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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입니다.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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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티켓입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티켓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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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여기서 아들이 뒤로 까무러쳤어."

곁님의 호들갑이었습니다. 느긋한 성품의 아들이 무엇 때문에 까무러쳤을까? 재밌는 일상은 잠시 뒤로 미루지요.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관심입니다. 사는 곳이 여수라 가까운 순천은 늘 한 번 더 마음 가는 곳입니다. 하여, 지난 토요일에는 아내와 아이들이, 일요일에는 부부가 다녀왔습니다. 아이들과 가려다 학교에서 이번 주에 간다하여 부부만 간 겁니다.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지구의 정원, 순천만"이란 주제로 사람과 자연, 도시와 습지가 공존하면서 만들어낸 아름다움과 가치를 세계인이 함께 나누고 누리는 생태도시의 완성된 모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23개국 83개 정원으로 꾸며져 있더군요.

또 수목원 구역, 습지센터 구역, 세계정원 구역, 습지 구역 등으로 나뉘어 관람편의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참,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지난 4월 20일부터 오는 10월 20일까지 열립니다. 한번 가볼만합니다.

"당신 저기 호수 정원 정상에 오를래요?"

나선형 구조의 호수정원입니다.
 나선형 구조의 호수정원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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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정원의 언덕이 몇 개 있었습니다.
 호수정원의 언덕이 몇 개 있었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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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다리입니다.
 꿈의 다리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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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오던 비가 아침에 갰습니다. 그렇지만 또 쏟아질 것 같이 흐린 날씨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전에 순천만정원박람회장으로 향했습니다. 손잡고 가는 부부, 연인, 가족들이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자연을 주제로 한 박람회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호수정원이 박람회장 가운데 떡 버티고 있습니다. 나선형으로 오르고 내려오는 구조가 재밌습니다. 사람이 많을 땐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동화책에 나오는 개미처럼 열심히 정상을 오르는 듯합니다. 아내는 마시멜로 사탕처럼 느껴진답니다. 제각각 느낌이 다른 거죠.

"당신 저기 호수 정원 정상에 오를래요?"

보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다시 와서 오를 생각입니다. 인상적이었던 게 '꿈의 다리'였습니다. 꿈의 다리는 돔형과 개방이 함께 있는 구조였습니다. 길이 175m에 달하는 초대형 작품으로 물 위에 떠있는 미술관답게 14만여 명이 꿈꾸는 세상 그림들이 놀라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창을 통해 보는 세상마저 그림화 시킨 재치가 반가웠습니다.

주제 영상 "꽃비야 고마워! 잘... 가, 또 놀러와!"

프랑스 정원입니다.
 프랑스 정원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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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주제를 구현한 '달의 정원' 영상 꼭 보시기 바랍니다.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주제를 구현한 '달의 정원' 영상 꼭 보시기 바랍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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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원 입구입니다. 밖에서 봐도 자연 전체가 정원인 줄 알겠죠?
 한국 정원 입구입니다. 밖에서 봐도 자연 전체가 정원인 줄 알겠죠?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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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한국 정원을 찾았습니다. 오전에 보았던 외국 정원과 차이가 있더군요. 외국 정원은 담장 안에 정원을 가꾸는데 반해 우리네 정원은 담장 안은 물론, 울 밖 산과 돌 등까지 자연스레 정원으로 보는 넓은 세계관과 가치관이 돋보였습니다.

박람회 주제 구현도 뺄 수 없었지요. 정원 이야기를 3D 입체 영상으로 표현한 주제 영상관 등이 자리한 순천만습지센터에 들렀습니다. 달의 정원(Full Moon Garden)의 영상 <꽃비야 고마워! 잘… 가, 또 놀러와!>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순천만 인근서 할아버지와 조금은 외롭게 살고 있는 꽃비라는 아이, 어느 날 우연히 짱뚱어를 만나서 그가 이끄는 갯벌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1년에 한 번 뜨는 커다란 보름달을 갯벌의 모든 생명들이 달맞이 탑에서 기다리고, 이때 갯벌의 악당 대갱이들의 공격이 시작되는데…."

미소 짓게 하는 여유로운 입체영상이었습니다. 이어 세계 정원도시 정보를 제공하는 생태도시관, 살아있는 자연을 체험하는 생태체험관과 야생동물원을 둘러보았습니다. 나오는 길에 아내는 장미 공원에 흠뻑 취했습니다. 매년 장미꽃축제에 가길 바라는 아내의 여심이었습니다.

"아빠, 제가 정원 만들어줄 거 같아요?"

아내가 아들에게 요구한 정원입니다.
 아내가 아들에게 요구한 정원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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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좋아하는 장미입니다. 여심인 셈입니다.
 아내가 좋아하는 장미입니다. 여심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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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꿈꾸는 소박한 전원주택입니다.
 아내가 꿈꾸는 소박한 전원주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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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이 왜 뒤로 까무러쳤을까?"
"내가 이 정원을 거실에 그대로 만들어 달라 했거든. 근데 대꾸가 없대."

아들이 놀랄만했습니다. 글쎄, 정원을 거실로 들여 달라 했다니 그게 말이 됩니까. 자초지종은 이렇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아내는 삭막한 아파트보다 나무와 텃밭이 어우러진 소박한 전원주택을 꿈꿨습니다. 꿈 이야기를 들은 아들이 대뜸 그러더랍니다.

"엄마, 그 집 제가 지어줄게요."

아들이 초등학교 5학년 때 한 약속은 아내에게 희망이자 빛이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이 잊을 만하면 약속을 끄집어 내 확인시켰습니다. 어제 밤, 아들에게 정원 만들어 줄 거냐고 물었습니다. 대답이 기차더군요.

"아빠, 제가 정원 만들어 줄 거 같아요?"

못해준다는 반어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부부, 살짝 기대하고 있습니다. 자식은 녹록치 않은 세상에 대한 희망의 끈이니까. 이 꿈마저 버리면 부모자식 사이가 너무 삭막할 거 같으니까. 어쨌거나 꿈은 꾸는 것만으로 행복입니다.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태그:#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달의 정원, #꿈의 다리,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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