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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재임기간 중 불법적으로 여론조작에 개입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하며 국정원 내부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
▲ 진선미 의원, "원세훈 원장, 불법적으로 여론조작 시도" 문건 공개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재임기간 중 불법적으로 여론조작에 개입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하며 국정원 내부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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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내부 전자게시판에는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이란 게시판이 있다. 2009년 2월 취임한 원세훈 국정원장이 확대부서장 회의에서 강조한 내용을 국정원 직원들에게 전달하는 곳이다.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1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게시판에는 2009년 5월 15일부터 2013년 1월 28일까지 한 달에 한 번 꼴로 글이 올라왔다. 진 의원이 현재까지 확인한 게시물은 25개이지만, 회의가 열린 횟수를 감안하면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은 더 존재할 수 있다. 진 의원에 따르면, 이 게시판은 모든 국정원 직원들이 열람할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확인한 지난 주까지도 존재했다.

진 의원이 밝힌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25개는 ▲ 여론 조작 시도 ▲ '종북·좌파' 단체 대응 및 공작 ▲ 주요 국내 정치 현안 적극 개입 ▲ 이명박 정부 국정운영 홍보 ▲ 4대강 살리기 사업 실질적 지휘 등 5개 분야로 분류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원세훈 원장은 "북한과 싸우는 것보다 민노총·전교조 등 국내 내부의 적과 싸우는 것이 더욱 어려우므로, 확실한 징계를 위해 직원에게 맡기기보다 지부장들이 유관기관장에게 직접 업무를 협조하기 바람"(2011년 2월 18일)이라고 지시함으로써 합법적 노동단체인 민주노총과 전교조를 '내부의 적'으로 간주했다. 또 원 원장은 "지난 재보선에서 천안함사건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던 인물이 강원 지사에 당선되었다"(2011년 5월 20일)고 강조함으로써 강원도민의 민의를 왜곡했다.

국정원장의 이같은 지시와 국정원 직원들의 활동은 '원장과 차장, 직원은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국정원법 제9조에 어긋난다. 국정원의 '직무'를 규정한 제3조 '대공 국외 정보 및 국내 보안정보[대공(對共), 대정부전복(對政府顚覆), 방첩(防諜), 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의 수집·작성 및 배포'의 내용으로 보기도 어렵다.

국정원 "국가안보 위한 정당한 지시·활동이 '정치개입'으로 왜곡" 주장

국정원은 이에 대한 해명 보도자료에서 "비밀인 정보기관 수장의 발언내용이 외부에 유출되고 국가안보를 위한 정당한 지시와 활동이 '정치개입'으로 왜곡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고 반박했다. 다만 "천안함 폭침·4대강 사업 등의 경우 북한의 지령을 받은 고정간첩·종북세력이 인터넷 등에서 허위주장을 확대 재생산하기에 국정원장으로서 적극 대처토록 지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원 원장이 "전직원들이 정치중립을 지키고, 선거에 연루되지 않도록 유의하라"고 강조했다면서, 관련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오마이뉴스>는 진선미 의원을 통해 입수한 원 원장의 25가지 '지시·강조 말씀'을 모두 공개한다. 18일 일부 언론에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15개가 공개되었는데 25개 전문이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원세훈 국정원장과 남주홍 1차장이 지난 2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북 핵실험' 관련 긴급회의에 참석하기위해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원세훈 국정원장과 남주홍 1차장이 지난 2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북 핵실험' 관련 긴급회의에 참석하기위해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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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작 시도] "트위터 허위사실 유포, 선제적 대처해야"

2009년 5월 15일
불법집회나 불법노조에 대해 등한시한 부분이 있는데 원에서 관심을 가지고 정상화해야 하며 특히 일부 언론의 편향된 정부비판·좌파옹호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가야 함.

2010년 7월 19일
심리전단이 보고한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은 내용 자체가 바로 우리 원이 해야 할 일이라는 점을 명심할 것.

2011년 11월 18일
선거기간 동안 트위터·인터넷 등에서 허위사실 유포. 확실하게 대응 안 하니 국민들이 그대로 믿는 현상 발생. 악의적 허위사실은 선거에 미치는 영향 막대. 선거가 끝나면 결과 뒤바꿀 수 없기 때문에 우리 원이 역할을 제대로 해줘야 함. 특히 종북세력들이 선거 정국을 틈타 트위터 등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로 국론분열을 조장하므로, 선제적 대처해야 함.

2012년 5월 18일
종북세력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선전·선동하며 국정운영을 방해, 좌시해서는 안 됨.

2012년 11월 23일
종북세력들은 사이버상에서 국정 폄훼활동을 하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함.

[종북·좌파 단체 대응 및 공작] "민노총·전교조 등 내부의 적"

2009년 6월 19일
아직도 전교조 등 종북좌파 단체들이 시민단체, 종교단체 등의 허울 뒤에 숨어 활발히 움직이므로, 국가의 중심에 서서 일한다는 각오로 더욱 분발해주기 바람.

2010년 3월 19일
일부 종교단체가 종교 본연의 모습을 벗어나 정치활동에 치중하는 것에 대해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함.

2011년 2월 18일
외부의 적인 북한보다 오히려 더 다루기 힘든 문제가 국내 종북좌파들로서, 앞으로 더욱 정부 흔들기를 획책할 것이므로 진행 중인 내·수사를 확실히 매듭지어 더 이상 우리 땅에 발 붙이고 살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함. 종북세력 척결과 관련, 북한과 싸우는 것보다 민노총·전교조 등 국내 내부의 적과 싸우는 것이 더욱 어려우므로, 확실한 징계를 위해 직원에게 맡기기보다 지부장들이 유관기관장에게 직접 업무를 협조하기 바람.

2011년 10월 21일
항공기 조종사가 인터넷을 통해 종북활동을 하는 등 온라인상에서 종북사이트가 활개치고 있으므로 원 직원들이 앞장서서 인터넷 환경을 정화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 대처해야 함. 아직도 일부 국민들은 과거 햇볕정책을 통해 북한의 위협을 막는 것이 낫다는 잘못된 의식을 갖고 있으므로 이를 바로잡는 안보교육이 절실함.

[주요 국내 정치 현안 적극 개입] "종북인물 국회 진출, 공세 대처할 것"

2010년 2월 19일
지방공직자들의 비리가 심각한데, 국민들이 볼 때는 정부의 비리로 생각하므로 원이 토착비리 근절에 앞장서야 함.

2010년 3월 19일
4월 국회에서는 주요개혁입법들이 모두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2010년 4월 16일
세종시·4대강 등 주요 현안에도 원이 확실하게 중심을 잡고 대처해주기 바람.

2011년 5월 20일
지난 재보선에서 천안함사건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던 인물이 강원 지사에 당선되었다.

2012년 4월 20일
이번 선거 결과 다수의 종북인물들이 국회 진출함으로써 국가정체성 흔들기, 원에 대한 공세 예상되니 대처할 것.

[국정운영 홍보] "대통령님 진의, 적극 홍보해야...국정성과 홍보·교육 부족"

2010년 1월 22일
세종시 등 국정 현안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좌파단체들이 많은데, 보다 정공법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음. 우리 원이 앞장서서 대통령님과 정부 정책의 진의를 적극 홍보하고 뒷받침해야 할 것.

2011년 11월 1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 문제도 정부·여당에 대한 온갖 비난기사가 실려 여론 악화되고 난 후 수습하려는 것은 이미 늦은 것이므로 치밀한 사전 홍보대책을 수립, 시행하는 업무 자세가 필요.

2012년 1월 27일
4대강 사업 등 각종 국책사업 관련 유언비어에 정부가 올바른 설명을 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사실인 양 믿어버리게 되어 국론이 분열되고 4년 동안의 성과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함. 원도 훈수두기식 활동을 탈피, 국정성과 홍보 확산 실행에 주력. 정부가 지난 4년 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추진한 4대강 사업 등의 성과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함.

2012년 8월 17일
국정 성과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아직 부족하며 특히 공직자에 대한 교육(중앙부처별, 직장별 교육 강화)

2012년 9월 21일
최근 제주에서 개최된 세계자연보전총회 시 종북좌파들이 행사장 앞에서 방해활동, 국정 발목잡기를 하고 있음. 국정성과를 알리는 것은 현 정부에 대한 좋은 평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론분열을 획책하는 종북세력들에게 휘둘리지 않기 위한 것임. 홍보내용도 많은 것을 하려 하지 말고 핵심적이고 중요한 것을 선별하여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홍보방법에서도 우리 시각이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구체적이면서도 인과관계를 명확히 설명할 것.

2012년 11월 23일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한국과 같이 자원 없는 나라가 원전 활용하는 것은 현명, 관리도 잘한다'고 호평한 내용을 원전지역 주민들에게 홍보할 것.

[4대강 사업 실질적 지휘] "4대강, 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 받도록 할 것"

2011년 1월 21일
4대강 사업 등 국책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기 위해 '책 잡히는 일'이 없어야 하므로, 지역민들에게는 최대한 성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함.

2011년 2월 18일
4대강 사업이 장마철 이전 마무리되도록 지부장들은 지원에 만전을 기하고, 공사현장의 안전문제 점검.

2011년 6월 17일
4대강 사업 시설이 미비한 부분도 있으므로 해당기관 시·도 등에서 조속 보완토록하기 바람. 특히 부산지역 등의 친수구역 조성사업은 조기 시행되어야 4대강 사업도 완성되는 것임.

2011년 9월 16일
4대강 그랜드 오픈이 한달여 정도 남았는데 지역단체·언론 등을 통해 행사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사전 면밀점검하고 관계기관에 지원하여 국책사업이 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 받도록 할 것.

2011년 12월 16일
4대강 사업 후속관리와 좌파언론 등에서 유지비용이 많이 든다고 비난하고 있는데, 재해복구비용·물 확보 등 많은 이점을 감안, 국민들에게 적극 홍보할 것.


태그:#국정원, #원세훈, #진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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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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