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법 판결에 따른 정규직화'와 '신규채용 금지' 등을 요구하며 철탑 농송에 들어간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최병승·천의봉 조합원. 오늘(26일)로 농성 192일째를 맞았다.
 '대법 판결에 따른 정규직화'와 '신규채용 금지' 등을 요구하며 철탑 농송에 들어간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최병승·천의봉 조합원. 오늘(26일)로 농성 192일째를 맞았다.
ⓒ 변창기

관련사진보기


지난 25일 저녁, 각 언론사 노동담당 기자들에게 현대차 비정규직노조가 보낸 긴급 카톡·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26일 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이 전원 상경투쟁한 틈을 타서 현대차 회사 측이 철탑농성장을 침탈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최병승·천의봉 두 조합원은 오늘(26일)로 192일째 철탑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26일은 최근 현대차 촉탁계약직과 기아차 비정규직의 자살과 분신이 도화선이 돼 현대차 울산·아산·전주공장 비정규직노조 조합원 전원이 전면 파업을 하는 날이다. 이들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 도착해 농성에 합류할 예정이다.

비정규직노조는 조합원들의 상경으로 철탑농성장 밑을 지키던 해고자 및 조합원이 없는 틈을 이용해 강제철거를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병승씨는 "여러 가지 정황으로 봐서 회사 측이 오후쯤 강제 침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후 2시 30분 현재 회사 측의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법원, 2월에 강제집행 금지 결정 내렸는데... 가능할까

현대차 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경찰로부터 연락이 와 "내일(26일) 조합원들이 상경한 틈을 타서 회사 측이 철탑농성장을 침탈할 예정이니 충돌이 우려된다"고 밝혔다고 한다. 비정규직노조는 이를 언론에 알려 취재를 요청한 것.

하지만 철탑농성장 강제철거를 두고 두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첫째, 왜 경찰이 충돌을 걱정하면서까지 이런 사실을 귀띔해주느냐는 것. 둘째, 철탑농성장은 현대차가 아니라 한전 소유인데 현대차 회사 측이 강제철거를 할 수 있느냐는 법리적인 문제다. 특히 울산지법은 지난 2월 15일 현대차가 제기한 송전탑 농성장에 대한 야간과 휴일 강제집행 신청에 대해 불허가 결정을 내렸고, 비정규직노조가 신청한 강제집행 금지 신청은 받아들였다.

농성 중인 천의봉씨는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의 복귀가 철탑농성장 강제 침탈의 신호탄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대법 판결도 무시하는데 지방법원 강제철거 금지 결정쯤은 무시할 수 있지 않겠나"고 말했다.

최병승씨는 "지난 10년간 법적 투쟁을 벌이면서 대법원으로부터 불법파견 인정 승소 판결을 받았지만 회사 측은 안하무인이었다"며 "오늘 (사측이) 강제 침탈에 나서면 비정규직뿐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정규직노조, 오후 4시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서 집회

26일 오전 9시 30분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정문 앞 송전철탑 농성장에는 비정규직 조합원 350여 명이 집결했다. 이들은 약식 결의대회를 열고 "대법 판결에 따른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한 뒤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나눠 타 오전 10시께 서울로 향했다.

이들은 오후 4시께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 집결한 뒤 전국에서 모인 노동자들과 '금속 결의대회'에 함께할 예정이다.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는 지난 22일부터 비정규직노조 해고자 50여 명이 노숙농성을 진행하면서 회사 측과 대치 중이다.

철탑 밑을 지키던 수십 명의 해고 조합원과 조합원 대부분이 서울로 향한 현재, 조합원 몇 명만이 남아 철탑을 지키고 있다. 소식을 들은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현대차 정규직 노조 활동가들 몇몇이 철탑에 모이고 있다.

한편, 울산지방법원은 지난해 12월 27일 현대차와 한전 측이 신청한 비정규직노조 철탑농성장 및 철탑농성자에 대한 강제철거를 받아들인 뒤 용역을 동원해 두 차례 철탑농성 강제집행을 시도했으나 비정규직노조와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이 막아서면서 무산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태그:#현대차 비정규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