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 중이던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9일(현지시각) 전격 경질됐다. 윤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마지막 미국 방문지인 로스앤젤레스(LA)에 동행하지 않고 워싱턴에서 중도 귀국한 상태다.
이남기 홍보수석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이 윤 대변인을 전격 경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질 사유에 대해서는 "윤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 방미 수행기간 중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됨으로써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정확한 경위는 주미대사관을 통해 파악 중"이라며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투명하게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윤 대변인이 연루된 '불미스러운 일'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 하지만 윤 대변인이 대사관 직원 성추행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8일경부터 미국의 한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청와대 고위 인사가 방미단 숙소인 워싱턴 월러드 호텔에서 대사관 인턴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윤 대변인이 여기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 상태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성추행 피해 여성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이 사실을 주미 한국대사관에 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윤 대변인이 경찰에 체포됐다 풀려났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청와대는 공식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체포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현재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현지에서 윤 대변인이 전격 경질됨으로써 박 대통령의 첫 방미에 커다란 오점으로 남게 됐다. LA에서 귀국을 앞둔 방미 수행단은 사상 초유의 대변인 경질 사태에 침울한 분위기다.
이남기 홍보수석은 "국내에서 이번 방미가 아주 잘됐다는 칭찬을 받고 있는 상황이고 우리 스스로도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번 방미에서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는데 윤 대변인 경질 사태로 다 묻히는 것 아니냐"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