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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서울교육청(교육감 문용린)은 보도자료를 통하여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이 특별채용한 3명의 교사 중에서 조연희, 박정훈 교사의 임용은 유지하고, 이형빈 교사에 대해서는 임용을 취소해 달라고 교육부(장관 서남수)에 요청하였음을 밝혔다(관련기사 : MB정권 마지막 해고교사의 거취, 장관의 결정은?).

그리고 교육부는 이를 받아서 11일 이형빈 교사의 임용을 직권으로 취소한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교사 임용 취소 관련 서울교육청(상)과 교육부(하)의 보도자료. 3명의 곽노현 교육감 특별채용 교사 중 이형빈 교사만 임용을 취소한다는 내용이다.
 교사 임용 취소 관련 서울교육청(상)과 교육부(하)의 보도자료. 3명의 곽노현 교육감 특별채용 교사 중 이형빈 교사만 임용을 취소한다는 내용이다.
ⓒ 서울교육청,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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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서 이형빈 교사는 MB정부에서 일제고사, 시국선언, 정당후원, 임용취소 등으로 해고된 40여명의 교사 중에서 유일하게 학교로 돌아가지 못한 'MB정부 마지막 해고교사'가 되었다. 그들이 내세운 이유는 보도자료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형빈 교사가 사직(의원면직)을 하였고, 교육감 비서실에서 근무하였기 때문에 인사 재량권 남용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김태년 의원, 문용린 장관 시절 공문 공개

그런데, 12일 민주당 교육상임위원인 김태년 의원실(경기 성남 수정구)에서 문용린 교육감이 장관으로 재임하던 2000년 3월, 의원면직한 교사 수십명을 특별채용하도록 시도교육청에 직접 하달한 공문을 공개함으로써 교육부와 서울교육청을 민망하게 만들어버렸다.

2000년 특별채용 관련 교육부 공문. 당시 문용린 교육부 장관(현 서울시 교육감)은 전국 시도교육청에 해직교사들을 특별채용하도록 공문을 내려보랬고, 이 공문에 의하여 시도교육청은 73명의 교사를 공개전형 없이 특별채용했다.
 2000년 특별채용 관련 교육부 공문. 당시 문용린 교육부 장관(현 서울시 교육감)은 전국 시도교육청에 해직교사들을 특별채용하도록 공문을 내려보랬고, 이 공문에 의하여 시도교육청은 73명의 교사를 공개전형 없이 특별채용했다.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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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실에서 공개한 공문(교원 81080-100)은 2000년 1월 교육부에서 직접 작성하여 각 시도교육청으로 내려보낸 것으로, 서울과 대전 등 전국의 시도교육청은 이 교육부 공문에 의거하여 2월 곧바로 특별채용 계획을 마련하였으며, 그 해 3월 1일자로 교사들을 특별채용하였다.

이 공문의 세부 시행계획을 보면 "전교조, 시국사건, 사학민주화 사건 등이 사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판단되는 의원면직자도 해직교사 특별채용 계획의 취지를 감안하여 광의의 해직자로 보아 '99.7.30 해직교사 특별채용 계획과 동일하게 처리"하도록 명시하고 있어 의원면직(사직)의 사유를 따져서 해직자와 차별하지 않고 특별채용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2000년 교육부 특별채용 관련 공문. 문용린 장관 때 하달된 이 공문에 의하면, 83명의 특별채용 대상 자 중에서 의원면직(사직)한 교사가 징계나 직권면직 등에 의한 해고보다 훨씬 많은 44명이었다. 공문은 의원면직 교사도 해직자와 똑같이, 차별없이 특별채용을 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2000년 교육부 특별채용 관련 공문. 문용린 장관 때 하달된 이 공문에 의하면, 83명의 특별채용 대상 자 중에서 의원면직(사직)한 교사가 징계나 직권면직 등에 의한 해고보다 훨씬 많은 44명이었다. 공문은 의원면직 교사도 해직자와 똑같이, 차별없이 특별채용을 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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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문은 1999년 9월에만 전교조, 시국사건, 사학민주화, 임용제외자 등 119명이 교육공무원법 제12조 제1항 제2호에 의하여 공개 경쟁 전형 없이 특별채용되었으며, 2000년에 추가로 73명을 이 조항에 의하여 특별채용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공문에서 특히 중요한 부분은, 본 사안과 관련하여 2000년 당시 서울 30명, 부산11명, 경북 10명, 대전 9명 등 전국적으로 83명의 특별채용 대상자(최종적으로 73명이 특별채용)가 있었는데 이 중 의원면직(사직)이 44명으로 징계나 직권면직 등에 의한 해고보다 훨씬 많았다.

실제로 교육부로부터 특별채용 관련 공문을 내려받은 시도교육청들은 공문의 지시사항대로 충실하게 이행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만 청구여상 등 해직교사 28명의 특별채용이 이루어졌고 대전에서도 혜천여고와 여중의 해직교사 9명의 특별채용이 이루어졌다.

2000년 대전교육청 특별채용 계획(공문). 교육부 공문에 의거하여 대전교육청에서도 9명의 교사들을 특별채용하는 계획을 수립하여 실시하였다. 이 공문에 의하면 특별채용 대상 9명 중 3명은 이형빈 교사와 마찬가지로 '의원면직'한 교사였다. 그런데 이들은 다른 교사들과 아무런 구분 없이 특별채용되었다.
 2000년 대전교육청 특별채용 계획(공문). 교육부 공문에 의거하여 대전교육청에서도 9명의 교사들을 특별채용하는 계획을 수립하여 실시하였다. 이 공문에 의하면 특별채용 대상 9명 중 3명은 이형빈 교사와 마찬가지로 '의원면직'한 교사였다. 그런데 이들은 다른 교사들과 아무런 구분 없이 특별채용되었다.
ⓒ 대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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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경우만 보더라도 9명의 특별채용 교사 중 김○○(양호), 정○○(가정), 심○○(수학) 교사는 징계에 의한 해직이 아니라 사직한 경우였다. 이들 3명이 모두 다른 해고 교사들과 아무런 차별 없이 같은 날 특별채용된 것이다.

경기도 역시 이 당시 4명의 특별채용이 이루어진 것으로 되어 있는데 당시 경기도교육청의 부교육감이자 인사위원장이 서남수 현 장관이다. 문용린 교육감과 서남수 장관이 교사 특별채용 관련하여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전 장관 문용린, 현 장관 서남수... 귀신이 보낸 공문이라 할 건가?

김태년 의원실의 자료 공개로 인하여 '의원면직한 교사이기 때문에 특별채용은 불가'하다는 문용린 교육감과 서남수 장관의 해명은 설 자리를 잃었다.

김 의원실 한 관계자는 "교사 특별 채용 관련하여 문용린 교육감과 서남수 장관이 명백하게 말 바꾸기를 하거나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증거가 공개된 것이다. 전현직 대한민국 교육수장들이 교사에게 사형선고와도 같은 해고 문제를 두고 손바닥 뒤집듯 말 바꾸기를 하는 것은 결코 교육적이지도, 바람직하지도 못하다"고 비판했다.

교육당국의 또다른 임용취소의 이유인, 교육감의 측근이기 때문에 재량권 남용 소지가 있다는 주장 역시 이미 교육부 장관의 비서를 특별채용한 전례가 있고, 지금도 교육부 공무원들이 새누리당(전 한나라당)의 수석전문위원으로 가기 위하여 사직을 하였다가 교육부 고위 공무원으로 다시 특별채용되는 사례가 수없이 많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이다.

13일 국회에서 교육사회 분야 대정부 질의가 열린다. 그리고 곧바로 14일에는 서남수 장관과 문용린 장관이 출석한 가운데 국회교육상임위원회가 열려 현안보고와 함께 질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진보정의당 정진후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이번 국회에서 국제중 문제와 더불어 이 임용취소 문제를 따져 물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용린 전 교육부 장관과 서남수 현 교육부 장관이 자신들이 직접 지시하거나 시행했던 특별채용 전례를 스스로 뒤집고 이형빈 교사를 임용취소한 것에 대해서 어떤 해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태그:#문용린, #곽노현, #특별채용, #김태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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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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