10시 40분 YTN '대선 3차 TV 토론 어떻게 보셨습니까' 생방송 출연

"국정원 김씨의 댓글 흔적은 없었다." - 오후 11시 수서경찰서 수사결과발표

"민주당이 제기한 '국정원의 조직적 비방 댓글' 주장은 사실무근으로 드러났고, 국가정보기관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될 것이다." - 오후 11시 11분 국정원 보도자료

그리고 이날 토론회에서 박 후보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문 후보는 스스로 '인권 변호사'라고 했는데 이번 국정원 여직원 사태에서 발생한 여성 인권 침해에 대해선 한 마디 말도, 사과도 없다. 그 여직원이 (인터넷에 '문 후보 비방') 댓글을 달았는지 증거도 없는 걸로 나왔고, 집 주소를 알아내기 위해 (민주당 관계자는) 고의로 (직원) 차를 받는 등 성폭행범이나 쓰는 수법을 썼다."

모두가 하나같이 '국정원 직원은 선거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가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특히 김무성 선대본부장과 박선규 대변인은 경찰 수사 발표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말했습니다. 박 후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여섯 달이 지난 지금 검찰은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했다고 공식 발표했고, 원세훈 전 원장은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물론 다른 직원들은 기소유예했지만,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댓글을 달지 않았다고 분노하더니 이제는 "댓글은 73개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것을 가지고 국정원 선거개입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역공을 폅니다.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댓글을 하나만 달아도 그것은 선거 개입입니다.

최종 책임 묻는 이는 '국민'

사과하고 책임을 질 사람이 누구인지 분명합니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는 사법부 최종 판결에 따라 결이 달라질 것입니다. 지금 어떤 책임을 물을지를 판단할 때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점에서 문재인 의원의 "이제 와서 박 대통령에게 선거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는 없고 그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말은 성급한 발언으로 동의하기 힘듭니다.

"박근혜는 정통성이 없다" "물러나라"와 같은 주장 역시 성급합니다. 민주주의 정신과 맞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 선거결과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주권은 특정 정치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오블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문재인 , #국정원 선거개입,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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